-
-
아무튼, 명언 - “○○○은 이렇게 말했다” ㅣ 아무튼 시리즈 73
하지현 지음 / 위고 / 2025년 1월
평점 :
우리 삶의 계획이 “시간 단위로 촘촘하게 짜인 파워 J의 계획표와 P의 헐렁한 투두리스트 사이 어딘가에 있”다면, 이 책은 명언을 기록해둔 엑셀 파일로부터, 철저하게 계획된 ‘파워 J’의 집필 일정표를 통해 탄생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쉬는 날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루틴을 유지하며 마음의 버튼을 누르는 ‘좋은 문장’을 채굴하듯 수집해왔다. 『아무튼, 명언』은 그 ‘명언 창고’에서 출발한 에세이다.
명언은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버리면 세상의 모든 말이 명언이 된다. 저자가 모아온 명언 창고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무엇을 반복적으로 하느냐가 우리를 결정한다. 그렇다면 탁월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같은 고전적인 명언만이 아니라 “잘 모르는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는 방송인 이경규의 말이나 “좋아하는 일이면 오래 해”라는 디제이 배철수의 말,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같은 영화 대사, 심지어는 “여기다, 내리고 싶은 역이 분명히 있다”는 일본 철도회사 JR의 광고 카피까지 기록되어 있다. 좋은 삶의 단초를 찾아낼 수 있는 문장이라면 일단 적어두다 보니 천 개에 가까운 문장을 모으게 된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난 별 계획 없이 지낸다. 대략 일주일, 길어야 한 달 정도 굵직한 일정을 정하고 나면 나머지는 그 안에서 적당히 굴려가면서 하루의 루틴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특히 너무 빡빡하게 채우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인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리하기 쉽고, 시간을 꼭 써야하만 하는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나머지 일드이 다 어그러진다. 비워놓은 공간이 여유를 만든다. 마음과 시간, 에너지의 여유를 갖고 있으면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처음 잡은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갑자기 난처한 일들이 밀고 들어와도 놀라거나 좌절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p22
한국적 문화에서 파생된 대표적 정신질환이 ‘화병’이다. 정신과 진단 범주에 영어로 대체 가능한 표현이 없어 ‘hwabyung’으로 들어갈 정도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감정 표현을 잘 하지 못한 사람이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고, 가슴이 먹먹하고, 머리가 띵하고, 몸속에 불덩어리가 있는 것 같은 신체 증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흔히 동반되는 역류성 식도염을 생각해보면 더 잘 이해가 된다. 위산이 식도를 타고 올라와 점막에 염증을 만드는, 말 그대로 염산이 그릇을 녹이는 상황이다. 이런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마크 트웨인이 ‘분노는 염산과 같아서 그걸 담고 있는 그릇을 녹일 수 있다’고 한 것이다. p72
시간이 지나면 미움받아서 화나고 억울하던, 보란 듯이 미움으로 되돌려주려던 마음은 옅어진다. 나이 들어가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치고받고 옥신각신 다투면서 입으로 불을 뿜는 고질라가 되는 건 젊을 때 일이다. 돌아보면 그랬던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에너지가 참 많던 시절이었구나 싶기도 하다. 지금 같으면 ‘남 미워할 시간에 내 일이나 잘하자’고 다짐할 텐데 말이다. p106
애매하고 불확실한 상태일 때 불안이 올라온다지만, 그렇다고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정리해 버리지는 말자. 잘 모르겠으면 '그냥 그럴수도 있다'도 여기고 지켜보자. 일단 방향만 잡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지만 확인해본 뒤에 그 길로 가보면 된다. 애매한 것, 명료하지 않은 것을 안은 채 불안을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능력은 자아의 건강함과 폭을 판정하게 해준다. 그가 살아온 삶의 경험과 지혜의 깊이를 가늠하는 방법 중 하나다. p119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이걸 좋아하는지, 혹은 좋아할만한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 면에서 몇 달 정도 해보고 그게 좋아할 만한 일인지 판단해 해보는 것도 좋다. 바닷물은 한 잔만 마셔봐도 바닷물인지 금방 알 수 있는 것처럼 여기에 몇년씩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하다보면 좋아지는 일도 있고, 처음에는 엄청 좋아쓴ㄴ데 시간이 지나면서 실망하게 되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일단 좋은 느낌을 준다면 꽤 오래 해나갈 수 있다. 신기한 건 썩 좋아하는 줄 몰랐던 일이 하다 보면 좋아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는 것. p149
꼬맹이방을 한 두시간씩 버리고 정리하자고 다짐한 2일차...
어젠 보관중인 큰 아이 리빙박스에서 나눔할만한 물건을 정리해
아름다운가게 기증하기 위해 박스에 잘 담아 놨다.
딸아이가 유치원 교사라 물총, 눈사람오리만드는기구 등
일일이 말하기 어려운 잡다한 짐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시작이 반이니 꼬맹이 오기전까진 어떻게든 끝나겠지.
오늘은 가지고 있는 필기구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나두 필기구를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해서 필기구가 넘쳐 나는데
아이들이 독립한지 2년이 훌쩍 지나고 나니
잉크가 말라 안나오는 아이들이 꽤나 많다.
이번 기회에 정리해 버리는걸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겨드랑이 밑도 당기고
눈도 피곤하네. ㅠ.ㅠ
잠시 차한잔을 내려 책상앞에 앉았다.
'걱정은 흔들의자 같아서
계속 움직이지만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윌 로저스
가볍고 읽기 만만해서(?) 좋아하는 아무튼 시리즈 중 하나인
'아무튼, 명언'을 구입했다.
명언창고가 있다는 정신과 의사가 저자여서인지
명언도 명언이지만 다시 불안증상과 무기력이 시작된 내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떠올린다.
조용한 카페에서 책읽기
영화보기
미술전시회가기
음악회도 좋아하지...
운동은 솔직히 귀찮고 싫지만
이제 새로산 운동화를 신고 산책을 다녀와야겠다.
8천보 그까이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