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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컴포지션 에디션) -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어른의 어휘력》으로 대중에게 어휘력과 문해력이라는 화두를 던진 유선경 작가의 첫 필사 책이다. 전작에서 ‘어휘력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통찰을 제공’했다면 이 책에서는 어휘력과 문장력, 문해력을 끌어올리는 구체적인 방법 ‘필사’를 소개한다. 특히 어휘력은 책 읽기만으로 향상되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어휘력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과 그에 따른 필사 가이드를 단계별로 세세하게 공유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두근거린다. 씨앗은 땅속에서 두근거리도 꽃들은 햇빛을 만나 두근거리고 물방울은 구름을 만나 두근거리고 나무는 바람을 만나 두근거리고 나는 당신을 만나 두근거린다. 두근거림속에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있다. 그런면서 두근거리는 것들은 성장한다.
권대웅 산문<두근거림>
인간은 오로지 진실이나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만은 살 수 없기 때문이야. 보잘것없는 잡동사니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좀 넘치는 것, 시선을 끄는 것, 반짝이는 것도 필요한 법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 현혹시니는 것, 현혹시키는 것 없이는 는살 수 없어.
산도르 마라이 소설<결혼의 변화(상)>
내가 잘봇 본 게 아니라 당신 못 본 것에 대하며, 당신이 잘못 본 게 아니라 내가 못 본 것에 대하여.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 사람은 자기 세계 밖에 있는 상대의 언어를 '당장'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유선경 산문<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분노나 불안이 감정을 압도할 때 거대한 자연이나 위대한 예술을 찾아 그 안에 깃들이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아주 오래 산, 나무와 돌, 우주의 별을 바라보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토닥이는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 앞에 자신의 분노라 걱정거리 등을 내려 놓으면 사소하게 만들어 날려버릴 수 있는 힘을 준다. 관점이 자신보다 더 크고 높은 것으로 이동함으로써 생각의 그릇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유선경 산문<관점을 이동시키면 생각의 그릇이 넓어진다>
아내가 나에게 종종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느냐고 물었네. 나는 그저 쓴웃음만 지었지.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단 한 사람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싶어 슬펐네. 이해시킬 수단이 있는데도 이해시킬 용기가 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니 더욱 슬퍼지더군. 나는 적막했네. 어떤 곳으로부터도 떨어져 세상에 홀로 로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자주 있었지.
나쓰메 소세키<마음>
우리는 영웅이 아니야. 다만 때때로 영웅 노릇을 해 볼 뿐이지. 우리는 모두 약간 비겁하고 계산 빠르고 이기적이고 위대함에서는 먼 존재야. 그리고 고나는 바로 그걸 그리고 싶었어. 우리가 동시에 선량하고 또 악하고 영웅적이고도 비겁하고 인색하고도 관대하다는 것, 모든 것이 이밀접하게 서로 붙어 있어서 구분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한 사람에게 나쁜 짓이건 좋은 짓이건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어. 모든 것이 그렇게 무섭고 복잡하게 혼란한데 모든 것을 다 간단하게 만들려는 인간이 나는 싫어.
루이제 린저 소설<생의 한가운데>
내 인생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으나 커다란 기쁨도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이런 기쁨의 순간을 포착하고 싶다. 삶이 슬그머니 아는 척을 해오면 감사하다. 우연과의 거대한 공모가 있다. 그런 것은 깊이 느껴지는 법이다. 그러면 그것에 감사하자. 내가 '의외의 기쁨'이라 명명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머리에 꽂은 핀처럼 사소한 상황들. 바로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바로 뒤에도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늘 준비해야 한다.
윌리 로니스 산문<몽트뢰유의 보헤미안, 1945>
기쁠 때, 그대 가슴 깊이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에게 슬픔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그대에게 기쁨을 주고 있음을. 슬플 때도 가슴속을 다시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에게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그대가 지금 울고 있음을.
칼릴 지브란 시<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어제 공부하던 카페가 좀 추웠는지
오늘은 콧물이 줄줄 흐르며 컨디션이 바닥이다. ㅠ.ㅠ
다행히 쿵쾅거리던 윗집도 조용하고 핑계김에 오늘 하루는 쉬어가기로...
청소기가 도착했으니 구석구석 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를 끝내고 나니 조금은 집이 넓어진 느낌이다.
커피 한잔을 들고 오랜만에 필사책을 꺼내 들었다.
아보하
불행한 것은 싫지만 너무 행복한 것도 바라지 않는다.
험한 세상, 오늘 하루 무사히 넘어간 것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바라는 마음, 특별히 좋은 일이 없어도,
행복한 일이 찾아 오지 않아도, 안온한 일상에 만족한다.
2025년 트렌드 단어로 아보하를 꼽았는데
책을 읽으며 필사를 하다보니 '특별한' 보통의 해에
이미 언급된 내용이다.
2024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학기말 고사가 좀 압박이긴 하지만
나도 새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별로 '특별'하지 않은 가장 보통의 해가 되길 기대하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해야지.
세월 참 빠르네...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서 삐뚤삐뚤 구르는 동그라미처럼
조금은 부족하게, 느리게, 가끔은 꽃냄새도 맡고 노래도 불러가며
함께하는 삶이 더욱 의미 있고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새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별로 '특별'하지 않은 가장 보통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슨 특별하게 좋은 일이 일어나거나, 대박이 터지거나,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누구나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기괴한 일이 없고, 별로 특별할 것도,
잘난 것도 없는 보통 사람들이 서로 함께 조금씩 부족함을 채워주며 사는 세상-
장영희 산문<'특별한' 보통의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