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20만 부 기념 완결판)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토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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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개정판을 거쳐, 2024년의 《태도에 관하여》는 세심한 전면 개정 작업을 거치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시각을 담은 '완결판'으로 돌아왔다. 소설과 산문, 독립출판물을 비롯해 다수의 책을 내며 삶과 인간관계, 일과 사랑에 관한 다양한 글쓰기를 보여준 작가 임경선이 글과 말을 통해 자신이 전달하고자 했던 인생의 핵심 가치들을 총정리한 산문이다.

작가의 정의에 따르면 《태도에 관하여》에서의 '태도(attitude)'는 '어떻게'라는 살아가는 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의 문제이자, 그 사람을 가장 그 사람답게 만드는 고유 자산이다.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이라는 다섯 가지 태도를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삶의 문제들을 통찰하고 접근해나가지만, 일방적인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들에게 '그렇다면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독자 스스로가 생각을 가다듬도록 돕는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독자들과 함께 성장해온 《태도에 관하여》는 이번 완결판을 통해 더 깊고 폭넓은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글을 수정하고 보완하였고, 신중한 숙고 끝에 일부는 과감히 버렸으며, 10개의 새 글이 보태어졌다. 또한 개정판과 대비해서도 30쪽 정도 분량이 늘어난 이번 완결판은 새로운 표지로 옷을 갈아입었다.

20만 독자들의 견고하고 한결같은 지지를 받아 온 스테디셀러 산문 《태도에 관하여》는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의 문제'로 고민하던 남녀 모두의 지표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40세대의 '인생 책'으로 꾸준히 사랑받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하지만 '누가 뭐라 하든 난 이걸로 됐어'라며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돌이켜보면 왜 과거의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했을까 안타깝다. 만일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며 또 하나의 인생을 자신에게 주어진 옵션이라고 착각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던 나는 뭐랄까, 내가 현재 살고 있지 않은 대안의 삶에 멋대로 싸움을 붙인 후 알아서 지고 있었다. 대안의 인생, 그런 건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행여 있더라도 분명히 내가 선택하지 않은 '저쪽 인생의 나'도 똑같이 인생의 나'를 시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p25~26

어느날, 우울함을 느끼며 알게 되었다. 행복이란 얼마큼 행복한 일들이 내게 일어날까, 라는 객관적인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큼 내가 그것을 행복으로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주관적인 마음의 상태로 결정된다는 것을. 이제는 행복감을 느끼는 일이 안일한 위로를 향한 도피가 아닌 엄청난 재능임을 안다. 그것은 사실 이것이 있어서 행복하다가 아니라, 이것이 없어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p47~48

지나고 보면 어렵지 않던 시절이, 어지럽지 않던 시절이 언제 있었던가. 때로는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고 나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일들에 차분히 시간을 들이는 것, 그것이 가져올 결과를 믿으며 스스로를 부단히 단련시키는 것―다시 말해 나의 방식대로 삶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 그것이 루틴이 굳건히 존재하는 삶이 아닐까. p187

젊을 때 성실하게 애쓰고 노력하는 것은 기초 체력 쌓기 훈련 같은 거라서 몸과 정신에 각인시킬 수 있을 때 해놓지 않으면 훗날 진짜로 노력해야 할 때 노력하지 못하거나 아예 노력하는 방법 자체를 모를 수 있다. 잘될지 잘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젊은 시절 온 힘을 다해 노력했거나 몰두한 경험 없이 성장해버리면 ‘헐렁한’ 어른이 되고, 만약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이건 나의 최선이 아니었으니까’라며 마치 어딘가에 자신의 최선이 있다고 착각하면서 스스로에게 도망갈 여지를 준다 p203

쉬는 것을 어려워하는 기저에는 불안증도 한몫한다. 쉬거나 노는 것에 소질이 없는 사람들은 가만히 있으면 불안을 느낀다. 삶이 공허하게 느껴지고 애써 외면하던 본질적 고민들이 불쑥 튀어오른다. 요 며칠도 걱정거리가 몇가지 있어 신경이 예민해지고, 눈을 감고 쉬려고 해도 불안해서 힘겨워하다가 문득 동네 카페 '사직동 그 가게'의 대문 팻말에 쓰인 티베트 속담이 생각났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질 것 같으면

걱정할 일도 없겠네

팽팽한 기타 줄처럼 날이 선 신경을 이 티벹 속담을 속으로 반목하며 심호흡해본다. p221

내가 누군가를 미워할 때는 상대보다 ‘나’에 대한 일말의 진실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니 초점을 상대에게 두기보다 나 자신에게 두기로 한다. 타인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쉽다. 나 자신을 정직하게 보는 것이 어려울 뿐. 어느 순간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열을 올린다면 나는 그것을 내 안의 공허함이나 불안함에 시선을 돌리라는 자가 신호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p246

좋아하는 작가중의 하나인 임경선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아니 정확하게는 오래전 출간된 책의 완결본으로

지난번 김영민 교수의 북토크 '가벼운 고백'에서 임경선 작가를 만나고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했던 차에 시간소식을 들었고

기꺼이 새로 단장한 '태도에 관하여'를 마주했다.

북토크를 통해 책에서 느끼고 상상한 모습과 다르지 않아

안도했고 때론 시크하지만 배려가 돋보이는 그녀의 진행을

마치 임경선 작가만을 만나러 온 것처럼 집중했던 것 같다.

그후,

인스타를 통해 저자가 서촌근처에 살고 있다거나

달리기를 즐겨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인지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예전보단(?) 조금 저자와 가까워진 느낌이다.

삶과 인간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적어도 겉으론,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내가

결혼과 함께 내 빛나던 청춘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고

매사에 눈치보고 불안한 쭈그리로 살아가는 요즘의

내 모습이 애닳고 아팠던 것 같다. ㅠ.ㅠ

앞으로의 내 삶도

제한된 인생의 시간 속에서

늘 그렇듯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데에

시간과 마음을 더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엔 무라카미 하루키에 관해 썼다는 저자의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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