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
나태주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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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동안 우리 곁에서 세상에 대한 ‘바라봄’을 시로 전해 온 나태주 시인, 이번에는 그가 시로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쓴 버킷 리스트를 독자에게 전한다. 2007년 교장 퇴임을 앞두고 췌장암으로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겪었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기적적으로 회복해 13년째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투병하며 첫날처럼 마지막 날을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단 걸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이며 죽음 역시 삶 못지않게 소중한 것임을 깨달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집 『버킷 리스트』는 이러한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바라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를 묶은 것으로, 독자가 그들만의 “첫 문장을 다시 찾”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을 함께 담아 전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버킷 리스트

내가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은

스키타기, 요트 운전하기, 우주선 타기,

바둑두기, 그리고 자동차 운전하기

(그런 건 별로 해보고 싶지 않고)

내가 세상에 와서

가장 많이 해 본 일은

책읽기와 글쓰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컴퓨터 자판 두드리기, 자전거 타기,

연필 그림 그리기, 마누라 앞에서 주정하기,

그리고 실연당하기

(이런 일들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 하고)


내가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사막에서 천막을 치고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잠을 자기,

전영애 교수 번역본 말테의 수기 끝까지 읽기,

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그런 일들을 끝까지 나는 이룰 수 있을는지....)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어는 것을 잡고

어느 것을 놓을 것인가?

오늘도 그것은 나에게

풀기 힘든 문제.



꽃이 되어 새가 되어

지고 가기 힘겨운 슬픔 있거든

꽃들에게 맡기고

부리기도 버거운 아픔 있거든

새들에게 맡긴다

날마다 하루해는 사람들을 비껴서

강물 되어 저만큼 멀어지지만

들판 가득 꽃들은 피어서 붉고

하늘가로 스치는 새들도 본다.

좋은 날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좋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니

더욱 좋다.

감사

이만큼이라도 남겨주셨으니

얼마나 좋은가!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얼마나 더 좋은가!



오늘

지금 여기

행복이 있고

어제 거기

추억이 있고

멀리 저기에

그리움 있다

알아서 살자.


내가 세상에 나와 해 복 싶은 일

시로 쓴 나태주시인이 시로 풀어 낸 책

'버킷 리스트'를 읽고 있다.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

스카이 다이빙, 번지점프, 스쿠버 다이빙...

겁많고 공황이 있는 나는 별로 해보고 싶지 않고...

세상에 나와 가장 많이 해본 일?

밥, 빨래, 청소, 컴퓨터 프로그래밍 & 강의

이런일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 하고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전시되어 있는 네덜란드 마우리츠 호이스 미술관을 비롯해서

세계각국의 미술관 투어,

몽골에서 쏟아지는 별보기...

그런 일들을 나또한 이룰수 있을려는지?!... ㅠ.ㅠ


시인의 버킷 리스트를 따라

내 버킷 리스트를 그려보았다.

그외에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시인의 시 '풀꽃1'을

비롯해서 시인의 인생이 녹아 있는 시들이 가슴을 파고 든다.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시 '늙은 기도'

늙은 기도

오늘도 나를 위해 살게 하시고

그 삶이 넘쳐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I

살게 하소서.



오늘 나도 시인을 따라 이렇게 기도한다.

나를 위해 즐겁게 또 최선을 다해 살게 하시고,

그 삶이 넘쳐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살게 하소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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