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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 쇼펜하우어 소품집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박제헌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10월
평점 :
누구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행복론’은 논쟁이 필요 없는 당연한 명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전제에서 모든 불행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그는 ‘행복은 꿈일 뿐, 고통은 현실이다.’라고 말하며 ‘행복하게 산다’의 본래 의미는 ‘덜 불행하게’ 즉 참고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인생의 지혜를 이 책을 통해 전한다.
누구나 행복의 자질을 타고났지만 소유물이나 외면에 따른 행복만을 좇느라 불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행복에 대한 편견을 특유의 냉소적인 문체로 하나씩 부정하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은 무엇인지 고찰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는 삶의 지혜가 전적으로 인간의 의식에 내재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행복론으로 불리며, 행복론이란 인생을 될 수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술을 가리킨다. 이런 기술은 행복한 존재로 거듭나는 지침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사실을 순수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여기서는 주관적 판단이 중요하므로) 오히려 냉정하고 노련한 성찰을 통해 비존재(존재의 부정형_역주)가 되느니 행복한 인생을 사는 편이 훨씬 더 낫다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삶의 지혜라는 개념에서 보면 행복한 삶에 끝없이 집착하는 이유는 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행복한 생활 자체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p8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서 가장 신경 쓰는 일은 다른 이의 생각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인간의 걱정과 두려움의 절반은 타인에 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주 상처를 받고 병적으로 너무 예민한 자존심은 허영과 오만불손함은 물론이고, 과시욕과 허풍에 기1반을 두고 있다. 이런 걱정과 집착만 없다 1면 사치는 지금의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다. 모든 자존심, 체면 문제, 완고함은 그 종류와 범위가 다르다 해도 걱정과 집착에 토대를 두고 있다. p91
인간이 자신의 본래 모습 그대로 있을 때는 홀로 있을 때뿐이다. 따라서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자유도 사랑하지 않는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에만 자유롭기 때문이다. 사교와 강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이며 모임에서 각자의 개성이 강할수록 희생하기 더 힘들다. 이에 따라 각자는 자신의 가치에 비례하여 고독을 피하거나 견디거나 사랑할 것이다. 고독할 때 비참한 인간은 자신의 비참함을 느끼고, 위대한 정신을 가진 자는 자신의 위대함을 그대로 느낀다. p207
누군가를 내가 필요한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 상대는 그 즉시 내게 무언가를 도둑맞은 듯 느낄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복수로 무언가를 내게서 되찾으려고 할 것이다. 교제에서 우월함은 한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과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데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상대방 없이도 잘 지낸다는 인상을 주어야 바람직하다. 이럴 때 우정은 굳건해진다. 대부분은 때때로 업신여겨도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는다. 오히려 무시할수록 그들은 우정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한다. p263
순간마다 인간을 괴롭히는 사소한 사고는 행복함에 젖어 너무 해이해지지 않도록 큰 재난을 견뎌내는 힘을 반복해서 훈련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일상의 번거로운 일이나 인간관계의 사소한 마찰, 하찮은 충동, 타인의 무례함, 험담 등에 대해 불사신 지크프리트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은 즉 어떤 일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거나 마음에 담아두고 내내 곱씹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중 어떤 것도 내면에 다가오지 않게 하여 길 위에 가로놓인 돌멩이처럼 치워버려야 한다. 절대 어떤 일을 자꾸 숙고하고 되새기면서 내면화하지 말아야 한다. p305
그렇다면 노년에 인생을 돌아보면 왜 그리 짧게만 보일까? 추억이 짧은 것처럼 인생도 짧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소하고 불쾌한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게 거의 없다. 인간의 지성이 대개 아주 불완전하듯이 인간의 기억력도 마찬가지다. 망각의 구렁에 빠지지 않을면 배운 것은 연습하고 지난 일은 되새겨야만 한다. 중요하지 않거나 대체로 불쾌했던 기억은 다시 떠올리지 않는 편이 낫다1 1. 하지만 꼭 기억할 필요가 있는 일이라면 기억력에 맡겨두어야 한다. p325
노년에서야 비로소 경험과 학식이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노년기는 여러 면에서 사물을 관찰하고 이에 대해 숙고하고 각각의 접점과 연결 고리를 찾아내 처음으로 그 맥락을 이해하는 때다. 그제야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개별 개념을 밝힐 증거가 더 많으므로 젊은 시절에 이미 알고 있던 문제를 이제 훨씬 더 철저히 알게 된다. 젊었을 때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도 늙어서는 정말로 많이 알고 모든 면에 숙고를 거듭한 결과 일관성 있는 깨달음을 얻는다. p334
인생의 말미는 끝 무렵에 가면을 벗는 가장무도회와 같다. 인간은 자신의 생애 동안 접촉한 사람들의 실제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성격이 드러나고 행위가 결실을 보고 업적이 정당한 평가를 받으며 모든 망상이 무너진다. 이런일이 전부 이루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가장 기이한 점은 인생의 끝에 이르러서야 인간이 자기 자신과 자신이 세운 세상이나 다른 사람과 관계한 목표와 목적을 깨닫고 이해한다는 사실이다. p337
그래서 거의 모든 노인, 심지어 아주 평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젊은이와 구별되는 확실한 지혜의 풍모를 가지고 있다. 모든 정신적 평안함은 주로 지혜를 통해 온다. 평안한 정신은 행복의 큰 구성 요소이고, 원래 행복의 조건이자 본질이다. 따라서 청소년은 어디에 있든 세상에 놀라운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인은 전도서의 말처럼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말을 명심하고, 모든 견과류 껍질이 금빛으로 빛나도 속은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안다. p340
어느 불편한 행복주의자의 인생수업
얄팝한 행복 대신 단단한 외로움을 선택하라.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마음 같아선 아무도 안만나고 스스로 유배되어 있고 싶었지만
소중한 분과의 오래된 약속이기도 하고
잠시 마음 힘든 이곳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싶어
힘을 내어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찾은 영등포역...
그나마 익숙한 던킨에서 따뜻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군산행 열차에 올랐다.
잠깐동안은 간신히 학습진도 따라가는 강의를 들을까 하다가
집을 나서며 챙겨갔던 책 쇼펜하우어 소품집을 가방에서 꺼냈다.
지난해 접했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도 그랬지만
철학책이어서 무겁고 따분할꺼라는 생각과 달리 진도는 잘 나갔던 것 같다.
대분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난 인정욕구가 큰 사람이다.
가깝게는 부모님에게 인정 받고 싶어했고
대학입시 실패로 부모님께도 내 스스로에게도 실망감과 함께
지금껏 가장 아픈 패배로 기억되고 있다.
결혼전 직장에선 유능한 직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야근도 마다않고 전력질주를 했던 듯 하고
결혼후에는 시댁에 또 남편과 아이들에게
좋은 며느리이자 아내이며 엄마로 살고자
꾸역꾸역 힘듦을 참아냈던 것 같다.
대분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난 인정욕구가 큰 사람이다.
가깝게는 부모님에게 인정 받고 싶어했고
대학입시 실패로 부모님께도 내 스스로에게도 실망감과 함께
지금껏 가장 아픈 패배로 기억되고 있다.
결혼전 직장에선 유능한 직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야근도 마다않고 전력질주를 했던 듯 하고
결혼후에는 시댁에 또 남편과 아이들에게
좋은 며느리이자 아내이며 엄마로 살고자
꾸역꾸역 힘듦을 참아냈던 것 같다.
쉽사리 그렇게 살아왔던 습관이 변하진 않겠지만
나이 오십이 되던 그해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나답게 살자는 다짐'을 수도없이 했드랬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닌 내가 만족하는 내 자신을 위한 특별하고 완벽한 삶...
할수만 있다면 그렇게 살다가 죽음앞에도 초연해지고 싶다.
얼마전 했던 건강검진 결과가 좋질 않다. ㅠ.ㅠ
알고 있던 부분도 있지만
이대로라면 건강하고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에
모든 것을 그분께 맡기고
지금 이 순간을 또 참고 견디며 살아가보려 한다.
내 주위에 소중한 사람들의 기도와 함께...
행복은 꿈일 뿐이고 고통은 현실이다.
행복론의 관점에서 자기 인생의 성과를 거두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이 누린 기
11쁨을 계산하지 말고,
그가 잘 피한 악을 따져야 한다.
행복론이라는 명칭 자체가 미화된 의미를 담고 있기에
'행복하게 산다'의 본래 의미는
'덜 불행하게', 즉 참고 견디며 살아가라는 교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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