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 - 33년 차 저널리스트, 우아하고도 단단하게 인생을 건너다
신예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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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신예리가 33년 만에 펜과 마이크를 내려놓고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며 터득한 단단한 삶의 통찰을 담았다. 발레 수업은 인생2막을 준비하던 그에게 인생 수업 그 자체였다. 무릎을 굽히는 플리에를 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태도를, 아라베스크를 할 땐 흔들림 없이 버티는 힘을, 빙그르르 피루엣을 돌며 어제의 나를 긍정하는 마음을 익혔다. 그렇게 발레의 낯선 동작으로 스스로를 단련하며 온몸으로 세상과 마주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55살의 발레 도전기를 통해 다시 시작점에 선 모든 이들에게 뜨거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아무 준비 없이 날개 꺾인 새처럼 바닥으로 곤두박질칠 뻔했던 나는, 다행히 그때 그 순간에 발레라는 낯선 세계를 만나 안착하게 됐다. 만약 내가 상실감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원치 않는 퇴직을 하 게 된 데 절망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롭게 뭘 할 수 있을까 지레 포기했다면 말이다. 다행히 나난 제대로 플리에를 해냈던 것 같다. 최대한 몸을 낮춰 상처를 덜 받을 수 있게 땅에 발을 디뎠고, 연이어 낮은 자세에서 박차고 올라 생소한 세계로 성큼 들어섰던 것다.

누구나 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시련에 낙담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아 눈앞이 캄캄한 순간을 맞게 될 수 있다. 언젠가 그 런 때가 온다면 이 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바닥에 떨어지는 바로 그 순간에 플리에를 하세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선 깊이 구부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답니다.’ p12~13

처음 입사한 직장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고이 정년을 채운 뒤 무사히 퇴직하고 싶었던 나의 바람은 아쉽게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예상 밖의 일이라 처음엔 막막했지만 용기 내서 발레라는 낯선 세계에 발을 내딛고 턴아웃을 하며 평생 써본 적 없는 근육까지 단련하다 보니 왠지 모를 자신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생전 있는 줄도 몰랐던 허벅지 안쪽 근육마저 꺼내 쓰는 판에 까짓것, 못 할 일이 뭐 있겠나. 낯설고도 아름다울 그 모습을 위해 오늘도 써보지 않던 방향과 방법으로 근육을 단련해나간다. 그렇게 온몸으로 새로운 세상과 마주할 준비를 한다. p29

피루엣을 처음 배우던 첫째 달 수업 때의 일이다. 난생처음 배우는 턴 동작이었으니 단번에 제대로 해냈을 리가 없다. 한쪽 발끝으로 선 상태에서 핑그르르 돌아야 하는데 그만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꽈당 넘어지고 말았다. 놀라기도 하고 어지럽기도 해서 잠시 멍하니 앉아 있으니 선생님이 다가와 괜찮으냐고 물으셨다. 살이 많은 허벅지와 엉덩이 쪽으로 쓰러진 덕분에 “좀 아프지만 괜찮은 것 같다”고 답했다. 다행이라면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원래 넘어져봐야 일어날 수도 있는 겁니다. 괜찮으면 이제 천천히 일어나보세요. 언제까지 주저앉아 계실 겁니까?” 이 말을 듣는데 뜬금없이 가슴 한편이 뭉클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래저래 엎어지고 넘어졌던 순간들이 촤라락 떠올랐던 것 같다. ‘그래, 그때 참 힘들었는데 용케 일어섰었지. 그 덕에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잖아….p42

발레를 배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지적당할 용기’다. 수업에 가서 지적당하지 않고 넘어가는 날이 하루도 없고, 똑같은 지적을 몇 달째 계속 듣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적 한 번에 몇 달째 계속 듣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적 한 번에 몇 달째 계속 듣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적 한 번에 멘탈이 와장창 무너져 내리는 심약한 타입이거나 선의의 지적도 으레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속칭 화가 많은 스타일이라면 수강 여부를 신중히 따져보실 것을 권한다.

p63

원래 아다지오는 이탈리아어 전치사 ad와 명사 agio가 합쳐진 말이다. 영어의 at ease, 즉 '편안하게, 여유롭게, 느긋하게'와 같은 뜻이다. 그저 속도가 느린 것뿐 아니라 편안함과 여유로움, 느긋함이 배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발레의 아다지오를 춘다는 건 바로 이런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몸을 어떤식으로 움직여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공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난 여전히 지구력과 균형 감각은 비단 발레의 아다지오에만 필요한 게 아니었다. 빠른 속도로 달려가다 급정지한 뒤에 넘어지거나 주저앉지 않고, 느린 속도에 맞춰 삶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선 흔들림 없이 버티는 힘으로 단단히 무장해야 하는 거다.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니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우선 나를 멈추는 법부터 연습해보려 한다. 습관적으로 성급하게 앞으로 내달리려고 할 때마다 잠시 호흡을 고르며 쉬었다가 가보는 거다. 그래도 괜찮다고, 아니 외려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불안해하는 나 자신을 끊임없이 다독이면서 말이다.p92

데블로페를 할 때마다 우리 삶 전반에 버티는 힘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순발력과 유연성이 뛰어난 사람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데 유리하다. 어떤 상황에서든 빠르게 대처하고 자신의 길을 쉽사리 찾아낸다. 그런데 발 디딘곳에 살아남아 성공하려면 반드시 지구력을 발휘해 버텨야한다. 임기웅변만으론 견딜 수 없는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버티고 이겨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닥친다. 또한 무슨일이든 오랜 시간을 들여 꾸준히 반복되지 않으면 실력이 쌓이지 않는다. p97

태도는 일과 삶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더욱이 놀라운 건 우리가 살면서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태도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바꿀 수도 없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내 뜻대로 움직일 수도 없다. 하지만 일과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질지는 전적으로 자기 결정이다.

단, 지금 이 순간 결심했다고 해서 인생에 도움이 되는 태도를 순식간에 가질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갖기 위해선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생각이 들때마다 애써 떨쳐내고 자기 자신에 집중해야 야한다. 실패와 고난에서도 배울 점을 찾아내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 가짐을 키울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좋은 태도는 고난도 발레 기술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단련하고 수양해야만 가질 수 있는 귀한 덕목인 것이다.

앞으로 아티튀드를 할 때마다 발레를 대하는 나의 태도를 곰곰 되돌아보게 될 것 같다. 창시자인 블라시스가 말했던 것처럼 ‘가장 사랑스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이 동작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포기하지 않고 열심을 다하는 나의 태도뿐이니 말이다. p111~112

발레수업을 받다보면 선생님께서 반복해서 하시는 말씀이 있다.

"다른 른사람 보지 말고 거울보면서 자기 동작하는데 집중하세요."

곁눈질 그만하고 내가 하는 걸 온전히 잘 해내는데만 최선을 다하라는 얘기다.

시키는 대로 꾸준히 잘 하는 내 장점을 살려서 딱 그 말처럼 살아보려 한다.

어차피 남의 떡이 아무리 커봤자 내 입에 욱여넣을 수 없는 법이다.

안되는 일에 목매고 연연하기보다는 주목받지 못했던 내 가치를 가꾸고 빛내는 데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보는 거다.

그래서 남보다 잘하는 게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

그렇게 한 걸음 한걸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p174

그동안 발레를 하면서 몸의 근육이 늘었다고 좋아했는데, 생각해보니 뇌에도 상당히 '근육'이 붙었을 것 같다. 그러니 이제 선생님이 아무리 어려운 순서를 짜와도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해 볼 것이다. 새롭고 낯선 순서일수록 뇌를 팍팍 자극할 테고 그만큼 나의 뇌 건강은 더욱 좋아질 테니까. 벌써부터 다음 발레 수업이 무지무지 기다려진다. p193

33년차, 신문과 방송을 종횡무진해 온 저널리스트 저자가

쉰다섯에 발레를 배우며 터득한 단단한 삶의 태도를 담은 책

'발레를 배우며 생각한 것들'을 읽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걷기와 함께 뭔가 몸을 쓰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신나는 음악과 함께하는 아쿠아로빅과 함께 발레를 떠올렸다.

둘 다 어쩔 수 없이 전절제한 가슴을 드러내야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감당할 만한 용기(?)가 생길 때까진 버킷리스트로만

가지고 있는 상태로 만난 책이라 더 기대했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뜬금없이 왠 발레?!....'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초등학교시절 발레를 배운 기억 때분에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3학년때 전학을 하며 전학온 학교에도 발레반이 있긴 했지만

피아노를 배우고 합주반과 밴드부 활동을 하며 발레와는 자연스레 멀어졌다.

까치발하고 무용실 앞에서 친구들의 아름다운 동작들을 부러워하며

지켜보기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고3 무렵, 팝송 'Question'에 맞춰 발레를 보여주던

친구의 모습을 본 그날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쉬울리없는 발레를 배우며 넘어지고 다치기도하고

생각데로 되지 않은 동작들에 좌절하고 힘이 들지만

실망하지 않고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고 반복해서 연습하고

완벽한 동작을 만들어가는 저자의 모습에서

대리만족과 함께 응원의 마음이 되곤 했다.

'발레하는 엄마 VS 공차는 딸'도 많이 공감되는 꼭지중 하나였는데

생활기록부에 '신체건강해 보이나 체육시간을 싫어함'이라고 적힐 정도로

운동과는 거리가 먼 엄마인 나와 요즘 부쩍 운동에 재미를 붙여

꾸준히 해오도 PT수업외에도 오피스텔 근처의 체육관에서

퇴근후 늦은밤 수영을 시작한 꼬맹이가 대견하면서도

넘 무리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탓일 듯 하다.

'에샤뻬 꾸뻬'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발레 용어와 동작들...

언젠가는?!....

따뜻한 봄볕과 연한 새싹을 보이는 나무들을 보면서도

지난 한 주,

유난히 춥고 깊은 우울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젠 마음을 좀 다독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평정심도 찾고

재미없어지고 무기력해진 미술과도 다시 친해져봐야겠다.

'그래서 남보다 잘하는 게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

그렇게 한 걸음 한걸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 이 책은 출판사 웅진 지식하우스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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