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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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누일 곳이 필요하다. 아무리 내면이 강인한 사람도 홀로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겪으면, 친밀한 타인이나 눈에 익은 무언가에 마음을 기대기 마련이다. 실로 그렇다. 삶이 흔들리는 순간 우리의 마음을 지탱해주는 건 낯설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익숙하고 평범한 것들이다. 예컨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읽고 쓰고 말하고 떠올리는 보편의 단어야말로 삶을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 모른다.

입소문이 만든 밀리언셀러 『언어의 온도』와 스테디셀러 『말의 품격』으로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한 이기주 작가가 산문집 『보편의 단어』를 들고 우리 곁을 찾아온다. 그간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에 숨겨진 삶의 본질을 길어 올린 이기주 작가는 이번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평범한 단어들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희망과 후회, 생명과 죽음 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작가가 행간에 심어놓은 묵직한 질문을 이정표 삼아 책 속의 길을 산책하다 보면, 각자의 삶을 떠받치는 단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삶의 풍경이 어떠한지를 새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살다보면 새롭고 낯선 무언가가 일상을 덮쳐 흙처럼 쌓이는 날이 있고, 익숙한 것이 세월의 바람에 사정없이 깎여 나가는 날도 있다. 새로운 것과 친숙한 것 모두 삶에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일상을 떠받치는 건 후자가 아닌가 싶다. 낯선것은 우릴 설레게 만들기는 하지만, 눈에 익거나 친숙하지 않은 탓에 마음을 편안히 기댈 수 없다.

삶의 무게에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날, 마음을 지탱해주는 건 우리곁에 있는 익숙한 것들이다. 예컨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결에 사용하는 보편의 단어야말로 삶을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 모른다. p12

사람은 마음을 잃어버리면 자칫 생의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홀로 불행 속에 던져진 진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잡스러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지않을 때일수록, 남들처럼 행복해지려 애쓰기보다 마음의 균열을 메우고 일상을 정돈하는데 공을 을들여야 하는지 모른다.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일상에 가깝다. p17

인간관계에 대한 소신이 어그러지며 흔들리던 날, 나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를 들여다보았다.

언제 어디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는지 알 수 없거나 심지어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수많은 이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이날 난 오랜 기간 소식을 주고받지 않은 사람의 연락처를 미련 없이 삭제 했다.

나는 바람이 빠져 쪼그라든 풍선 같은 연락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다짐했다.

'앞으론 웬만하면 휴대전화에 낯선 이름과 전화번호를 욱여넣지 말아야지. 새로운 사람과 얼굴을 익히며 관계를 확장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인연에 집중해야지. 그런 태도야말로 날 귀하게 여기는 방법일 테니까! p103~104

쩌면 우린 머리와 마음에서 운이라는 모호한 세계를 걷어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행운과 불운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고, 어쩌다 운이 밀려와도 필요 이상으로 들뜨지 않을 수 있으며, 하루 아침에 운이 떨어져나가더라도 지나치게 낙담하지 않을 수 있다. 한마디로, 운에 집착하지 않아야 운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p256

감사

세상은 살만하다고 다시 믿게 하는 주문.

지난 연말,

조카에게 안부메세지와 함께 뜬금 없지만 연말선물이라며

인터넷서점 키프트카드가 선물로 왔다.

어려서부터 초등학교선생님인 엄마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

넘 애쓰고 어른스러워서 안쓰러웠던 아이인데

이모생일은 물론 아플때, 마음이 힘들때도

따뜻한 안부와 함께 생각지도 못한 선물로

내게 힘을 주는 고마운 하영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어떤책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새로 시작하는 수채화관련 책 한권과

'언어의 온도', '글의 품격', '그말이 내게로 왔다' 등으로

이미 잘알려져 있는 이기주 작가의 '보편의 단어' 신간소식에

미리 예약주문하고 지난주에 수령했다.

비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 중엔

비 오는 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호젓한 카페에서 빗소리와 함께 커피마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저 비 내리는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이 이처럼 정교함을 요할진대,

사랑을 주고 받는 과정은 오죽할까 싶다.

우린 사랑에 빠지거나 심지어 벗어날 때도 상대를 향해

감정의 촉수를 세워 사랑의 생성과 종말을 감지한다.

섬세하고도 정교하게. p138

비오는 주말,

조용한 재즈음악이 흐르는 별다방에서

여전히 부러운 마음으로 책 한 권을 다 읽고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상하지 못한 삶에 지치고,

고요엔 또 불안한...

작가는 이런 내게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일상에 가깝다.'

라고 이야기 한다.

내 마음을 나조차 어쩌지 못하고 힘들 때

내 편에서 객관적으로 얘기해 줄 누군가가 필요할 때

다시 이 책을 꺼내들게 될 듯 하다.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하는...

나도 적어보고 싶은 나만의 보편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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