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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순삭 한국사 - 보기만 해도 잡힌다! 한눈에 들어오는 가장 짧은 한국사 여행
이정균 지음 / 포르체 / 2024년 1월
평점 :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아이들이 시간을 보내며 학습할 만한 요소는 있는지, 주차장은 있는지, 입장료는 얼마인지, 교통이 편리한지 등이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5분 순삭 한국사》의 저자는 전국 팔도의 유적지에 직접 다녀온 후, 아이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로 다녀올 만한 35개의 대표적인 유적지를 뽑아냈다.
막상 아이들의 공부를 위해 유적지에 가도 해 줄 이야기가 없어 답답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부모들을 위해 한국사 공부의 기초가 되는 대표 유적지와 아이들이 호기심을 느낄 만한 역사 사건들을 담았다. 사전 지식 없이 유적지 탐방하는 것보다, 가기 전에 5분만 투자해 유적지에 얽힌 역사를 파악한다면 더욱 풍부한 여행이 될 것이다. 이 책 한 권이면 아이들에게 역사 가이드에 버금갈 정도로 유익한 정보를 지루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전주 한옥마을을 가로지르고 있는 도로는 태종로라 불린다. 태종로는 전주성의 남쪽 성벽이 있던 곳으로 현재까지 전해지는 전주성의 흔적은 전주 한옥마을 끄트머리에 자리한 풍남문이 유일하다. 풍남문은 당시 전주성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유산으로, 이곳 전주성에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보관된 어용전이 있었다. 1410년 3대 태종은 전주와 서울, 평양 등 여러 도시에 태조의 어진을 모시는 어용전을 세웠고, 4대 세종은 전주에 있는 어용전의 이름을 ‘경기전’이라고 바꾸었다. p39
안동 하회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고,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우리나라 열번째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하회마을은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니 크게 소란을 피우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저녁노을이 지는 가을, 떨어지는 단풍잎과 함께 마을 골목을 거닐다 보면 편안하고 조용한 마을의 청취를 느낄 수 있다. p86
신사임당의 가문인 평산 신씨는 강원도에서 소위 가장 잘나가는 가문이었다. 집안의 어르신들이 대부분 고위 관료 출신이었는데, 신사임당의 가택에서 일하던 노비들만 약 100명에 달할 정도였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글을 쓰고 시를 지었다. 특히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하는데, 약 100년 뒤의 사람인 우암 송시열과 19대 숙종이 크게 감탄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다.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서 오늘날 신사임당의 이미지는 현모양처의 대명사가 됐으나 조선 시대에는 뛰어난 예술가로 명성이 자자했던 인물이었다. p151
창덕궁은 경복궁처럼 중앙을 정확하게 나누어 똑바로 짓지 않았고, 건물 배치에 대한 기준조차 잡지 않았다. 주거 및 편전으로 사용하기 위해 매우 실용적인 건물만 배치했다. 궁궐 출입문인 진선문과 인정문 사이 앞마당은 주변 풍경과의 조화를 우선시했다. 그래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기존의 직사각형 방식이 아닌 사다리꼴 모양을 하고 있다. p236~237
삼성혈은 제주시 한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연혼포.혼인지.신방굴은 제주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신화 속 내용대로 동쪽 먼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부근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연혼포의 경우 탁 트인 바다가 시선을 사로 잡으며, 바다를 멍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경치 때문에 물멍(물을 보면서 멍하게 있기)하기 좋은 BEST5 안에는 들어가는 곳이다. 연혼포에서 약 5분 정도 이동하면 삼신이 혼례를 올린 곳인 혼인지가 있다. 그리고 같은 공원 안에 신방굴을 보고 삼성혈과 혼동하곤 하는데, 삼성혈은 전혀 다른 곳임을 명심하자. 삼성혈은 봄이 되면 벚꽃이 만개하는 곳이지만, 이곳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믈다.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가 붙어 있어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들러 보는 게 좋다. p262~263
아주 먼 옛날 하늘나라에는 옥황상제의 딸 설문대할망이 살고 있었다. 설문대할망은 평소 하늘나라 생활에 큰 싫증을 느꼈고, 언제든지 기회만 된다면 하늘나라를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옥황상제는 하늘의 신들이 인간들의 삶에 개입하지 않기를 바랐기에 누구든지 육지로 내려가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 p278
제주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에 설문대할망 이야기가 담겨 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래서 오백장군의 어머니가 설문대할망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한라산 3대 성소인 물장오리에 설문대할망이 빠져 죽었다는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는 한라산 동쪽에 있는 제주돌문화공워에도 잘 조성되어 있다.
제주도에서 가장 넓은 백사장이 표선 해수욕장은 설문대할망의 넑을 기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장마철 잦은 침수피해 때문에 설문대할망이 바다를 메워 포구를 만들어 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때문에 표선 해수욕장 옆에 있는 당케포구를 당케할망의 전설이라 부르기도 한다. 해돋이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니 방문해 보자. p282~283
아이들 어렸을때 김씨의 직장을 따라 군산에서 10여년을 보냈었다.
처음엔 아는이 하나 없는 낯선 타지에서 꼬맹이를 출산하고
잔병치레하는 두 아이를 엎고 안아 키우는 일이 쉽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오랜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는
호순님, 호돌님과 선이를 그곳에서 만날 수 있었고
책에서도 소개된 군산에서 가까운 익산 미륵사지, 전주한옥마을, 공주 무령왕릉 등
서울에선 접근이 어려웠을 유적지를 다닐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다시 상경했을 땐 이미 아이들이 성장해 학교에 학원까지 바빴고
김씨도 다시 일을 시작한 나도 정신없이 일했던 시기라
그때만큼은 여행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은 물론 가까운 경기도 일대 유적지라도 함께 다녀보는건데.... ㅠ.ㅠ
안동하회마을 방문시 분명 들었겠지만
이미 기억에서 사라지고 없는 하회탈 가운데서
유일하게 턱이 없는 이매탈에 대한 이야기처럼
재미있는 지역 설화도 재미있고 순창고추장 등
음식의 역사를 알게 되는 것도 흥미로왔다.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찾기 쉬운 곳으로 정했다는
저자의 배려가 돋보이는 이 책은
이번 가을에 노랗게 수놓은 듯 황홀한 단풍든 풍경을
원없이 볼 수 있었던 영릉을 다시 방문후
이천쌀밥을 먹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아마 가장 먼저 가볼곳은
다시 제주의 삼성혈과 표선해수욕장이 아닐까 싶다.
봄이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