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감정들 - 나를 살아내는 일
쑥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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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이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를 통해 수많은 독자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는 쑥 작가의 이야기가 <무명의 감정들>로 탄생했다. 보통의 이야기 같지만, 인생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건네는 저자의 이야기는 고개를 숙인 현대인들에게 많은 위로를 선사했다.

삶에서 우리는 자주 이름을 잃어버린다. 누군가의 엄마, 어느 회사의 직급 등으로 불리는 동안 이름이 삶에서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우울을 감내하며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한 사투를 이어가는 사람들. 괜찮지 않은 하루를 살아가는 날이 늘어나고, 요동치는 마음을 잡지 못해 매일 밤 우울함에 잠식되는 많은 요즘. 쑥 작가는 동질감의 위로를 던지며 꿋꿋하게 살아내자는 말을 조심스레 건넨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내가 먼저 밝히지 않는 감정을 구태여 들추는 것은 진정한 다정이 아니다. 어릴 적에는 들키고 싶은 일기장이 있었다. 누구든 알아줬으면 하는 가녀린 감정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아니다. 드러내는 것만 믿어줬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나를 구성하고 싶은 것들이니까. 파고들지 않는 고요한 다정에는 나를 쉬게 하는 힘이 있다. 웃음이 아닌 다른 감정을 끝끝내 터놓게 만드는 기운이 있고. 오래된 진정성으로 살고 싶다. p53

누구나 마음속에 어린아이가 산다. 빨래 건조대에 이불을 널어 만든 비밀기지 안에. 사랑해 마지않는 아이의 눈빛은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반짝인다. 다만 곧잘 휘청거릴 뿐이다. 불안을 가득 안고 이불 속에서 더운 숨을 몰아쉬던 나의 아이. 찡그린 불안과 말릴 수 없는 충돌에 시큰한 밤을 견딘다. 내내 아이의 마음으로 나 하나를 가누며 산다. 타고난 예민한 기질 때문일까. 마음이 불안하고 저리다. 단단해졌다고 믿는 순간 무너지고, 괜찮다고 안심하는 순간 툭 꺼진다. 언제쯤, 언제쯤 구겨지지 않는 밤을 보낼 수 있을까. p103

예전에는, 그러니까 책임질 것이 없을 때는 마음은 맨 위의 것, 물리적인 것들은 그 아래의 것으로 생각했다. 물리적인 것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즉 가난하더라도 사랑과 낭만은 끝내 부서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부서지는 마음과 낭만을 앓으면서 알았다. 현실을 살아야 마음도 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매정과 척박을 인정해야 낭만과 환상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부서지지 않는 마음. 그것은 입에 들어오는 먹거리의 아래에 있다. 그래서 오늘도 일말의 노력을 한다. 부서지지 않으려고. 인정하고 견디는 마음이 생을 잃지 않게 한다. p141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웃으면 그 순간은 정말로 아무 일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아무 일이 없는 게 맞았다. 그걸 깨닫고 더 행복해졌다. 홀로 남겨질 때 나의 불행이 다시 시작되더라도 예전만큼 무섭지 않았다. 다시 환한 곳으로, 환하고 보송한 곳으로도 돌아갈 것을 아니까. 이 어둠이 깊은 만큼 그 빛이 더 밝고 따뜻하게 느껴질 것을 아니까. 그러니 견뎠다. 그런 짐작으로도 단박에 쫓아낼 수 없는 슬픔이 있어도 견뎠다. 나는 꿋꿋이 행복해질 거야. 슬픔도 내 것이지만 행복도 진정한 나의 것이다. 내가 쟁취한 나의 것. 나의 행복. p230



제목에 끌려 구입한 책

나를 살아내는 일

무명의 감정들

연말이 다가오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지난 한해 아픈것외엔 한 일이 없는 것 같아서

잘보냈다는 만족감보다는 후회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들...

제주도여행에서 응급실을 찾았던 아이는

여행에서 돌아와 집근처 대학병원에서 재진료를 받았고

방학이 시작되는 연말쯤으로 수술날짜를 잡아 두었었는데

다시 찾아온 복통으로 지난주 긴급하게 수술을 받았다. ㅠ.ㅠ

지난주말엔

더현대 크리스마스 빌리지 예약에 성공했다는 꼬맹이가

함께 가자고 했지만 컨디션 난조로 친구와 다녀오라고 사양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수술 받은 발목을 또 다쳐 깁스를 했다는 연락이 왔다. ㅠ.ㅠ

이미 성장했고

집떠나 결혼하고 독립한 아이들이지만

이럴땐 참 마음이 힘들다.

기도밖에는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안과 자책으로

잠들기 힘든 밤을 보냈다. ㅠ.ㅠ

'조금은 가벼워져도 돼.

기꺼이 사랑받아도 돼.

겁이나면 숨어도 돼.

가끔은 인생에 져도 돼.'

괜찮지않은 하루하루를 견디어 내고

오늘은

두녀석 모두 많이 회복되었고

출근도 잘 했다는 소식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별일없는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왜이리 힘든 것인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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