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던가요 - 삶을 관통하는 여덟 가지 주제에 관한 스승과 제자의 대화
이근후.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깊은 지혜로 삶을 탐구하는 50년 경력의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와 그의 제자이자 많은 이의 마음 고민을 마주해온 상담 전문가 이서원, 두 지성이 만나 누구나 살면서 때때로 찾아오는 삶의 고민거리에 대해 대담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자존, 관계, 위기, 욕망, 확신, 비움, 성장, 행복’이라는, 인생을 살며 한 번쯤 고민할 법한 여덟 가지 주제를 우선 정하고 각각의 주제에 관해 나눈 이야기를 선별해 담았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꽃이 꽃마다 다른 향기를 지니고 있듯 사람도 사람마다 다른 향기를 지닌다. 흥미로운 점은 내가 내 몸의 냄새를 몰랐던 것처럼 보통 사람은 자기에게 나는 냄새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냄새나 향기는 몸에서만 나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이 가진 품격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가 있다. 빈집에 들어가면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집이 있고, 차가운 기운이 드는 집이 있다. 같은 빈집인데도 서로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은 주인의 기운과 향기가 공간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P34~35

나이가 들어 즐겁지 않은데도 자꾸만 즐거운 것을 찾고, 즐겁다고 생각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 어쩐지 안쓰럽다. 그보다는 즐겁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아름답게 나이 드는 비결이 아닐까. 세상 모든 일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나면 담담하고 편해진다. 그리고 묘하게 여유가 생기고 의욕이 생긴다. 이때 생기는 의욕은 작지만 소중한 의욕이다. 이 의욕이야말로 노인을 아름답게 만드는 값진 의욕이다. 나는 즐겁지 않으면서도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다. P48~49

내 그릇 크기만큼만 남을 담을 수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더 다양한 사람과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변해서가 아니라 나의 그릇 크기가 더 많은 사람을 담을 수 있을 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내 그릇이 크지 않다는 것은 부끄러워할 일도 자랑스러워할 일도 아니다. 그냥 이 정도의 그릇이라 인정하면 그만이다. 내 그릇이 작은 대야인데 큰 호수의 물을 담을 수는 없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 그 사람의 결함, 그 사람의 그릇 크기, 그 사람의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 역시 상대인 나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의 출발은 나의 성격, 문제, 그릇 크기여야 한다. 내 그릇의 크기를 알고 적당한 양을 담는 것이 인간관계의 원칙이다. P81

살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한다. 그래서 숨 쉬는 것 빼고는 다 고통스럽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즐겁게 살려는 마음을 내야 한다. 이렇게 살아도 한생이고 저렇게 살아도 한생이라면 즐겁게 사는 것이 고통스럽게 사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신기한 것은 살면서 지금 내가 당하는 이 고통을 기쁨으로 전환시킬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우리 삶은 즐겁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 아니라 고통이 있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다. 고통이 없으면 즐거움도 존재하지 않는다. P228

아흔을 앞둔 지금도 하루하루 사는게 재미있다는 정신과의사이자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선생님의 신작

'어디 인생이 원하는대로 흘러가던가요'를 읽고 있다.

수술후 어느덧 두 달하고도 절반의 시간을 보냈다.

채소와 과일 두접시 이상 먹기

가능한 내가 가장 먼저 나를 생각하고

꼴리는데로(?) 등이

수술후 내 결심이었는데

비교적 잘 지키고 있고

외부적으론 거의 일상으로 돌아온 듯 한 나날...

부산과 제주로 연달아 여행도 다녀왔고

오히려 전보다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요즈음이지만

마음 한 구석은

지난주,

'다시 전신마취를 하고 재수술을 할 수도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들은터라 걱정이 태산이다.

주위의 유방암수술 받은 지인들의 얘기도 그렇고

수없이 찾아본 수술후기에도 재수술에 대한 언급은 찾아 볼 수 없었는데

배액관 제거후에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사기로 수술부위의 물을 빼고 있는 상황으로

교수님도 예기치 못한 상화에 최후의 방법(?)을 제시하신게 아닌가 싶지만

만에 하나 다시 입원해서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까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우울함에 매사가 귀찮고 무기력해진듯... ㅠ.ㅠ

아파보면, 고통이란 누가 위로해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통은 상상으로 알 수 없으며 철저히 고통스러운 사람의 몫이다. 고통은 개인적이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이기에 고통스러운 사람은 한시라도 빨리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이때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려고 하는 충동과 의지에서 스며 나오는 것이 지혜다.

지혜란 고통스러운 상황,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적합하고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P218

난, 이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야 할까?

지금은 기도밖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

다음주 외래가 있을 때까지

배액이 다 흡수되고 피부가 편편하게 제자리를 잡아주길...



단순한 것이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는 늘 단순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단순한 것도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단순해서 단순한 것이다.

바보가 단순한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 다른 하나는 복잡하다가 단순해지는 것이다.

사색과 경험을 통해 달라 보이던 여러 현상이

실제로는 하나의 원리로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단순해지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운동이든 공부든 잘하려고 하면 ‘힘을 빼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말 같지만,

복잡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된 단순한 깨달음이다.

삶은 매 순간이 예측 불가다.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 삶을 잘 살기 위해서는 현재에 집중해 생각을 단순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P1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