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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이 되면 ㅣ Dear 그림책
황인찬 지음, 서수연 그림 / 사계절 / 2023년 4월
평점 :
황인찬, 서수연이 지은 깊은 휴식 같은 시 그림책. 백 년을 쉬고 온 이에게 “잘 쉬었어? 오늘은 기분이 어때?” 누군가가 묻는다면 그는 아주 개운한 웃음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황인찬 시인의 2021년 현대문학상 수상작 중 한 편의 시, ‘백 살이 되면’이 그림책에 담겨 나왔다. 몹시 피로한 일상에서 따듯하고 긴 휴식을 마치기까지, 한 편의 이미지 서사가 평화로이 흘러간다. 흘러가면서 문득문득 한없이 평온해진 자의 귀여움과 반짝거림이 드러난다. 오래 머물고 싶도록 위로가 되는 그림책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황인찬 시인의 2021년 현대문학상 수상작 중 한 편의 시,
‘백 살이 되면’이 그림책에 담겨 나왔다는 소식에 서평단에 지원했다.
책이 도착하고
생각보다 큰 크기의 그림책에 살짝 놀라고
내가 좋아하는 블루와 그린 상큼한 오렌지색 삽화가 어우러진
그림책에 이내 마음을 뺏겼다.
누군가 얼마나 살고 싶냐고 물으면
60세까지 짧고 굵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어느새 그 나이가 되었네...
백 살이 되면...
백살이 되면 좋겠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되면 좋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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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여기까지 읽었을 땐
마음이 서늘해지며 좀 슬퍼졌다.ㅠ.ㅠ
눈뜨지 못한 아침,
죽음을 상상했던 것 같다.
주위에 고마왔다고 인사도 못 전했는데
갑자기 죽음의 순간을 맞는다면 많이 슬플것 같아서...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좋겠다
물방울이 풀잎을 구르는 소리
젖은 참새가 몸을 터는 소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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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몇장의 책장을 넘긴 후 내가 좋아하는 비를 책속에서 만나고
나또한 이불속에서 빗소리를 듣다가 나무가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 듯 하다.
팽팽한 긴장감과 고단함을 잠시 내려 놓고
마음의 평안을 찾고 싶을 때 다시 꺼내 읽을 듯 하다.
오늘처럼 보슬비가 내리는 날에도...
잘 쉬었어?
오늘은 기분이 어때?
내게 물어보면 좋겠다
그럼 나는 웃으면서
백 년 동안 쉬어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정말 좋겠다
백 살이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