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정년 철학론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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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은 청춘에 비해 무가치하다는 생각이 문제다. 무슨 일이든 예전만큼 척척 해내지 못한다고 내리막길 인생이라며 낙담할 게 아니라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설령 내리막길이라 해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더는 힘들게 오르막길을 오르지 않아도 되고 앞으로는 페달에서 발을 뗀 채 비탈길을 내려온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편안한가. 그러나 힘들게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이야말로 사는 보람이 라고 생각한다면 은퇴 후 삶이 고통스럽게 느껴질지 모른다. p25

그럼 뭘 바꿀 수 있을까? 바로 인간관계와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관점이다. 이건 은퇴 이후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다.

먼저 인간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따지지 않아야 한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가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생산적인 일을 하고 뭔가 성취해야만 가치 있는 삶이라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나이가 들면서 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또 하나, 인간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수평적 관계가 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지금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가 수직적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지금부터 동등한 관계가 뭔지 안다면 인생 2막이 수월하게 펼쳐질 것이다. p48~49

일단 ‘아무것도 안 해도 돼.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해도 돼’ 하고 생각하자.뭔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건 의무가 되고 의무감으로 하는 일에서는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취미마저 의무로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은 인간이라 그냥 내버려두면 아무것도 안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p61

이런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가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듯이 가족이 내 욕구와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한다. 직장에서는 미움받을 짓을 해도 자기 자리가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가정에서 그랬다가는 누구에게도 아무 존재도 되지 못한다.p152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거나 미래를 내다보며 불안해한다면 지금을 산다고 할 수 없다. 지금을 온전히 살수 있다면 다가올 노화와 죽음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생각보다 멀리까지 와 있음을 깨달을지 모른다. 요컨대 오래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 그건 그저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p183~184

그렇다면 당신도 이 세계에서 타인에게 공헌하면 어떨까? 이 세상에 특별한 뭔가를 남기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멋진 사람이 되지 않아도 자신이 살았다는 걸 누군가가, 언젠가 기억해 주면 좋겠다, 딱 그 정도로만 생각하고 비장해하지도 어깨에 힘을 주지도 말고 살아갔으면 한다.p184~p185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정년 철학론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를 읽고 있다.

이 책은, 불안, 준비, 일의 의미, 인간관계, 행복, 미래라는 6가지 주제를 통해

‘정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일을 다시 시작하고는 이렇게 오래 쉰 적이 없었기에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이유로 휴직을 결정하고

오늘까지의 2년여의 시간이 스쳐갔다.

나에게도 처음 몇달은

'나는 자유다!'

=

'이제부터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그림수업, 기타수업, 독서, 또 그림...

일주일의 대부분의 날을 그동안 못했던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고

오히려 일할 때보다 더 바쁘게 보내며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농담을 진담 삼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은퇴나이가 딱히 없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관절은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아픈 곳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강의에 최적화된(?) 기차화통 목소리에서 자신없는 목소리로 바뀌며

어딜가도 구석자리를 찾아 앉고 나서기를 주저하는 성격으로 변해가고 있다.

나이를 먹을 수록 더 빠르게 진행되는 듯한 노화...

노화와 죽음을 두려워하는 내게 저자는

'지금을 온전히 살수 있다면 다가올 노화와 죽음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생각보다 멀리까지 와 있음을 깨달을지 모른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세상에 특별한 뭔가를 남기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멋진 사람이 되지 않아도 자신이 살았다는 걸 누군가가, 언젠가 기억해 주면 좋겠다,

딱 그 정도로만 생각하고 비장해하지도 어깨에 힘을 주지도 말고 살아갔으면 한다.'고도...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숨쉬지 말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해도 된다고 생각하자’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때로는 일임을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일이 된다.

함께 일할 때는 그렇게 신경 쓰이지 않을 상황도

혼자 있을 때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된다고 압박을 느끼기 쉽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나태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일단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인간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보는 습성이 없어진다.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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