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 - 나에게 질문하는 순간 관계가 풀리는 ‘자아 리셋’ 심리학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8
김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유튜브·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는 나에 대해 질문하는 생경한 순간을 통해 관계의 문제를 풀어가는 심리 처방을 담고 있다. 프로이트, 라캉, 들뢰즈, 플라톤 같은 철학자들은 ‘자아’에 대해 어떻게 정의 내렸으며, 자아를 이루는 정체성과 무의식은 어떤 식으로 우리의 행동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 나의 내면 속 불안과 욕망을 어떻게 다루고 어떤 삶의 태도를 지양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유한 나를 찾고 타자와 올바른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나만의 고유한 행복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자아 리셋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다 보니 그간 우리는 자아에 대해 어떤 오해를 하고 그것이 왜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자아와 연관된 욕망과 불안, 나아가 자아 리셋 과정에서 타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의 주제를 연이어 다루게 되었다. 이 모든 주제는 하나의 일관된 문제의식, 즉 잘 살면서 나의 고유한 행복을 실현하는 것과 연관된다. 자아 리셋은 특별한 행위이기보다는 문제의식의 출발점이자 동시에 목적이며, 끊임없는 변화 과정을 뜻한다. p8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자아를 거울의 이미지로 설명한다. 거울은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것 혹은 나의 기분을 담는다. 객관적인 것 같지만 사실 거울은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내 모습이 비치지만 그것은 이미지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미지를 실제 자기라고 믿고 온갖 애착과 정서를 거기에 투영하면서 자아상을 중심으로 내 주변의 것을 배치하고 바라본다. 자아 자체가 원래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심리적 동일시와 주관적 애정과 평가의 산물인데 이를 정체성의 핵심이자 출발점처럼 믿는 것이다. 거울 이미지가 아닌 진정한 자신을 보아야 한다. 자아는 처음부터 자명하게 있는 그런 의식이 아니라 거울이 만드는 상이다. 거울이 보여주는 것은 한갓 이미지에 불과하며 실제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이미지는 얼마든지 상상과 변형이 가능하고, 심리적인 측면을 반영하지만 실제 나는 그런 이미지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자아를 리셋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아의 이런 본질과 구조를 알아야 한다. p47
사실 나의 존재를 발견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절대 고정된 모습으로 가정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각자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어떤 이미지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내향형의 사람이다, 나는 굉장히 다정다감하다, 나는 섬세하다, 나는 쿨한 성격이다 등으로 자신을 규정한다. 그런데 그런 심리의 근거를 파헤쳐보면 자기가 배운 것, 경험한 것에서 나오는 고정된 관념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상화된 자아가 아니라 고유한 나를 발견하고 가꾸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상화된 자아가 진짜 나의 모습인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 p74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이 불안 시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는 불안의 성격을 조금 더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불안은 크게 현실 불안(reality anxiety)과 신경증적 불안(neurotic anxiety)으로 나눌 수 있다. 현실 불안은 외부에서 오는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며, 불안의 정도는 실제 위험의 정도에 비례한다. 현실 불안은 말 그대로 불안의 원인이나 대상이 명확한 경우다. 과거에는 현실 불안처럼 그 대상이 명확했다. 예를 들어 천재지변처럼 자연환경이 주는 공포감이 그런 경우다. 위험의 대상이 명확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다고 믿으면 현실 불안은 상당 부분 잠재울 수 있다. 팬데믹이 주는 고통과 두려움도 일종의 현실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실제 과학적 시도가 있기 때문이다. p150
삶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 때로는 타인 때문에 고통을 당하면서도 어느 순간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며, 프로이트가 말하려는 것도 이와 같다. 인간은 그 본성상 사회적 존재일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문명은 인간의 존재 기반이 된다. 인간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고립감이며, 공동체로부터 배척되는 상황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사회적 존재’일 수밖에 없다. 공동체를 떠나서는 인간다운 삶이 불가능하며, 자아에도 이런 사회적인 것이 당연히 반영된다. p192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는 이것을 진정한 관계맺기라고 말 할 수 있다. 나와 나의 관계를 건강하게 맺고, 이것을 바탕으로 타자를 수용해 나와 타자의 관계를 제대로 맺으면 비로소 '우리'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공동체적 관계다. 공동체를 만드는게 목적이 아니라 상호 호혜성과 공존의 노력이 모색될 수 있는 틀인 새로운 공동체적 관계를 잘 만들어야 하며, 그 관계가 추구하는 하나의 목표가 바로 공동선이다.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들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p242
'무의식을 모르는 자는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니다'
철학과에 재직 중이시고 정신분석학계 권위자이신 김석교수님의
' 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를 읽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없이 듣고
또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너 자신을 알라'
아이들이 떠나가고 혼자 남은 내가
내가 모르는 나를 알고 불안에서 벗어나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기에 읽게 된 책이라
더 집중해서 읽게 된 듯 하다.
너무 어렵거나 지루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초반부에 얼마전 시청한 영화 '돈 룩 업'을 예로 들어 주셔서
어찌나 반갑던지?!...
에베레스트 산만한 혜성이 지구에 떨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태를 바라보는 자아의 속성과 정치적 이해타산을 따지느라
세상을 위험에 빠트리는 대통령과 정치인들...
저자는 이 영화가 고도의 미디어와 정치 풍자 영화지만,
자아의 본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라고 이야기 한다.
망원경에 비유할 수 있는 자아...
자아는 클로즈업된 것만 보고 믿으며,
지극히 단편적이며,
자신의 기호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으며
그렇다보니 자아가 판단하는 것을 진실이라고 믿기에는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한다.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학에는 자존감을 강화하라는 이야기가 상식처럼 강조되는데
자존감이 높으면 리더십도 강해지고, 야망도 키우는 등의 긍정적인 면이 있으며
정확한 나의 성격과 장점을 앎으로써 그것에 대한 자신감이 발현되는 것이 자존감의 본질이라는 구절을 읽으며
얼마전 만난 친구들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그날은 유독 어린시절이 회자되곤 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전학을 왔다는 이유로
동병상련(?)의 더 끈끈한 우정을 나눈 한 친구는
그 시절의 내가 자존감도 높고 리더십도 있는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또 다른 친구는 뭐라 이야기 하진 않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모습은 드러나 있고
또 어떤 모습은 감춰져 있는
MBTI만으로는 구분해 낼 수 없는 내 고유한 내 모습은 어떠한지...
인정욕구가 강한 난
모든 친구들이 날 좋아해주고
선생님들에게 칭찬 받는 아이고 싶었던 것 같다.
리더십을 발휘해 전학 온 다음학기 반장선거에 앞도적인 표차로 당선되기도 했지만
개학 첫날,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게 두려워 꾀병(?)처럼 아팠던 것도 내 모습이다.
불안은 미래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지불하는 승차권 같은 것이라고 한다.
미래의 기차에 올라타고, 그 미래를 어떻게 펼쳐질지는 나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아직은 진짜 내 모습이 무엇인지 딱 잘라 이야기하기 어렵다.
단번에 불안과 우울, 낮은 자존감, 쉽지 않은 인간관계를 모두 해결하긴 어렵겠지만
책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무조건 불안을 부정하고, 치료의 대상처럼 생각하기보다는
그것과 함께 살면서 내 삶의 무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기로 했다.
"자아, 리셋,
나도 모르는 나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