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는 말 대신
강관우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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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 작가가 바닷마을 보건소에서 근무했던 당시의 기록들에 그만의 따뜻한 생각을 곁들인 휴머니즘 에세이이다. 누군가에겐 그저 일터 또는 아파서 찾는 곳에 불과할 수도 있을 곳에서, 그는 그만의 시선과 태도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로부터 배우고, 또 그들을 위로해주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아픔이 많은 나날이다. 세상의 거의 모든 곳에 몸과 마음의 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는 의사로서 환자들의 몸을 보살피는 것과 동시에, 그저 사람으로서 그들의 마음을 안아주는 일을 함께하려 애쓴다. 어쩌면 완벽한 치유와 위로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다정하고 건강한 보살핌을 건네기 위해서 늘 고민하고 바라는 것이다.

몸이나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람에게도 위로와 걱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줄곧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입은 곳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디 또 불편하신 데는 없으세요?’ 작가가 책을 통해 건네는 이 따뜻한 말 한마디가 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어설픈 공감이나 어색한 리액션은 오히려 상대방을 외롭게 만든다. 사람들이 말하는 ‘잘 들어주는 사람’은 리액션을 잘하는 사람보단, 공감을 잘 하는 사람을 일컫는 것이 아닐까. 정말 그렇다. 우리의 삶에서 이웃의 감정과 상황에 대한 공감 없이는, 어떤 밝고 긍정적인 일도, 사랑과 배려도, 웃음과 행복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P68~69  


아픈 무릎을 이끌고 내원한 분들에게 약만 주고 돌려보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저 출처 모를 모호한 양심에 이끌려 어디 불편한데 없으시냐 물었던 것 같다. 사연 많은 환자들에게 내가 내어드리는 작은 배려와 여유가 그들의 삶에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
내일도 한 마디 건네야겠다.
어르신, 어디 또 불편한 데 없으신가요? p93


어떠한 대상에 마음 주는 것을 그리 겁낼 필요는 없다. 어떤 현상을 겪기 전부터 진한 염려를 꾹꾹 담아 움츠릴 필요가 없다. 빤히 응시하고 있으면 그 현상이 주는 교훈과 그 대상이 선사하는 선하고 악한 영감 모두가 사람의 자양분이 된다. 시선 둔 곳에 마음이 머문다. 마음 머문 곳에는 싹이 튼다. 반드시 튼다. P146~147



큰 아이 결혼식 준비만으로도 정신없는 상황에

꼬맹이 독립할 집보러 다니느라 하루해가 짧기만한 요즘...

안먹던 비타민도 꿀떡 삼키고

홍삼까지 챙겨 먹고 있지만

몸은 왜 이렇게 힘들고 지치는지 아침에 눈뜨기가 힘겹다.ㅠ.ㅠ


위로가 필요한 날 내게 온 책

'힘내라는 말 대신'


책을 읽으며 몇번씩 아주 오래전 병원집 딸이었던

그때로 돌아갔다.


살림집과 병원이 같이 있었던 탓에

약포장을 돕기도 하고

간호사언니들과 같이 소독한 붕대를 감곤 했는데

1회용 주사기를 사용하고

쉽게 붕대며 의료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지금에 비하면

참 열악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크고 작은 가발공장과 섬유공장이 많았던 성수동... 

그때 그 시절엔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전이라

아마도 병원 문턱이 높았으리라...


말수도 많지 않으셨고 가족들에겐 무뚝뚝한 할아버지셨지만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겐 그 누구보다 살가우셨고   

꼼꼼하게 진료하신 덕분에 꽤 많은 아픈 환자들이 병원을 찾았고

할아버지의 진료용 책상 서랍속엔 병원비 대신 환자들이 맡기고간

낡고 사연 많아 보이는 시계들이 몇개씩 쌓여가곤 했다.


그래서인지 더 공감하며 읽었던

의사인 작가의 첫 저서 〈힘내라는 말 대신〉은

작가가 바닷마을 보건소에서 근무했던 당시의 기록들과

그만의 시선과 태도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배우며 

바닷마을 주민들에게 전했던 따뜻한 위로의 말들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진정한 위로란,

낼 힘조차 없는 당신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네 곁에 있겠다 말하는 일.

나의 말을 줄이고 당신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

죽지 못해 사는 당신에게 살아 건승하라는 말 대신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일.

시비를 가리기 전 당신 편이라고 먼저 확신을 주는 일.

연락 좀 하라는 말 대신 연락하겠다고 말하는 일.

당신의 눈물 한 방울 앞에서 나의 것 두 방울을 흘리는 일.

드러난 당신의 수치 앞에서 더한 나의 수치를 공유하는 일.

큰일이라며 당황한 당신에게 그럴 수도 있다고 안심시켜주는 일.

괜찮냐는 물음 대신 분명 괜찮을 거라 단언해주는 일.

그런 일 갖고 그러냐는 말 대신 그런 일 갖고 오느라 애썼다고,

대견하다고 말해주는 일.

당신 마음이 와르르 무너질 때 내 작은 마음을 지켜 당신 기댈 곳이 되어주겠다고 말하는 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일.
당신 곁에 함께하겠다고 말하는 일.

P44~45



오늘도 난,

맘에 들던 오피스텔을 순식간에 놓치고

코 빠트리고 있는 꼬맹이에게

괜히 쿨한 척

"걱정하지마, 네겐 엄마가 있잖아~" 하며

토닥토닥 등 두들겨 출근을 시키고

이 글을 쓰고 있다.


힘내라는 말 대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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