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기쁨 -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
권예슬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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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______조차 취향이라 부르기로 했다. 내 안의 무해한 존재들에게 ‘취향’이라 이름 붙이는 순간들을 기록했다. ‘까무룩’이라는 단어, 오전 9시 40분 동작대교를 지나는 열차 안, 채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달콤함, 단발머리를 흔들 때 목 끝에 닿는 머리칼과 바람의 느낌, 어릴 때 친구들과 주고받은 쪽지들. 이런 반짝이는 것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취향이라 이름 붙여도 되는지 몰랐고, 그것들을 드러내는 방법에도 어리숙했던 과거들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항상 선택 앞에 흔들리는 보통의 우리들을 위해 쓴 책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취향이 가난했던 게 아니라 내 마음이 가난했다. 반짝이는 것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에 ‘취향’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는지 몰랐고, 그것들을 드러내는 방법에도 어리숙했던 것이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분야라고 해서 나 역시 좋아해야 할 필요가 없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p15


‘남는 에너지로 취향을 가꾸는 게 아니라, 취향을 가꾸다 보니 에너지가 생기는 거였구나.’ 없는 줄 알고 지내왔지만 사실은 방치해 두고 있었던 내 소중한 취향들. 비록 여전히 희미한 색이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제부터라도 내 취향들이 그 자체로 더욱 오래 윤기 날 수 있도록 귀를 기울여주고 시간을 쏟아볼 셈이다. 금방 사라질 한 줌의 취향이라도. p28


요즘은 전보다 잘 사는 기분을 자주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다. 정말 사소한 순간이라도 꾸준히 쌓아 나가다 보면 정말 ‘잘 사는 나’를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잘 사는 기분은 정말이지 중요하다. 쌓여 가는 그 기분만으로도 우리는 정말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p65


말만 하는, 생각만 하는 사람이 아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하는 사람’으로 오래도록 남고 싶다. 더 나아가 ‘아직도 하고 있는 사람’으로. 그렇게 나만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다 어느 순간 뒤돌아봤을 때 스스로를 가만히 쓰다듬어주며 ‘나 정말 대단하네!’ 라고 말할 수 있는 먼 훗날의 나를 떠올리며, 오늘도 시작해 보련다. p165


취향을 찾아가는 지도가 있다면 그 지도의 끝에는 진짜 ‘나’가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닐까? 우리 모두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머나먼 여정을 떠나온 것일지도. 그러니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나만의 취향 찾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여행이 그렇듯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여행으로써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니까. 때론 길도 헤매고 생각지 못한 경험도 하면서 차곡차곡 나만의 취향 여행기를 완성해 보는 거다. 완성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아마 완벽한 완성은 쉽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를 멈추지 않고 떠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겠지. p227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날도

그 어느때보다 위로가 필요한 날이었다.




모든게 다 귀찮기만한 날이었지만

그냥있다간 기분이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것 같아

가방에 책한권을 넣고 별다방을 찾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할까하다가

할로윈 메뉴중 묘한 보랏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던

아이스 젠틀 조커 스윗 사워를 주문했다.

보라색과 붉은 색의 으스스한 색감으로 즐기는 할로윈 메뉴라는데

내취향은 아닌걸로...

별다방에서 신메뉴를 맛보긴 하지만

굳이 커피취향을 묻는다면

난 그냥 아메리카노가 좋다.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

취향의 기쁨...


 

 


 

그림이 잘 그려질때도 있고 그러지 못 한 날도 있다

어깨너머로 배운 부족한 실력이기에

잘 그려지지않은 날이 더 많지만

그래도 일단 펜을 들어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잘그려진 날의 성취감을 또 맛보고 싶어서

아무것고 그리지 않은 날의 기록보다

삐뚤빼뚤한 그림이라도 그려낸 날의 기록들이

내겐 의미가 더 깊을테니까... p60


지난 여름,

실력도 안되면서 다음달 있을 전시회에

선생님과 다른 회원들의 누가 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잘그려지지않은 그림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캔버스를 채워갔었다.

막상 계획했던 8개의 캔버스를 채우고나니

성취감보다는 허탈감이 더 커서 그 이후

연필도 펜도 못들고 있던 차에

인스타툰 연재 작가라는 저자의 한 컷 그림과 글에

딱딱하게 뭉쳐있던 안좋았던 마음이 조금은 말랑해진 느낌이다.



'내 취향은 이래요~'라고 말하기엔

무향의 보잘것없는 취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는 동안 그럼에도 작가의 말처럼

겉으로 봤을 때는 멀쩡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군더더기들을 꽁꽁 숨겨두고

모른 척하기 바빴던 날들을 떠올린다.

 





취향은 좋아하는 내 모습이 점점 더 많아지는 삶을 살고 싶다는 희망이다.
내게 없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나의 생각에 더 집중하며 살겠다는 다짐이다.
오늘도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기를, 나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비(雨)...

   아아 지금은 따뜻한 커피...

   아이스크림(체리쥬빌레)...

   음악(Elton John Tonight)...

   영화와 책...

   향수(Estee Lauder Pleasures)...

   비오는 바다, 오래된 LP, 갓 구운빵...


내가 한때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떠올리며

내가 잘 몰랐던 나를 만나기 위해

취향을 찾아가는 지도를 만들어 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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