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치심에게 - 힘들면 자꾸 숨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최경은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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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감정인 수치심은 관계의 적정선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너무 자주, 너무 과도하게 나타나면 관계에 어려움을 만든다. 유럽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심리학자이자, 우리에게는 ≪센서티브≫를 통해 예민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 준 섬세한 심리학자로 잘 알려진 일자 샌드가 이번에는 사람들의 가장 약한 마음인 수치심을 치유하고자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이 나에게는 존재를 뒤흔드는 큰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는 수치심을 자극하는 버튼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왜 수치심을 느끼고, 또 각기 다르게 느끼는 걸까. 저자는 성장 과정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생긴 마음의 구멍이 수치심이 되는데, 각자의 경험이 다르기에 그 양상 또한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은 어떤 면에서 수치심을 느끼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보는 것은 수치심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

래서 이 책에는 수치심의 원인, 자신의 수치심과 마주하는 법에 대해 설명하며 수치심과 자기 억압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더불어 수치심 극복을 위한 도구들을 자세히 알려준다. 장별로 자신의 수치심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과제들도 수록돼 있어 직접 답을 채워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끝부분에 실린 수치심 자가 진단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수치심 정도를 미리 가늠해 보고 책을 읽기 시작해도 좋겠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남들에게는 사소한 문제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깊은 수치심을 느낄 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단어를 잘못 발음하거나, 셔츠에 살짝 얼룩이 졌거나, 이모티콘을 잘못 보낸 일로도 누군가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이라면 별일 아닌 것으로 금세 떨쳐 버리거나 어쩌면 기억조차 안 날 그런 일들 말이다.  p20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가 닭이나 오리들 틈에 끼어 있는 미운 오리 새끼라고 생각하며 감정 이입을 하기 쉽다. 마음속으로는 주변 사람들을 마치 자기랑 어울릴 자격이 없는 암탉들처럼 여기고 깔보며, 친구들도 그저 잠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말로 뛰어나고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p103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때로는 실패를 겪기도 하는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갈 용기가 있어야만 비로소 깊이 있고 따뜻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초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결국 외로워진다. p105~106

수치심이 깨어나면 다른 사람들을 멀리하게 되고 그저 숨어 버리고만 싶은 기분이 든다. 특히 애정 어린 눈길이 나에게 가장 필요한데도 그런 눈빛을 마주하게 되면 더더욱 달아나고만 싶어진다. 사랑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신의 수치심과 나약함을 남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감추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너무 애쓰는 것이 문제다. p113

당신의 삶이 힘든 데는 이유가 있다. 당신한테 뭔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있는 그대로 괜찮은 사람이다. 하지만 과거에 일어난 어떤 일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깊은 불안을 품게 되었다. 수치심에 시달리면서 살아가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p193

나의 수치심에게
책 읽기를 시작하며 내게 있어 가장 수치스러운 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중3때로 기억되는데 체육선생님이 날 운동장 단상에 세우시고
신입생들 앞에서 국민체조 시범을 보이라고 하셨다.
빼는 성격은 아니기에 운동장을 가득채우는 국민체조 음악과 함께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체조를 시작했는데 이게 왠일
3년을 입어 낡은 내 체육복은 내 힘찬 다리운동을 견디지 못하고
부드득 굉음(?)을 내며 가랑이가 터지고 말았다. ㅠ.ㅠ
내얼굴은 수치심에 벌겋게 달아오르고 
박장대소하시는 선생님과
차마 웃지도 못하고 안쓰럽게 날 바라보던 신입생들의 눈길
친구들이 앞뒤로 에워싸듯 날 가려주고 교실로 돌아가
정신없이 옷을 갈아 입었던 그날의 기억...
그 당시엔 더 할 수 없이 수치스럽고
쥐구멍이라도 들어가도 싶은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추억의 한장면이 되었네...
이 책은 저자가 오랜 기간 쌓아온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지키면서도 세상과 가까워지는 ‘자기보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가장 힘든걸 묻는다면 추석?!...
이 아파트로 이사오고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동안
늘어난 짐과 옷으로 치우고 또 치워도 당췌 티가 나질 않는데
예비사위 초대한 날은 성큼성큼 가까와오고
걱정은 태산같이 늘어만 간다.
생각해보면 처음 우리집으로 인사오는
예비사위가 더 긴장되고 떨릴찌도 모르는데
나 왜 이토록 이 작은 아파트가 초라하고 부끄럽게만 느껴지는 건지....ㅠ.ㅠ

맞춤법 틀리게 보낸 문자 한통에 마음이 편칠 않기도 하고
마음이 힘들때면 오히려 나만의 동굴로 더 깊이 숨어들기도 하는 나이지만
초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해본적도 없으니
내가 남들처럼 평범하고 때로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점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아이들의 응원에 오늘도 힘을 내보자.
"난 괜찮아!~"

수치심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용기 있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나의 욕구와 불안, 분노를 포함해 내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 곁을 지킬 수 있는 용기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수치심이 들 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노출' 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수치심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얻을 수 있는데도 자꾸 망설이고 주저하게 된다.
남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쓰는 행동이 사실은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덜어 내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남들처럼 평범하고 때로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점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애정 어린 눈빛을 마주할 용기를 낼 때 비로소 우리는 수치심을 극복할 수 있다.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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