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쓰레기에 진심입니다 - 탐미주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찾은 일상의 작은 행복
김이랑 지음 / 싸이프레스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27만 팔로워의 사랑을 받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이랑의 신작 에세이. 작가는 꽃과 나무 등 식물을 주로 그리며, 때때로 주변의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그린다. 예쁜 것을 예쁘게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데다 ‘예쁜 쓰레기’를 다양하게 소비하고 수집하는 취미도 갖고 있다. 책에는 많은 이들이 알고 싶어 하는 폭넓은 취향의 역사가 담겨 있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예쁘고 귀여운 물건들로 가득한 작가의 생활공간을 따라 ‘작업실’과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에는 물감, 팔레트, 문구류부터 오랜 시간을 보낼 때 필요한 음식과 커피, 취향을 반영한 수집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인터넷 알라딘제공>

 

여행 때마다 새로운 내지를 하나 끼워 넣고 여권까지 넣으면 손에 쏙 들어오는 여행용 노트가 됩니다. 영수증도 붙이고, 여행 중간중간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하고, 카페에서 받은 예쁜 스티커를 붙여 넣기도 합니다. 여행이 끝나면 나만의 여행기록책이 한 권 완성되는 느낌이라서 좋아하는 기록 방법이에요. 이렇게 세 권의 손때 묻은 노트에 세월을 담아가는 중입니다.
모든 것을 손으로 기록하고 남겨야 안심이 되는 아날로그 인간으로서 수첩은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에요.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기록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가끔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인데, 그림을 할머니 될 때까지 아주 열심히 그려서 반 고흐만큼 유명해지면 제 기록물로 박물관을 하나 차릴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니 더 열심히 기록하고 남겨야겠다, 라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꿈은 크게 가지는 게 좋으니까요! p47~48


저는 정말 책을 좋아하고 책을 사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 책을 읽는 것은 아주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요. 최근 몇년간은 책을 전혀 읽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인터넷의 짧은 글에 익숙해져 긴 글에 집중을 못하게 된 이유도 이어요. 그렇지만 저는 책을 사는 일은 멈춰본 적이 없습니다. 독서는 하지 않지만, 책은 늘 사 모으고 있어요. 어디서 본 이야기로는 소장하는 책이 많으면 독서량과는 관계없이 머릿속에 어느 정도의 데이터베이스가 쌓인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의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제가 읽지도 않을 관상용 책을 사는데에 있어서 죄책감을 덜어주는 것에는 효과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진하여 읽지도 못하고 읽지도 않는 책을 많이 사 모으는 멋진 어른이 되겠습니다. p152~153


최근에 타이핑을 시작한 것은 그린 데이(Green Day)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의 가사입니다. 그린 데이의 보컬이 어릴 적,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했던 말이 제목이 되었다고 해요. 오래된 노래이지만 저는 최근에 알게 되었고, 매년 9월 말이 되면 꼭 찾아 들을 예정입니다. 반복되는 가사가 많아서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수많은 종이를 버렸습니다. 여러 번 시도한 끝에 딱 한 군데만 오타가 난 버전을 이 책에 싣기로 합니다.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치는 데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습니다만, 언젠가는 꼭 완성할 수 있겠지요. 인생의 작은 목표로 남겨두겠습니다. 큰 목표 없이 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작은 목표는 여러 개 만들어두고 하나씩 이루어가며 살고 싶어요. p159~160



아직도 멀었지만 조금씩 집안의 변화를 주고 있다.

버린다고 버리는데도 또 그만큼 사모으니

늘 포화상태인 우리집... ㅠ.ㅠ


얼마전까진 택배가 매일 오다시피하는 아이들을 탓했지만

따지고 보면 다 날닮아서라는 결론에

근간엔 잔소리도 그만두었다.


이런 상황에 마주한

'예쁜 쓰레기에 진심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귀엽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자주 하다 보니 이것이 제 인생관이 되었어요. 지나가다 마주친 작은 풀꽃도 귀엽고, 문구점에서 발견한 작은 지우개도 귀엽고, 과일 가게에서 본 바구니에 담긴 귤들도 귀엽다고 외칩니다. 세상 모든 것이 저마다의 귀여움을 가지고 있고, 그걸 알아봐주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 물건의 작은 디테일에 감동하는 마음, 어떤 것에서 고유한 매력을 찾아내는 관찰력, 그 물건에 담긴 사연을 기억하는 방법 등이 제가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소중한 것들이 많은 삶이라면, 언제나 행복하기 마련이에요. p5~6



며칠전, 큰 딸에게 선물 받은 마스크 스트랩과 얼음규브

어피치 좋아하는 딸은 이미 남자친구와 커플로 구입했다고 하고

내겐 라이언을 꼬맹이에겐 춘식이를 선물했다. 

귀여운거 좋아하는 엄마와 두 딸이 있는 우리집은

캐릭터 인형을 비롯한 굿즈들이 넘쳐난다.

꼭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쁘니 열심히 써보는걸로... ^^;



 


 



‘내가 갖고 싶은 그 디자인이 나올까?’ 두근두근하는 소소한 도박 같은 매력. 포장을 풀기 전에 디자인을 쭈욱 훑어보며 갖고 싶은 디자인을 골라봅니다. 사실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 디자인이 안 나와도 좋아요. 내 취향을 벗어나는 것을 갖게 되는 작은 재미가 있고, 어떤 것이든 자세히 살펴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제가 무엇이든 쉽게 만족하는 성격이라 그렇기도 합니다.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아도 대충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편이고, 만약에 정말 원하는 것이 나오면 엄청나게 기뻐하곤 합니다.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성격이거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성격이라면 랜덤 피규어 취미가 아주 딱 맞을 거예요. p127~128 


연초에 판매했던 별다방 플레이모빌을 갖고 싶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매주 줄서서 구입하는게 번거로워 쿨하게 포기했었는데

요즘 꽂힌 몰리피규어들들 보니 눈이 번쩍 뜨인다.

몰리 직업시리즈 피규어 중 화가가 갖고 싶지만 이게 랜덤이라

쪼매 무서운 삐에로가 나올까봐 차마 못 지르고 있었던차에

광복절연휴 가족들은 신나는 연휴겠지만

삼시세끼 밥하느라 허리가 휜(?)

날 위한 선물로 화가나 탐정이 나오길 기대하며

일단 두개만 주문! (^^)V





어느땐 제목에 끌려서

또 어느땐 표지가 예뻐서 데려오는 책들...


가능한 책은 심사숙고해서 구입하곤 있지만

점차 쌓여가는 책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는데

'어디서 본 이야기로는

소장하는 책이 많으면 독서량과는 관계없이

머릿속에 어느 정도의 데이터베이스가 쌓인다고 합니다.'

이 한구절이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 ^^;

가능한 책장을 더 이상 늘리지 않는 선에서

정리할 껀 정리하며 나도 책을 많이 사 모으는 멋진 어른(?)이 될 듯 하다.



 


책속에서 만난 수채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저자의 작업실

나도 도자기 파렛트를 비롯해서 각종 물감 등

예쁜 수채화 도구들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 이제보니 따라 그리기도 했던 1일1그림의 저자였네. ^^;


내가 닮고 싶은 귀여운 할머니모습...

무엇보다 건강하게

작지만 나만의 작업실에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 한 잔과 멋진 음악과 함께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며

행복한 기억들을 채워가고 싶다.


예쁜 쓰레기에 진심입니다

나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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