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베이
조조 모예스 지음, 김현수 옮김 / 살림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미 비포 유』와 『스틸 미』의 베스트셀러 작가 조조 모예스의 숨겨진 명작. 수백만 달러가 걸린 리조트 개발 계획 성사를 위해 호주의 작은 만 실버베이에 온 마이크 도머. 이곳의 유일한 호텔 ‘실버베이 호텔’에 머물며 고래 관광선을 운행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다. 아름다운 바다와 고래, 꾸밈없는 사람들은 개발 계획에 변수를 만들고, 호텔 주인의 조카이자 ‘이스마엘호’의 선장 라이자는 마이크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려버린다.

세상과 등진 채 호주의 작은 만에서 조용히 사는 라이자. 영국 런던에서 소위 잘 나가는 비즈니스맨이었던 마이크. 호주와 영국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서로 다른 두 남녀. 마음을 굳게 닫고 있는 라이자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마이크는 서로의 삶을 뒤흔들며 다가간다. 자신의 삶에 변수로 작용한 그들의 사랑은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것들을 포기하고 지금까지의 삶을 깨부수고 나오게 만든다. 자신보다는 서로의 삶을 지켜주기 원했던 이들의 사랑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끝까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이곳은 이제 여름철마저 조용한 편이다. 대부분의 휴가철 관광객들은 이제 클럽이나 고층 호텔 그리고 확실한 즐길 거리들이 있는 코프스하버나 바이런베이로 향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우린 대부분 그 편이 더 잘됐다 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p7


바다, 그것 자체가 하나의 풍경 같다. 시야의 세 면을 끝없는 바다가 다 채울 정도로 멀리 나가면 당신의 시선은 물의 거대한 움직임에 길을 잃고, 태양이 구름 사이로 비추는 눈부시게 빛나는 지점으로 빨려들기도 하고, 저 멀리에서 높이 솟아오르는 하얀 파도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나는 육지에 익숙한 인간이므로 긴장이 전혀 안 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 발밑으로 느껴지는 철썩임과 삐걱거림을, 그 불안정함을 극복하고 나니 혼자라는 느낌이,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움직이는 배의 자유로움이 좋았다. 나는 탁 트인 바다와 하늘을 받아들이며 라이자의 얼굴에서 내내 팽팽하던 경계심이 차츰차츰 풀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좋았다. p122


그것은 삶, 죽음 그리고 순환에 대한 메시지였다. 모든 것이 덧없으며, 모든 것은 결국 지나간다는 깨달음을 줬던 것 같다. 언젠가는 분명 나의 레티와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날을 내가 직접 정하겠다는 생각은 이제 버렸지만 p284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밤 눈물을 흘릴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작은 만을, 먼산을, 여기저기 흩어진 실버베이의 옥상들을 바라봤다. 새들의 노랫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엔진소리, 내 위쪽에서 킁킁 울리고 있는 해나의 음악 소리를 들으며 마치 무언가가 나를 내집에서 끌어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대체 어디로 돌아가는 걸까? 이제는 나를 질식시키는 도시로, 내가 사랑할 수 있을지 확신조차 없는 여자에게로? p466

한참 바다를 내다보다 보면, 바다의 천변만화의 감정과 광란, 그 아름다움과 공포를 보고 있으면, 모든 이야기들이 거기 다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랑과 위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삶이 우리의 그물에 가져다주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키를 잡고 있는 당신의 손이 모든 걸 조정할 수 없기도 하며, 모든 게 다 잘될 거라는 믿음을 붙드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도 있다는 것을. p490




몇해전 존엄사에 대해 친구들과 토론을 벌일 정도로

인상 깊었던 '미 비포 유'를 쓴 저자 조조 모예스의 초기작

'실버베이'를 읽고 있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이라 그런지

호주 어디쯤에 있을 실버베이를 상상하며

더욱 빠져 들었던 것 같다.


과거의 아픔을 묻어두고 실버베이에 돌아와 이모의 호텔에 딸과 함께 머물며

고래 관광 사업을 하고 있는 라이자...


영국에서 잘 나가는 비즈니스맨으로 리조트 사업을 성공 시키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실버베이에 온 마이크...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은 함께 바다로 나가 고래를 보고

라이자의 딸과 어울리면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하지만 실버베이 개발 소식이 들려오고 그 중심에 마이크 그가 있다.

실버베이를 있는 그대로 자연을 지키려는 라이자와 

안정된 삶을 위해 개발을 성공 시켜야 하는 마이크

실버베이에 머물수록 조금씩 가치관이 변해가며  마음이 혼란스럽다.

 

고래관광이 너무 많이 예약된 날만 빼면

이젠 거의 매일 이스마엘호를 타고 고래의 이동을 보러 함께 나선다.

그렇게 가족이 되어가는 이들...


눈부시게 부서지는 바다와 고래...

멀리서 들려오는 새들소리와 엔진소리...

아! 바다보러 가고 싶다...  ㅠ.ㅠ


나는 많은 일들을 겪었고, 비록 나의 가장 깊은 곳에는 그 누구도 대신 채워줄 수 없는 빈 공간이 있지만,

내겐 가족이 있었다. 그 생각에 나는 불현듯 행복감을 느꼈다.  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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