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위로 -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강세형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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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조금 우울했지만 오늘은 또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를 보내는 당신에게, 강세형 작가의 위로가 도착했다. 바로, '희한한' 위로. 6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강세형 작가는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나를, 의심한다> 등의 책을 통해 때로는 위안을, 때로는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해왔다.

최근 몇 년 제법 힘겨운 시간을 보낸 그녀는 '다들 어떻게 견디고 있는 걸까?'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찾기 위해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쓴 글들은 오히려 각자의 역량껏 이미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희한한' 위로가 되어준다.

어떻게든 애를 써 일어나려 할 때 누군가 다시 짓눌러 주저앉히는 것 같은 삶. 그때 작가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친구의 농담 앞에서, 낯선 이의 무심한 배려 앞에서, 아무 생각 없이 틀어놓은 영화 앞에서 울고 웃고 위로받았다.

"어쩌면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작정하고 내뱉어진 의도된 말에서보다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이라는 단순명료한 깨우침에 그녀는 슬럼프와 위기가 찾아온 이들에게, (그것을 극복하게 해주진 못해도) 그 시간을 함께 보낼 작은 책을 놓아둔다. <희한한 위로>라는 작은 책을. "이 책이, 당신의 위로를 발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출처 : 인터넷 알라딘 제공>


 

희한한 위로


제목을 보는 순간,

내용도 제대로 보지 않고 북카트에 넣어두었는데

얼마전 강의를 듣고 있는 최작가님의 책을 구입하며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근간에 방송되는 모 CF속의 펭수가

'힘든데 어떻게 힘을 내나요!'라고 외칠때

나도 모르게 '맞아!~'라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작가의 말처럼

정말 힘이 들땐

'다 잘될꺼야'라는 그 한마디가 위로는 커녕 야속하게 들리기도 했던 것 같다.


어려서부터 시험날이 다가오면 공부는 안하면서

구내염때문에 고생을 하곤 했다.

한두개가 아니고 크기도 커서

심할 땐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날만큼 아팠다.ㅠ.ㅠ

저자처럼 몇가지 검사를 받기도 했는데

류마치스는 맞지만 베체트는 아닌걸로...


결혼을 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여서

지금처럼 명절이 다가오거나 강의가 많아 몸이 힘들 땐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건 아니니

김씨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어깃장을 놓곤 했는데

어느날인가 심각한 얼굴로

본인이 아무래도 구강암(?)에 걸린 것 같다고 한다.

너무 아파서 밥도 먹을수가 없노라며...


슬쩍보니 나보곤 엄살이라던 바로 그 구내염! ^^;

그 일로 병원에 다녀온 후부턴

나의 대표 꾀병(?)이라던 구내염을

'너 요즘 진짜 피곤하구나!' 정도의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게 되었으니

역시 경험만큼 확실한 건 없는 듯 하다.

 


 

얼마전,

이웃에게 받은 토분 두개에 꽃기린과 멕시코소철을 심었다.


요즘 내 또 다른 위로 반려식물...

책속에서 <아무튼, 식물>을 다시 보게 되니

너무 반가왔다.

망서림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나역시 이 책을 계기로 초보식물집사가 되었으니 말이다.


오늘도 아침인사를 건네고

물을 주고

노란잎을 떼어주며

예쁜 초록이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올 연말에 신승훈콘서트가 있다면

혼자라도 그의 콘서트에 꼭 가보리라 결심을 했다.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의 한구절

긴 장마를 이겨낸 식물의 성장

좋아했던 가수의 노래 한 곡...


너무 사랑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가슴앓이를 하게 되는 이 가을에

이렇게 위로 받으며

또 잘 지내보기로 하자.


희한한 위로...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 또한 참 희한하고 엉뚱한 곳에서 위로받곤 했던 것 같다. 너무도 따뜻하고 자상한 미소와 함께 "다 잘될거야"라고 말해주는 사람 앞에선 배배 꼬인 심보를 보이다가도 "어떻게든 되겠지!" 농담처럼 내뱉어진 친구의 말에서 오히려 위로받았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무심한 작은 배려 하나에 눈물이 핑 돌 때도 있었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웃거나 하고 싶어서 틀어 놓은 코미디 영화가 뜬금없이 날 감동 시키기도 했다.
어쩌면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작정하고 내뱉어진 의도된 말에서보다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p10

그즈음 지인이 책 한권을 빌려줬다. 아는 후배가 책을 냈는데 모니터 겸 한 번 봐달라는 거였다. 그 책은 디어클라우드의 이랑씨가 쓴 <아무튼, 식물>이라는 책이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몇번이나 울컥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어쩐지 참 다행이고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

위험한 시기에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아주 운이 좋았다. 이제 와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때의 식물에 대한 애정은 위험한 날들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붙잡은 지푸라기 같은 존재였던 것 같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 그렇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식물을 키우는 동시에 병원에도 갈것이다. <아무튼, 식물> 중에서 p70

나이를 먹는 다는 건, 조금씩 나를 알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참 쉽지가 않았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어느 순간 단번에 정답이 딱! 찾아지는, 그런 드라마틱한 일은 적어도 나에겐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하나씩 하나씩 지워가며 나는 나를, 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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