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 (양장)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2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애니메이션 <빨강 머리 앤> 원화 그림, 박혜원 옮김 / 더모던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앨리스 이래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마따나, 역대 최강의 러블리 캐릭터 '앤 셜리' 이야기의 첫 권인 <빨강 머리 앤>(원제: 초록 지붕 집의 앤 Anne of Green Gables)이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라는 주제곡이 절로 흥얼거려질 만큼 유명한 동명의 TV 애니메이션 원화를 '만화책'처럼 구성해 넣은 삽화 덕분에, 긴 분량의 완역본이지만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

'초록 지붕 집'에 실수로 입양된 고아 소녀가 엉뚱한 상상력과 긍정의 에너지로 어려움들을 돌파해 가는, 세계에서 가장 유쾌한 성장소설이다. 캐나다 작가 루시 M. 몽고메리의 자전적 삶이 녹아 있어서 등장인물 묘사가 생생하고, 특히 서정적인 자연을 서술한 문장들이 탁월하다. 그래서 소설의 배경인 프린스에드워드 섬은 항상 팬들로 북적이고, 이 책은 TV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를 넘어서 꼭 읽어봐야 할 고전으로 꼽힌다.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시골 마을 에이번리, 거기서도 가장 외딴 농장에 사는 매슈와 마릴라 커스버트 남매에게 중대한 시련이 닥친다. 농장 일을 도울 남자아이를 입양하려고 했는데, 삐쩍 마른 빨강 머리 여자아이가 나타난 것. 아이는 이름이 '끝에 e가 붙는 앤'이지만 '코딜리어'라고 불러달라거나, '흰 사과꽃이 만발하고 개울 웃음소리가 들리는 초록 지붕 집'에서 살게 해주면 착한 아이가 되겠다는 엉뚱한 애원으로 마릴라의 혼을 쏙 빼놓는다.

하지만 "빨강 머리! 홍당무!" 소리에 발끈해서 린드 부인과 싸우는가 하면, 자수정 브로치를 훔쳤다는 의심까지 받게 되는데……. 가여운 앤이 초록 지붕 집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인터넷 알라딘  제공]

 

작은 아씨들에 이어 어린시절 재미있게 보았던 빨강 머리 앤...

아마 책을 다시 읽어봐야지 했던 건

지난해 서울숲 갤러리아포레에서 전시중이 내 이름은 빨간머리 앤을

관람하고 와서 부터였던 것 같은데 책을 구입할 기회가 없다가

며칠전 전시회를 함께 갔던 아우로부터 '빨강 머리 앤' 책선물이 도착했다.

다른 선물이었더라도 기쁘게 받았겠지만

도서관도 휴관상태고 요즘은 책선물 완전 환영이다. ^^


어느해부터인가 빨강 머리 앤에 대중의 관심이 다시 쏟아지면서

빨강머리 앤을 주제로 한 비슷한 제목의 책들이 출판되기도 했는데

백영옥작가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과

위트 넘쳤던 최현정작가의 빨강머리N을 읽기도 했지만

선물로 받은 빨강머리 앤은 만화로 보았던 화면들이 삽화로 들어있어

흥얼흥얼 만화주제가를 불러보기도... ^^;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강 머리 앤
외롭고 슬프지만 굳세게 자라

가슴에 솟아나는 아름다운 꽃
하늘엔 뭉개구름 퍼져 나가네

빨강머리 앤 귀여운 소녀
빨강머리 앤 우리의 친구

빨강머리 앤 귀여운 소녀
빨강머리 앤 우리의 친구 


다시 읽는 빨강 머리 앤은 예전의 감정과는 좀 다르다.

앤이 초록 지붕 집에 도착해

앤이라는 이름 대신 코딜리어가 불러달라며 우기기 시작하자

나도 모르게 에공 좀 참지 가만히 있어도 데리고 살지말지인데 싶어지며

예전의 내가 무조건 빨강 머리 앤의 편이었다면

어느새 중년이 된 난 마릴라 아줌마의 눈으로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우울한 소식만 들려오는 요즘

앤과 함께 상상력을 키우고

시험점수 따위가 인생에 그리 중요한 건 아니라는 사실과

긍정에너지속에 읽은 빨강 머리 앤...

 


"코딜리어라고 불러 주시겠어요? "불러 주라니? 코딜리어가 네 이름이지?" "아뇨, 제 진짜 이름은 아니지만, 정말이지 우아한 이름이잖아요."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구나. 코딜리어가 아니면 진짜 이름이 뭐라는 거니?" 이름의 주인이 머믓머믓 입을 열었다. "앤 셜리요... 하지만 제발 코딜리어라고 불러 주세요. 제가 여기 잠깐 있을꺼라면 절 뭐라고 부르든 아주머니께는 상관없잖아요. 앤이라는 이름은 하나도 낭만적이지 않단 말이에요." p53




퀸스를 졸업할 땐 미래가 곧은길처럼 제 앞에 뻗어 있는 것 같았어요.
그 길을 따라가면 중요한 이정표들을 수없이 만날 것 같았죠. 그런데 걷다보니 길모퉁이에 이르렀어요.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 가장 좋은게 있다고 믿을래요. 길모퉁이에도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p518



퀸스에서 돌아와 창가에 앉았던 그날 밤 이후로 앤 앞에 놓인 미래의 지평선이 좁아졌다. 하지만 발 앞에 놓인 길이 좁아진다 해도, 앤은 그 길을 따라 잔잔한 행복의 꽃이 피어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진실한 노력과 훌륭한 포부와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있다는 기쁨이 앤에게 깃들었다. 그 무엇도 타고난 앤의 상상력과 꿈이 가득한 이상 세계를 빼앗을 수 없었다. 그리고 길에는 언제나 모퉁이가 있었다! p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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