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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세기의 눈 ㅣ 현대 예술의 거장
피에르 아술린 지음, 정재곤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흑백 이미지를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사진미학의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조망했다. 지은이가 브레송과 나누었던 5년에 걸친 대화를 비롯하여 전화, 편지, 엽서, 또는 팩스를 통해 주고받은 방대한 내용을 토대로 완성한 평전이다.
초현실주의에 심취해 있던 젊은 시절, 데생에 대한 열정, 전쟁과 포로수용소 생활, 살아오는 동안 만났던 친구와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브레송의 지나치리만큼 엄격한 사진미학과, 괴팍하고도 당돌한 성격, 그리고 '결정적 순간'이라 일컬어지는 수많은 걸작 사진들을 촬영하던 당시의 정황들도 상세히 묘사돼 있다.
이 책의 프랑스어판 원서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살아 있던 1999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카르티에 브레송이 생존인물로 묘사된다. 한국어판의 말미에 있는 '후기 - 세기의 눈이 세기의 누과 더불어 눈을 감다'는 카르티에 브레송이 2004년 세상을 떠난 후에 지은이가 그의 죽음과 사후 평가 등의 내용을 담아 덧붙여 쓴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카르티에 브레송은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카이유보트와 마네가 그토록 좋아했던 생라자르 역 뒤편 어느 울타리 판자 틈새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오랫동안 기다렸다. 물론 이 사진에 담긴 도형적 완벽성은 그의 탁월한 시선 덕택이고, 놀라운 리듬감과 디테일의 풍요로움, 멋진 반사광, 직선과 곡선이 이루는 절묘한 연금술은 그의 직관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치더라도, 뒤편으로 보이는 작은 광고그림 속의 여자 무용수가 마치 물웅덩이를 건너뛰는 중년남자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한 광경에 대해서는 뭐라 말해야 한단 말인가? 카르티에 브레송이 설명하기 귀찮으면 둘러대는 말처럼, 그저 “운이 좋았을 따름”인가? p112
카르티에 브레송은 보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의 비판의식을 눈에 금세 띄는 곳에 담지도 않을뿐더러, 뜻밖의 장면에 초점을 집중시키고, 기대했던 장면에서 기대하지 않은 의외성과 마주치게 만드는 사진작가이다. 예를 들면, 그가 1966년 르망의 자동차경주 24시간을 취재한 사진들에서 자동차는 거의 등장하질 않는다. 기껏해야 정비공이 한잔 걸치는 장면이나, 명사들이 칵테일파티에 열중하는 장면이나, 풀밭 위에 퍼질러 누운 관람객들이나 혹은 텐트를 친 연인들 사진 따위가 주를 이룬다. 간혹 자동차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뚜껑을 열어놓았거나 부속을 빼놓은 자동차 사진들이다. 다시 말해 달리지 않는 자동차뿐이다. 자동차 경주 르포에서 결정적으로 빠져 있는 부분은, 바로 속도였다. p354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프랑스의 사진가
서민들의 절묘한 순간을 포착해 찍은 사진으로
이미 유명한 사진가로 '매그넘 인 파리' 전시회에서
아예 독립섹션이 마련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진작가임이 분명하다.
누군가의 전기를 읽는 건 아주 오랜만의 일이다.
어린시절 자의반타의반 위인전들을 읽긴 했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전기를 읽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레 지루할꺼라고 겁을 먹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짐작과는 달리 흥미진진한 그의 삶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림과 사진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즘
구도나 그림자에 대한 그림공부가 사진 찍는 과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데생에 대한 열정을 책에서 읽고나니
더욱 그림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어린시절부터 범상치 않았던 그
맨 앞줄 왼쪽이 중학교시절의 앙리라고 하는데
단체사진에 저런 포즈를 취하는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
초현실주의에 심취되어 있던 시절
전쟁과 포로수용소 생활
경직된 인터뷰가 아닌
자연스런 대화로 이끌어 낸 작가의 힘을 느끼며
사진으로만 접했던 한 사진작가에 대해 알게 되고
더욱 그의 사진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책이었다.
어린시절과 젊은 시절 사진등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볼 수 있는 건 좋았으나
작품사진은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그의 작품이 담긴 사진집을 구입해야겠다.
봄이 오고
새싹이 돋고
꽃이 피기 시작한 3월...
이번 주말엔 상동호수공원이라도 한바퀴 돌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