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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다크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자정이 가까운 한밤에서부터
새날이 밝아오는 아침까지 일곱시간동안 펼쳐지는 이야기
하루키의 애프터다크를
자정이 가까운 시간 한적한 카페에서 읽기 시작했다.
이 시간 이렇게 밖에 있어본지도 오랜만인데다가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 기분이 이상하다.
아마 이 시간 밖에 있었다면 집으로 돌아 가기 위한 차안에서
누가 뭐라지 않아도 발을 동동거리고 있을터였다.
늦은밤 카페는 한적하니 책읽기 딱 좋은 분위기
감미로운 성시경의 노래를 시작으로 듣기 좋은 음악과 커피 한 잔.
책을 선물 받은지는 꽤 되었는데 아마도 바로바로 반납해야 하는
도서관 책을 먼저 읽다보니 자꾸 뒤로 미뤄졌던 것 같다.
오늘은 기필코 다 읽고 가는걸로...
이번 애프터다크에는
하루키가 좋아하는 음악은 물론이고 러브스토리 같은 올드무비(?)도 등장해 추억몰이를 하며
여전히 맛있는 음식과 고양이가 등장한다.
처음엔 마리와 에리의 다른 시점이 영~ 낯설고 이질적이라 생각되었는데 초반이 지나며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 흥미롭게 등장인물속에 함께하며 후딱 읽어내려 갔다.
책속에서는 심야에 혼자 책을 읽고 있는 여자아이에게 말을 건네는 청년이 등장하는데
늦은밤 혼자 카페에 앉아 책읽는 여자아줌마는 '저, 아줌마 뭐야?'하는
눈치만 받지 않았을까?
아마 아무도 시선을 주지 않았을찌도 모르겠지만
안하던 짓(?)을 하려니 왠지 뒷꼭지가 따가웠던 밤... ^^;
그는 눈을 감은채 뭔가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 것을 생각하려고 한다. 일상적인 것, 깊은 의미가 없는 것, 또는 순수히 관념적인 것.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공백 속에 그저 오르손의 무딘 아픔만이 느껴진다. 심장 고동소리에 맞춰 욱신거리며 해명처럼 귀에 울린다. 이상한 일이다. 하고 그는 생각한다. 바다는 아주 멀리 있는데.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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