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지난번 알라딘에서 구슬램프를 손에 넣기 위해

책을 고르다 눈에 들어온 책

김애란 작가의 '잊기 좋은 이름'


지금이야 예전보다 강의가 많이 줄었지만

한때는 1년이면 300명이상의 학생들을 만나고 헤어지다보니

길에서 만나면 얼굴은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통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아 난처하곤 했다.

상대적으로 내 이름은 성도 그렇고 이름도 여간해선

잊을 수 없는 이름이어서 내이름을 부르며 반가와할땐

더 미안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

옛생각을 잠시 하며 책을 기다렸다.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몇해전 개봉된 '두근두근 내인생'의 원작자라는 설명에

기대감이 상승한다.


내게도 소설을 좋아하던 시절이 분명 있었지만

노안이 온 이후로는 책읽기가 쉽지 않아

템포가 끊기면 스토리가 쉽게 이어지지 않는 소설 대신

부담없이 한꼭지씩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류를 더 선호하게 된 것 같다.


이번 잊기 좋은 이름을 읽으면서는

이런 색깔과 필력을 가진 작가의 책이라면

소설도 단숨에 읽어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방학특강이 시작되어 정신없는 와중에서도

정말 집중해서 곱씹어 읽게 되는 마력을 가진 책이었다.


1부 나를 부른 이름에서 어머님에 대한 이야기들이 향수를 불러 일이키며

특히나 더 좋았던것 같다.

그리고보니 나도 부사를 참 좋아하네... ㅋ


연호관념사전도 눈여겨봤던 꼭지다.

이역시 오래전이지만 나만의 단어사전을 만들고 싶던 기억이 났기에...

지금 생각하면 바로 쓰잘데기없는 짓(?)이었지만서두

그당시엔 꽤 진지하게 고민하며 노트를 채워나갔었다.


일요일 저녁 6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기 24시간전...


새로 맡은 29명의 이름을 아직은 다 외우지 못했다.

한분만 빼면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취업준비생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재직자들과는 다른 젊은 에너지를 느낀다.

맨앞자리 항상 열공모드인 설아부터 맨뒤 수줍은 설하까지

얼른 이름을 다 외우고 오래도록 기억할께.

아마도 그대들이 내 마지막 방학특강을 듣는 수강생일 것 같거든...

누군가의 문장을 읽는다는 건 그 문장 안에 살다 오는 거라 생각한 적이 있다. 문장 안에 시선이 머물 때 그 ‘머묾’은 ‘잠시 산다’라는 말과 같을 테니까. 살아 있는 사람이 사는 동안 읽는 글이니 그렇고, 글에 담긴 시간을 함께 ‘살아낸’ 거니 그럴 거다. p141

요 며칠 방에 혼자 있을 때면, 신애의 웅크린 뒷모습이 계속 아른댔다.
사실 난 신애가 좀 두려웠다.
하지만 이제 그녀 곁에 다가가 나란히 쪼그려 앉아 보려한다.
그러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그녀의 옆얼굴을 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어볼 생각이다.
당신, 대체, 거기서
무얼 그리 열심히 보는 거냐고.

세상에 ‘잊기 좋은’ 이름은 없다.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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