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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그냥 울어
스즈키 히데코 지음, 이정환 옮김, 금동원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초 · 중 · 고등학교 시절엔 얼른 어른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 많았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데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러나 어른이라는 지금의 자리가 만족스러운가?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나의 어른이라는 자리는 어린시절 나에게 미안할 만큼 평범하다. 아니, 슬픈일도 많고 화도 나고 원망스럽고 답답하다. 항상 그렇다면 살 순 없겠지만 다행히도 가끔은 행복하다. 그 가끔의 행복 덕분에 어른이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힘들땐 그냥 울어>를 만났다. 이시형 박사와 이해인 수녀가 추천한 책! 이라는 마크가 눈에 띈다. '슬픔을 삼킨다는 것 슬픔을 이긴다는 것'의 해답을 담고 있는 그 한마디는 바로 <힘들땐 그냥 울어>다. 책을 받아들고 갑자기 물밀듯이 밀려드는 슬픔이 느껴졌다. 그동안 얼마나 이악물고 참아왔던가. 만감이 교차했다. 그리고 아프고 슬펐던 내 인생의 에피소드들이 스쳐지나가면서 눈물이 왈칵 솟는게 아닌가.
소박하게 감사하는 것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에 대해 감사하자.
감사란 거창하고 대단한 일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열 가지의 감사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감사하는 마음은 어느새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P.35)
병원에서의 첫근무는 신규에겐 무리가 되는 부서에 발령났다. 기초도 없는 나에게 맡겨진 엄무량은 방대했으며 점차 말라가고 늘 골골거리는 듯이 아팠다. '아! 죽겠구만, 관둬버릴까?"하다가 내 길이 이렇게 힘들다면 한번 참아보자. 하고 견뎌내니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다고, 좀 더 편한 병동으로 발령이 일찍 났다. 편하게 일도 하고 적성에도 꼭 맞았다. 그리하여 다닌지 3년만에 나는 더 발전된 나를 위해, 나의 꿈을 향해 학교를 더 다니기로 결정했다. 수간호사님과 간호과장님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미국간호사의 꿈을 꿈꿨다. 학교일정과 병원일을 병행하고 잠도 하루 3시간 자게 되었지만 내 꿈을 향한 길이라 생각하면서 견뎌냈다. 힘들게 중간고사를 치르게 되었다. 결과는 좋았고 보상받은 듯한 기분에 날아갈 듯 기뻤는데......
엄마가 갑자기 암에 걸리셨다. 학교는 당연 가지 못했고, 엄마의 병 치료에 매달렸다. 내 인생은 엄마를 살리기 위한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그렇게 1년 반동안 투병생활을 하고 저세상 가신 엄마. 엄마 떠난 자리 뒤에 나는 좌절감에 빠졌다. 급하게 서두른 내 결혼은 신혼여행시간에 엄마의 장례식시간으로 채워졌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서 응급실로 세번 실려갔다.
'나는 왜 이럴까?' '신혼의 달콤함은 어디로 가고 임신이 이렇게 빨리되었지?' '아이 봐줄 사람도 없는데 나는 어쩜 이리 복이 없을까.' '내가 하고자 하면 늘 무산된다. 나는 원래 안되는 사람인가?' 이런 생각에 불행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나의 인생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단다. 이 질문들을 향해 바로 '아니야!'라고 외치고 머릿속에서 질문들을 지워 버려라.그리고 새로운 질문을 던져라. '이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이 일에서 무엇을 배우게 될까?'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순간 불행해진다.
불행하고 비참하고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 없다면 당연한 일들에 대해 감사해보자. 스스로 자신을 불행하게도 행복하게도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자.
불행과 행복은 어떤 전염병보다도 훨씬 강하게 전염된다. (P.41)
<힘들땐 그냥 울어>는 초라함을 느낄때, 외로움을 느낄때, 숨고 싶을때의 큰 소제목아래 25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은 이야기를 곁들인 색색의 치료약과도 같은 내용들이 나의 굽어진 등을 스다듬어 펴주는 것 같다.
엄마의 죽음으로 나는 좋은 남편을 만났고, 이쁜 쌍둥이를 얻었다. 직장은 쉬게 되었지만 쉬면서 또다른 취미를 갖게 되었고, 좋은 시부모님을 만났다. 앞으로 나의 꿈은 좀 더 수정될 지도 모른다. 꿈을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전환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