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서 있게 하는 것은 다리가 아닌 영혼입니다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박찬이 옮김 / 열음사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내 주변엔 암을 극복한 사람 혹은 암을 극복하지 못해 죽음을 기다리거나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있다. 암환자를 많이 봐 온 나는 특별히 암환자에 대한 측은심이 더 크거나 하지는 않다. 왜냐면 '노랑세상'을 주장하는 <나를 서 있게 하는 것은 다리가 아닌 영혼입니다>의 저자처럼 암덕분에 새삶을 얻은 사람들을 봐 왔기 때문이다.

이를 '긍정의 힘'이라고 함이 맞겠다. 저자의 노랑세상을 만나기 위해선 '긍정의 힘'이 필요한게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려본다.

 

왜 저자, 알베르트 에스피노사는 노랑을 택했을까? 아마도 우주의 근원이 되는 태양의 색이 노랑이라서 아닐까? 다행히도 나 역시 노랑을 무척 좋아한다. 집안 인테리어도 모조리 노랑이 들어가니까 말이다. 노란세상으로 바꾸기 위한 스물세가지의 발견이 우리가 반드시 만나야 할 '노랑세상'으로 가는 공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암이 발병된 건 그의 나이 열네살. 어린 나이에 힘겨웠을 법한 그 투병생활은 주변의 '노랑'이들 덕분에 '긍정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10년의 투병생활동안 한쪽 다리 한쪽 폐, 간일부를 잃게 된다.

다리 한쪽을 수술하고 나면 대부분 사람들은 통증과 상실감과 이상감각으로  고통스러워한다. 불구라는 말을 내뱉으면서 좌절한다. 그러나 저자는 수술전날 한쪽 다리를 보내는 파티를 열고 간호사에게 부탁하여 두다리로 춤을 추는 추억을 만든다. 잃는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잃는다는 것은 긍정적인 것이다. 이 사실을 암덕분에 배웠다고 한다.

 

다리 절단 수술하기 전날, 수술을 맡은 의사가 내게 한 말이 생각난다.

 "한쪽 다리에 이별 인사를 해. 네 다리와 연관된 모든 사람을 초대해서 큰 소리로 작별 인사를 해보는 거야. 지금까지 너를 지탱해준 다리가 아니겠어? 이제는 그 다리가 잘 떠날 수 있도록 네가 도와주어야 해." (P.30)

 

노랑이란 무엇인가. 마지막 장에서 그는 노랑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페인어를 한번 보자. 사랑amor,우정amistad,노랑amarillo은 모두 첫머리가 'am'으로 시작한다. 친구와 노랑은 같은 말이 아니다. 친구의 새로운 이름 노랑이다.

노랑 : 당신의 삶에서 특별한 사람들을 노랑이라고 한다. 노랑은 우정과 사랑사이에 존재한다. 노랑과는 굳이 만나거나 연락을 유지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노랑과 교제하는 방법은 스킨십,애정표현,포옹등이다. 배우자 외에는 이간관계에서 거의 오가지 않던 애정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다. (P.155~156)

 

노랑을 발견하고 노랑을 구별해 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작가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책을 다 읽고서 나온 감탄사. " 아! " 내 주위에도 노랑이가 있다. 노란 쉬폰커텐도 아니고 노란벽지와 노란 장판이 아니였다(처음에 노란세상이라길래 내주변의 노란색을 띄는 물건들을 돌아보았다.). 그가 말하는 노란세상은 희망을 주고 긍정을 주는 것이였다. 우정의 새로운 이름 '노랑' . '노랑'들을 만나서 나만의 '노란세상'을 꿈 꿔보고 싶다. 그들과 함께 나혼자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함께하는 희망찬 세상을 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