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향유하며 누릴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우리 나라가 단일 종교였다면 이러한 책을 접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한 종류의 건축물만 가득한 책이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나라 곳곳의 멋진 사찰과 교회 그리고 성당 이슬람사원 등을 직접 발로 밟으며 사진과 이야기로 남긴 이야기... 굳이 건축이라는 말을 앞세우지 않아도 우리들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신도들과 함께 있는 건축물 사진이 꽤 등장해서 그런지 건축물이 무척 훈훈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내가 이 책을 보며 종교건축도 시대에 따라 유연하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찰이나 절 하면 떠오르는 기본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있는 건축물을 많이 소개했다. 일본식의 조경과 같이 자연속에 있기는 하지만 잘 다듬어진 모습... 보통 자신의 종교가 아닌 바에는 크게 관심도 없을 뿐더러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 책에서는 다양한 종교를 골고루 우선순위 없이 다루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종교란 것 역시 절대자에게의 귀의 그리고 자신의 내면인 마음의 평화와 평안이라는 공통점을 서로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종일관 필자는 겸손한 자세로 차분히 설명을 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무척이나 해박하신 분이고 특별한 책을 쓰셨음에 틀림이 없다. 종교와 정치를 주제로 내세우다보면 날이 새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은 결코 수다스럽지 않고 난해하지 않다. 필자가 이끄는대로 따라와줄 것을 종용하지 않고 읽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의 느낌을 간직하게 한다. 웅장한 대웅전 앞에서 신을 벗고 첫발을 내딛고 부처님을 올려다 보았던 기분... 잠시 가슴속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쉬어가라고 나를 인도하는 기분이었다. 아직은 아기들이 어리기 때문에 훌쩍 어딘가를 자유롭게 여행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조금만 더 키워서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있는 소개된 건축물들을 나 역시 탐방하고 싶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직장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나를 때로 짓누르는 육아의 무게... 가끔은 다 내려놓고 깊이 호흡하고 싶다. 그곳이 어느 곳일지라도... 훌륭한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여유를 찾게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