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LG가 농촌으로 가는 까닭은
정연근 지음, 김진석 사진 / 녹색시민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나의 아버지께서는 퇴직 후 귀농을 선택하셨다.
그 선택에 대해서 우리 식구들의 생각은 거의 반대로 모아졌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원하는 바를 꺾을 수는 없는 법...
비록 가족들과는 떨어져 계시지만 서로서로 속고 속이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치열한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꼈던 수십년간의 세월들을 거친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시다.
햇빛과 물, 그리고 적당한 사료를 공급하면
변함없이 열매를 맺고 결실을 보여주는 가축과 채소들...
그 정직함과 성실함에 아버지는 아마 매료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들은 왜 아버지를 따르지 못한걸까? 도시가 주는 편안함, 편리함...
뭐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혼자 조금 느리게 생활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다고나 할까?
명절이면 시골 할머니댁에 내려가서 차례음식을 만들고 만들고 또 만들어도
시간은 멈춘듯 시골에서의 시간은 너무나도 더디 흘러가서 빨리 서울집으로 오고 싶었던 생각들~
그러나 나도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서일까?
빽빽함 보다는 한산함이 시끄러움 보다는 고요함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 책을 쥐어들고 과연 재경권에 꽁꽁 묶여 있는 이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지방, 농촌으로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
일반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부분이 있었는데 나보다 훨씬 어린 학생들도
굉장히 귀농에 대해 깊은 생각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음에 깜짝 놀랐다.
그냥 시골은 싫은 곳, 구질구질한 곳이라는 어리숙한 생각 속에 갖혀 있던 내게 경종을 울렸다.
어떤 일에 종사하냐고 누군가 물을 때 농어업이라고 하면 은근히 무시하게 되는 우리들의 마음,
그러한 마음의 근간부터 바로잡아야 할텐데 말이다.
국내 굴지 기업의 총수로 계신분이 자신의 현재 자리를 내려놓고
농촌에 먼저 내려가 터를 잡고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 하루하루 살아내는데 바쁜 우리들과는 달리 진정으로 앞을 내다볼 줄 아는 분이 아닌가!
나 역시 레드오션에서 허우적대며 내 경쟁력을 앞세우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기 보다는
남들이 관심을 적게 갖고 있는 먹을거리가 풍성한 블루오션에 뛰어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진국들이 농업에 관심을 갖는 것, 결코 관조하고 무시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관심의 방향을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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