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푹 빠진 신자는 아니지만 타인을 자신의 종교를 믿도록 하기 보다는 절대자와 믿는 사람간의 교감을 중시하는 불교의 매력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는 사람인 나는 싯다르타에 대한 예화를 통해 더욱 감화를 받게 되었다. 자신의 해탈에 대한 이기적인 욕구로 싯다르타의 목숨까지 위협해 오는 자에게도 자비를 베푸는 모습을 볼때 내가 겪고 있는 감정의 소모,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정말로 작게 느껴지고 부질없게 느끼게 하는 바가 있었다. 여러 책을 읽으며 행복해 보이는 삶, 부러워 마지 않는 삶 역시도 뚜껑을 열고 제대로 들여다보면 아픔과 고통, 걱정거리가 없는 사람이 없다하지 않는가. 미움과 원망이라는 감정도 나를 해치는 감정일 뿐이므로 내려놓아야 하고 버려야 할 감정인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실천의 길이 멀고도 험하지만... 두툼한 경전 스타일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과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에피소드별로 그림과 함께 조금은 큰 활자로 되어 있어 친근하게 다가온다. 곳곳에 조심스럽게 첨부된 삽화들 역시 책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싯다르타의 고행의 과정을 담은 그림은 마치 눈앞에 계신 싯다르타의 현신으로 느껴질 정도로 앙상한 갈비뼈와 쇠한 몸을 그려 내어 마음이 아파온다. 우리들의 욕심과 욕망은 끝도 없어서 살아있는 동안 재물에 대한, 그리고 관계에 대한 등등의 욕구와 욕망으로 심지어는 죽음조차 두려워하는 영생을 꿈꾸게 된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죽음에 이르는 순간에도 평온하게 마음을 비우고 한 명의 제자에게라도 가르침을 전하고자 하는 모습은 현실의 그 누구와도 같다고 볼 수는 없다.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비울 수 있는 용기...그렇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삶... 싯다르타를 멘토로 삼는다면 그에 준하는 삶은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부록에 제시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불교상식은 궁금해서 가려웠던 부분, 그리고 선명하지 않게 흩어져 있던 불교와 싯다르타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 폴더에 차곡차곡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불교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께 조심스럽게 그렇지만 불안한 마음 없이 권해드릴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