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
구자명 지음 / 우리글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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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내가 첫째라서 무한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을 듬뿍 받았던 기억, 아버지 눈에 너무 예쁜 첫딸을 항상 끼고 다니셔서
직장동료와의 야유회에도 엄마를 빼고 따라가 아빠 무릎에 앉아 냠냠 맛있게 먹는 사진...
작가분은 그러나 속깊은 정을 가진 아버지 때문에 어린시절의 일종의 결핍감을 느끼는 듯 하다.
큰 일을 도모하시느라 가정에는 살짜기 소홀해서 오랫만에 집을 찾아 오셔도
가족들과 시간을 그리 많이 보내지 않고 또 먼길을 떠나시는...
그러다가 병이 위중하여 피를 토하며 아파하시는 아버지
그녀에게는 위로 오빠가 둘이나 있었지만 모두 먼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드리고...
생각해 보면 그녀의 인생은 상실로만 점철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순간을 보내셨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자식을 낳아 평범하게 살면서 글을 쓰는 작가분...
외로움과 허전함을 내리사랑을 승화하는 모습이
이 분 역시 대한민국의 지고지순한 엄마가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가 언급되긴 했지만 종교가 없는 내게
그렇게 과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작가란 글쎄...내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사물, 그리고 대상에 대한 느낌의 촉수, 안테나라고 할까?
그런 것이 일반 사람들보다는 몇배가 되지 않을까라는 짐작을 해본다.
같은 상황, 같은 대상을 대할 때 나는 과연 그러한 감흥,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설령 받는다고 해도 찰나, 순간적으로 지나가 버리지 싶었다.
딸에게 전하는 편지가 마치 친정 부모님께서 나에게 전하는 말씀인 것처럼
따뜻하게 전해져 온다. 내리사랑의 아름다움...
그리고 중년 문학인이 바라는 것이라는 부분에서는 이 사회와 독자들에 대한 일침에 뜨끔해짐을 느꼈다.
아일랜드의 예를 들어 문학과 인문학의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는 그녀의 주장~
나도 책장을 살펴보니 기능도서가 상당수 있어서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내것이 되는 독서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다. 
긴 호흡으로 읽지 않아도 어떤 페이지를 펼쳐도 그녀의 담백한 이야기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에세이의 장점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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