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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며 영화 블레이드 러너 도 생각이 나고
왠지 모르게 음산한 기분이 들었다. 날씨 탓이었을까?
가까운 미래를 상정하고 글을 쓴 작가...
그러나 막연한 상상의 세계라고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늙고 나이들어 병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지만
막상 나이들지 않고 세상은 변해가는데 자신은 늘 그대로라면
그것도 또한 그리 즐겁지만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과학실험실에서 철저하게 제3자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관찰하는 느낌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때로는 자극적으로 때로는 잔혹하게 느껴져 중간중간 읽기 힘들었다.
초기에는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하고 어렵기도 하고
글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워서 당황했지만, 점점 드러나는 스토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인간과 다른 생물과의 차이는 서로간의 소통과 감정교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 모성, 눈물까지 말살된 채 기계화 공정의 룰을 따라가서
60세로 판정나면 더이상의 가치가 없는 폐기물 처리가 된다는 것...
사랑과 애착으로 형성되는 2세와 스킨십조차 할 수 없이
모유를 분비하는 호르몬을 투입하여 아기와 엄마는 서로 눈도 맞출 수 없이
먹이고 먹는 각각의 역할만을 할 수 없는 시스템...
갓 태어난 아이의 영롱한 눈빛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싶었다.
젊은 세대인 내가 읽어도 미래세계가 섬칫한데 연세 많으신 분들이 읽으시면
무척이나 서글퍼질 내용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했다.
애완동물이 된 진과 세파를 다 견뎌낸 나이든 여인 수의 이야기...
각자 따로 떨어져 모진 어려움을 견뎌내고 수십 년 후에 재회한 두 사람~
우리 사회는 분명 건강하고 아름답지만 어두운 부분도 있음을 조명한 작가...
7년이라는 긴 시간을 침잠한 후 드디어 써냈다는 이 책...
심도있는 이야기~ 때로는 스피디한 진행으로...때로는 아픔을 여과없이 차분히 노출하는 작가~
미래의 이야기지만 눈에 보이듯이 형상화해낸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다음 작품에는 더욱 어두운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하여 기대가 된다.
책의 마지막 부분 작가와의 대담 파트를 읽으며 이해를 다 하지 못한 부분까지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