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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후 - 정년, 그것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다
이충호 지음 / 하늘아래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영원이란 없지만 우리들은 늘 영원을 꿈꾸고 산다는 생각을 한다.
매일 반복되는 우리네 일상을 지루해 하고 일탈과 변화를 꿈꾸지만
어느날 갑자기 나의 밥줄(?)이 끊긴다고 생각하면 그것만큼 막막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
내 아버지의 명예퇴직, 그리고 시아버님의 사업 중단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면서
사람에게 있어 일이란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차지하는지
자기계발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들이대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동안 우울해 하시던 아버지와 시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게 휴식을 갈구하셨지만 막상 현실은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리라.
또한 남성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호르몬 변화상 약간의 여성화(?)가 된다고 할까?
그래서 상대 배우자가 견디지 못하고 언쟁이 자주 발생하고 스트레스가 일어나
종국에는 황혼이혼까지 결심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직장이라는 곳이 50~60세 정도면 우리들을 밀어내지만
우리의 목숨은 과학, 의학의 발달로 100세를 바라본다고 하니
20~30년 죽어라 벌어서 자녀들 학업을 마쳐주고 결혼까지 시키고 나면
정말 그야말로 빈손으로 40~50년을 살아야 한다는 결론인데 상상만으로도 끔찍해진다.
자녀들에게는 그들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앞으로의 여러상황은
각박해져만 갈텐데 가족이라는 체제가 붕괴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작가는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상처를 어루만지며 정년 후의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
믿을 것은 자기 자신 밖에 없기에 자신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지만
(작가는 식습관을 중시하는데, 우리들이 보통 알기로는 폭식보다는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낫다고 하지만 작가는 그보다는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 독특한 관점이었다)
그래도 가족 등 주위를 둘러보고 사랑을 나누며 그들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취미생활(수입이 발생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을 발굴하여 일상이 무료해지지 않도록 할 것을 권한다.
자녀들에게 유산분배를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의 부분은 참으로 아프게 다가왔다.
부모와 자식 간에 돈문제가 얽히면 얼마나 서로의 관계가 눈뜨고 차마 못볼 상황으로 치닫는지
시아버님께 권해드릴까 하다가도 왠지 망설여지는 부분이었다.
젊은 사람들, 모든 자식들이 다 그렇다고 일반화시키실까봐 두려워졌다.
이 책이 새로운 이론이나 접근을 제시한 편은 아니었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나 대비없이 맞이하는 현실이 아닌 지금부터라도 조금씩의 준비를 통해
건강한 노후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이끌어낸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