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보았던 영화 "화려한 휴가"가 생각이 났다. 군인들이 둔기로 민간인을 퍽퍽 때리던 그 장면에서 눈물과 울분이 복받쳐서 극장에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었는데... 정말 너무나 억울하게 많은 분들의 목숨이 희생되어 안타까웠다. 이 책이 다루는 5월의 이야기가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은 잔혹한 우리의 역사인지 모르겠다. 먼저 가신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어 우리가 말하는 민주화의 현실이 도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사실은 우리 아이들이 동화책을 통해서 어린 시절부터 많이 접한 결말일 것이다. 억척스럽게 작은 식당이지만 동네에서 가장 맛있다고 소문이 난 자장면을 남들 놀 때 똑같이 놀면 언제 돈을 벌겠냐고 언제 부자가 되겠냐며 열심히 팔아온 민수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러던 5월의 어느날 민수가 목격한 민간인들이 당한 이유없는 폭력, 무수한 군인들의 점거... 군인인 삼촌에게 아무리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대해 궁금증을 토로하고 답을 구해도 삼촌이 민수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저 이 상황을 피해서 안전하게 집으로 달려가라는 말 밖에는 없던 답답한 현실~ 그러다가 민수아버지가 길에서 군인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피를 철철 흘리며 돌아오느라 길에 두고 온 오토바이를 찾으러 나갔다가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이유없는 죽음에 얼마나 두렵고 분했을런지... 쥐며느리처럼 골방에 옹송그려 앉은 채 넋이 나간 민수...정말 마음이 아려왔다. 악착같이 사느라 남편에게 따뜻한 말한마디 못해준 민수어머니의 한은 또 어떠했을 것인지...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했던가... 민주화를 부르짓는 민간인들에게 땀흘려가면서 수백 그릇의 자장면을 만들어 베푸는 모습~ 정말 가슴 저릿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만약 민수엄마였다면 자장면을 다시 만들 용기가, 다시 일어설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우리들의 아픈 과거...지구 곳곳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 그저 외신보도이겠거니 하지만, 불과 얼마전 우리의 과거였음을 잊지 말아야 겠다. 가정의 달 5월...모두가 행복한 5월에 잃어버린 가족을 그리워 하는 우리들의 이웃이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