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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자유 ㅣ 풀빛 청소년 문학 7
알프레도 고메스 세르다 지음, 김미화 옮김 / 풀빛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며 현실 안주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자신에게 자유가 주어질 지라도 그것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 두렵게 느껴졌다.
서커스단의 아기코끼리가 말뚝에 발이 묶인 채 지내다 보면
훨씬 커서 제 힘으로도 말뚝을 쑥 뽑을 정도로 자라게 되도
그냥 그곳에 그대로 묶인 채 남은 생을 지내게 된다는 이야기와 유사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 안토니오는 룸메이트 페르민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각자의 세계를 존중한다는 것에 감화원에서 같은 방을 쓰면서도 편하게 느낀다.
특별한 말없이도 사내 아이들 둘이 운동장 산책을 즐길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다 갑자기 페르민은 떠나고 페드로라는 친구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
안토니오는 매사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급기야 페르민이 그리워지고, 페르민의 환영을 보게 되고...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페드로라는 친구에게 익숙해지고,
와일드한 페드로와 함께 감화원의 다른 아이들과 주먹다짐을 감행하며
모범생이었던 안토니오는 조금씩 변해간다.
페드로는 프리즌 브레이크에서처럼 탁월하고 명석한 두뇌로 감화원 탈출을 시도한다.
자신과는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던 안토니오...점점 그에게 이끌리기 시작한다.
함께 탈출하여 바닷가에서 이곳저곳을 바라보고
위기상황을 함께 대처해 나가는 두 사람...소심한 안토니오가 대범해졌다.
탈출하는 과정에서는 왜 그런지 모르게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고
잡히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니 나 역시 안토니오처럼 소심한 사람은 아닌지...^^
환경의 탓일 뿐이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래 나쁜 아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한 아이를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하는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큰가 고민해 본다.
두 아기의 엄마로서 나는 안토니오에게 돌아갈 편안한 가정이 없다는 것,
엄마 품보다는 감화원이 평온하고 안정적이며
안토니오에게 더 좋은 환경일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에게 돌아갈 따뜻한 가정이 있다면 감화원 떠날 날만을 손꼽아
하루하루를 보다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텐데...
아마 안토니오에게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그냥 하루일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을 향해 큰걸음을 내딛은 안토니오에게 펼쳐질 미래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독자에게 이야기의 결말을 맡긴 듯한 열려있는 책의 후반부가 특히 마음에 든다.
성장소설은 이렇게 나의 유년시절을 돌아보게 하고,
우리들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해 매력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