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김남조 외 지음, 이경철 엮음 / 책만드는집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시집을 받아들고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얼마나 학창생활을 무미건조하게 시험을 위해서만 살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제망매가, 사랑굿...등 그 시절에 배웠던 시들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접하게 되니 이렇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름다운 사진과 시...그리고 작가의 시에 대한 단상까지
정말 잘 어우러진 한 권의 책이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거쳐 계절별로 나누어진 듯한
시간의 흐름...인생의 흐름...
각박한 일상 속에서 시집 한권을 들고 커피 한잔이 있으니
홀로 지금 이곳을 벗어나 여유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어 행복했다.
한꺼번에 다 읽기가 아쉬워 가방 속에 넣고 다니다가
가방에 빗물이 흘러들어 한 귀퉁이가 젖어서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며칠 뒤 다시 시집을 열어보니 정말 나의 한부분이 된듯한,
새책이 주는 느낌 외에 늘 곁에 있어왔던 소중함이 느껴진다.
시와 시화에 빠진 작가가 독자들에게 혼자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이야기들을 나누는 듯 하다.
단풍, 코스모스, 설원, 바닷가, 유채꽃...
지금 당장이라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떠나고 싶은 마음이나,
그럴 수 없는 우리들에게 간접경험을 확실히 시켜주고 있다^^
산문에 익숙한 내게 주는 페이지마다의 여백...쉼...
가끔은 이렇게 시와 사진 속에 빠지는 것도
우리들의 가쁜 숨에 복식호흡을 불어넣어주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서정주의 푸르른 날은 송창식의 노래가 머릿속에서 아련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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