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말들
박이문 지음 / 민음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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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문 시인에 대해서 그 전에는 알지 못했다.
시인의 이력을 살펴보니 정말 대단하신 분이었는데 말이다.

전쟁의 참상을 겪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잔상을 남기는지
얼마나 인생을 사는데 있어 깊이 박힌 못과 같은지
시집을 읽으면서 느낄 수가 있었다.

정형화된 시가 아닌, 시인의 느낌 그대로
전쟁 상황을 형상화한 것이 내게는 가장 인상깊게 남는다.

나의 시어머니의 경우도 어린 시절, 전쟁을 겪으셔서
그 이후로 말을 더듬으시고 아주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억을 지금까지도 생생히 떠올리신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일단 부러움을 느꼈고
외국 생활에서의 이방인 같은 삶이 고독하게 다가왔다.

내가 나비의 꿈이라면
내가 나비를 꿈꾸고 있다면
내가 꿈을 꿈꾸고 있다면

깨어 있건 아니건
상관없다, 아무 상관도
당신이 바람에 시를 쓰는 동안에는

도대체 철학이 뭐란 말인가
난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 철학을 고찰함 -

이 시는 왠지 노장사상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모든 철학은 한 길로 통하는 것일까?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없는 인생에 대한 성찰과 고뇌로 가득하신
시인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50년 뒤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외국에서 보내온 편지같은 느낌이랄까~
스산한 가을, 추운 겨울의 색깔을 가진 시집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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