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치는 여자 - 푸른 파도 위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
김상옥 지음 / 창해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먹먹해 왔다.
초반에는 페이지가 그렇게 빨리 넘어간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후반부에는 정말 훅훅 넘어가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로 섬뜩했다.
하윤이라는 남자와 은서라는 여자의 사랑이야기 라고만 단순히 정의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아내의 가출로 20년 동안 아내를 찾아 헤매던 작가 하윤은
어렵게 찾은 아내가 다른 사람의 여인이 되어 있음을 알고 고통스러워 하고...
부모를 잃고 사랑하는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리를 파헤치다 목숨이 위태로울 뻔한 은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보는 것일까?
밤낚시하면서 처음 조우한 그들은 서로에게 그다지 끌리지 않았으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특별한 상대가 되어감을 느낄 때 내 마음도 훈훈해져 왔다.
분명 작가는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다고 했는데, 콩깍지라는게 눈에 씌이면서
확실히 푹 빠져서 그녀와의 우연같은 만남을 기다리게 된다.
사랑이 바로 그런 것일까? 어떤 존재가 자기 자신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게 되는 것...바로 그런 것이리라.
단조로운 일상을 살고 있다고 내가 한숨을 쉬는 이 순간에도
우리 주위에는 여러가지 사연들로 고통받고 있는 영혼들이 많으리라는 생각에
나는 지극히 행복한 사람이며, 다시 만날 수 없는 먼곳으로 가족을 떠나 보낸
사람들의 한이 얼마나 가슴에 사무치는지를 충분히 느끼고 남았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북치는 것에 매료되어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항로를 꺾은 은서는 부모의 사망으로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 것인가.
부모 살아 생전에 섬기기를 다해야 한다는 말...정말로 와닿았던 순간이다.
천귀덕이라는 악덕한 사람에게 아버지, 존경하는 교수님 그리고 정작 본인의 목숨까지도
빼앗길 뻔한 내용에서는 정말 숨이 다 턱막혀 올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런 사이코 같은 사람이 인자한 얼굴을 하고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내 가족을 해치려 한다는 것...너무너무 끔찍하게 느껴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물질만능주의로 인해서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배은망덕하고 무시무시한 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인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하윤과 은서, 두 사람이 잘 되기를 바랬는데...살짝 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스포일러처럼 너무 줄거리를 다 읊은 것 같은 마음이다^^ 그래서는 안되는데...
작가의 전작인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하는 하얀 기억속의 너라는 책도 챙겨읽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알 것도 같다.
스피디한 소설의 진행...오랫만에 푹 빠져서 읽었던 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