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다리 세진이 -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방영 로봇다리 세진이
고혜림 글 / 조선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MBC에서 방영한 로봇다리 세진이 편 본방송을 놓치고 아쉬워 하면서

책을 읽어가는 도중에 로봇다리 세진이 편 재방송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실제 방송은 책 내용의 약 80% 정도 방영해 주고 있었다.

 

이 책이 장애아에 대한 이야기라고 어렴풋이 막연하게는 알고 있었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해맑고 밝은 웃음으로

박태환 선수와 인사하는 세진이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장애인에게 편견과 거부감으로 가득한 이 나라에서 지내며

어떻게 저렇게 밝은 모습을  가질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점차 진행될수록 가슴이 미어지기도 하고 아파오기도 했다.

입양과 장애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이 책을 읽는 나 자신은...

직장에 나와 있으며 8개월 딸둥이맘으로 항상 아기들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나는 세진이 엄마에 비해 정말 무늬만 엄마 같이 느껴졌다.

배 아파 낳은 내 자식들에게도 그렇게까지 헌신하고 희생할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호되게 꾸짖고 야단치고 구박하는데도 세진이는 한번도 성내지 않고

엄마의 말에 절대적으로 따르는 것을 보고 저둘 사이의 보이지 않는

신뢰의 끈의 두께가 얼마나 두꺼울 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 뿌리깊이 박힌 NIMBY 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수영연습을 하기 위한 수영장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배우기 위해 간 학교에서도

세진이는 철저히 배척당하고 멸시당하는 과정을 지켜보니 참 답답해져 왔다.

나 역시도 세진이 같은 아이와 우리 아이가 같이 있다면 꺼려지기는 할 것 같다.

이런 마음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기인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뿐만 아니고 우리 사회 전체의 사고의 개혁 또는 변혁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외국 시합을 나가도 다른 나라 장애인 선수들은 당당하게

코치 및 많은 조력자들과 함께 앞으로 있을 경기에 차근히 그리고 차분히 대비하는데 반해

세진이는 오로지 엄마와 함께 단둘이다. 영어에 능통하지 않아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놓치기도 했다니

정말 기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도 올림픽에 대한 열기의 절반이라도 패럴림픽에 쏟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세진이 같은 훌륭한 선수는 개인이 아닌 국가적인 측면에서의 지원도 필요하리라고 본다.

전문적인 코칭스텝이 세진이의 수영을 담당하고

세진이 엄마는 한걸음 물러나 건강을 챙기셔야 할 것 같다.

허리도 무척 안 좋으신 것 같고...세진이가 크는 만큼 엄마는 하루하루 늙고 기력이 쇠해 갈테니 말이다.

 

5월에 읽은 이 책을 나는 마음 따뜻하지만 한편으로 가슴아픈 한권의 사랑이야기로 정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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