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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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가 몸이 떨릴 정도로 거대하고 열렬하고 열정적이다.

하나같이 찬사에 찬사를 더 얹지 못해 안달인 것 처럼.

그도 그럴것이, 저자 리베카 솔닛의 약력 또한 눈길을 끌며 대단한 매력을 뿜어 올린다.

사상가, 고전 속의 인물인양 혹은 그 고전들을 이루어 낸 데카르트나 존 로크, 베이컨 같은 사람들처럼 동급으로 클래식하게 다가온다. 마음 속의 신념은 크고 강해서 여늬 보통 사람들은 감히 상상도 해 내지 못할 거대한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방금 튀어 나온 것 같은 현대의 사상가 말이다. 이런 매력은 내게, 원제인 < The faraway nearby >를 읽고 나면 솔닛의 작품 한 두개 정도는 꼭 읽어 봐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마저 느끼게 한다.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라고 시작하는 스토리텔링의 구성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힘을 구사해 나가는 그녀의 조용한 속삭임은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평범한 에세이처럼 보이는데 어휘나 문장이 뭔가 다른 느낌이다. 흡인력이 강해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었고, 단숨에 읽어가지 못하게 하는 끈끈한 비애도 배경 음악처럼 깔려 있었다. 이런 것이 바로 에세이스트가 쓴 글과 역사가로서, 비평가로서의 솔닛이 쓴 수필이 가지는 차이점 일까?  더욱 호기심을 유발시키며 그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 들이게 되는 이유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살구, 그녀 어머니가 살고 있던 집에서 따온 살구가 지금은 그녀의 집에서 익어가고 또 썩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살구를 통해 그녀와 그녀 어머니와의 관계를 되짚어 간다. 거울을 들여다 보며 당신의 못난 모습을 불평하듯이 딸에게 살갑게 대하지 않았던 그녀의 어머니는 이제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있는, 예전의 그 분이 아니다. 그녀가 살아왔고 그녀가 겪었던 이야기는 물레에서 실을 자아내어 그 실로 천을 짜 내듯이 살구에서 출발하여 살구로 매듭을 맺는 순환의 과정을 거친다. 세에라자드의 천일야화처럼, 동화 속의 이야기 들처럼 그녀의 생각 속은 마치 바다처럼 넒고 깊기만 해서 그 끝이 어디인지를 금방 알 수가 없어진다. 한 단어인 살구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하더니, 한 문장 만으로도 깊고 깊은 우물에서 두레박을 건져 올리듯이 이야기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이야기, 다정하지 않았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집으로 부터 뛰쳐 나오고 싶었던 시절, 사람들 속에 있기 보다는 책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기를 더 즐겨했던 그녀, 살아가면서 갑자기 닥쳐 온 질병의 순간도 담담한 마음으로 견뎌 내며,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와의 치열함이 가속화 될 때 구원처럼 그렇게 아이슬란드로 떠나는 기회의 순간을 맞이하던 그때에도 그녀는 여전히 쓰기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고독과 감정에 깊이 침잠해 들어가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작가가 홀로 들어가 자신이 마주친 미지의 영역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 책이라는 신기한 삶이다. 만약 작가가 그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훗날 다른 이들이 그 길을 따를 것이다. 한 번에 한 명씩, 그 역시 홀로 떠나는 여정이지만, 작가의 상상력과 교류하며, 작가가 닦아놓은 길을 가로지른다. 책은 고독함, 그 안에서 우리가 만나는 고독함이다.(86쪽)

 

 

버마 승려들의 시위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던 장면은 마치 눈 앞에 그녀가 있는 것 처럼 느껴졌고,  친구가 죽기 전까지 병원 벽에 만들어 낸 작품 속의 붉게 이어지는 끈에서 그녀는 연결성을 찾아낸다.  숨 쉬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섬들 까지도 그녀가 마음에 두었었고, 줄곧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은 결국 삶이라는 끈이었다.

 

살구 속에 스며있던 이야기를 하나 씩 풀어가는 연결성의 방식이 좋았고, 그것이 어느덧 다시 제자리로 순환하여 돌아오는 그 마무리가 좋았지만 그것이 꼭 끝이 될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어딘가에서 살짝 들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 사물, 어느 한 사람, 어디 하나 이야기 없는 곳은 없다는 그녀의 생각에서도, 나의 무엇에, 나의 어딘가에 나의 이야기가 어떻게 존재하고 있을지도 생각해 보게 했다.

무엇보다 격조 높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 에세이는 에세이를 읽는 독자의 안목도 한층 더 올려 줄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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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 잠언 영어성경 - 삶의 태도부터 사업 기술까지 직독직해로 익히는 성공원칙 ㅣ 성경 다시보기 시리즈 1
Mike Hwang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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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다. 손 안에 쏙 들어오면서 가볍고,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꺼내 보기에도 간편하게 되어있다. 즉, 언제 어디에서든 영어 읽기에 부담이 없이 생겼다는 뜻이다. 종교를 떠나서 솔로몬의 지혜는 조금씩 읽어 보기에도, 읽어 두어도 생활에 무척 도움이 되는 유익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을 영문으로 읽기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영한대역 이라는 방식으로 보게 되면 영문 따로, 번역문 따로, 그렇게 읽어 보게 되어 있다. 영어 문장 좀 읽는다 하는 사람들 조차도 영한대역 책을 보게 되면 영문으로 바로 읽어 버리든지 아니면 아예 번역되어 있는 부분을 끝까지 읽어 보게 되는 것으로 눈길이 가게 되어 있다. 하나 하나 단어를 찾아가면서 옆의 번역문을 비교해 가며  읽어가는 것은 진짜 공부라는, 땀 깨나 흘려야 하는 과정 아닌가. 이렇게 꼭 힘들게 읽는 구조가 아니라서 좋다.  솔로몬의 지혜를 담은 구절을 왼쪽에 두고서 우리는 우리말에 맞도록 읽어 가는 구조, 나쁘지 않다.

 

 

 

 

 

 

 

 

우리가 그동안 영어를 배우고 익히느라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시간과 돈을 투자해 온 것을 생각하면 개개인들에게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닐 것이다.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었겠지만 어차피 영어권 국가의 언어인 영어인데 그 나라들이 기독교를 바탕으로 세워진 것을 생각해 보면 왜 성서의 문장들을 활용해 보지 못했던가도 더듬어 보게 된다. 옛날 일이기는 하지만 어렸을 적에 미션 스쿨이라 불리우던, 선교사들이 영어 강좌를 열기도 하고 거기에서 종교를 위주로 말을 하기는 하지만 영어를 가르쳤었던 곳도 있었음이 기억이 나긴 한다. 하얀 셔츠를 입고 금발인 청년들이 종교를 전파하려는 목적으로 사람들을 향해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은 무척 순하고 친절하게 보였다-  사람들에게 그들의 언어인 영어를 가르쳐 주는 시간도 일부러 내곤 했었다. 처음에는 언어 습득을 하려던 차원에서 종교보다는 잿밥에만 신경을 쓰며 선교사들과 친하게 어울렸던 친구들도 서서히 종교적인 분위기에 익숙하게 진입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실생활에서 얼굴을 마주 보며 배우던 영어는 분명 성서 속의 영어였지 않았던가. 그들의 종교 자체가 그러하니 언어의 기본과 발전에서도 성경을 통해서 출발하고 흘러간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상황과 연결지어 이 책을 접할 때의 느낌은 종교적인 흐름보다는 영어 학습의 활용면에서 먼저 생각하게 된다. 물론 종교인이라면 더 깊이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을 것이고 그 의미를 깊게 둘 수 있을 것이다. 원문으로 닿아 오는 그 느낌은 더 깊이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22쪽,   Whoever rewards evil for good, Evil will not depart from his house.

 

 

이 문장을, 누구든지 선을 악으로 갚으면 그의 집에서 악이 떠나지 않을 것이다, 라고 해석을 바로 할 수 있다면 바로 책을 읽어가면 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독직해의 방식을 잘 보여 주고 있어서 그 해석은 이렇게 보여진다.

 

 

23쪽,  누구든 보상하면 악으로/ 선을 위해/ 악이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집으로부터

 

이런 방식으로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이 문장을 기본적으로 보아가면서 해석을 해 나간다면 단어의 쓰임새나 문장의 구조에 좀 더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바탕이 되어 줄 것이다.

 

 

영어 문장 번역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어휘의 풍부함 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경은 영어 문장으로 읽기 위해서는 특정 단어들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 단어들을 미리 보아두지 않고 시작한다면 그 단어들로 인해서 자꾸 막히는, 문장 자체가 더욱 어렵게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처럼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영어 성경으로 손이 잘 가지 않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머리 부분에 우선적으로 100개 정도를 외우고 시작하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독해 하기에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자주 출몰하는 단어는 The wicked 악인들,  mercy 자비,  Lord 여호와, instruction 가르침 등은 성경의 특성상 자주 나오게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책망하는, 비난하는의 단어로 주로 blame 을 흔히 써 오곤 했었는데 reproach 같은 단어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avoid 처럼 자주 쓰이던 단어와 전혀 다른, devoid 같은 단어도 알게 되기도 했다.

 

 

쓰여있는 구간마다 밑줄 그을 만 하게 좋은 문장들도 많다.  어쩌다 보니 이 책의 장점만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우리들이 그렇게 영어를 해 왔었고 그것도 잘 해야 하는 조건 속에 있어 왔으니 어차피 해야 할 것, 쉽고도 재미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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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 - 한국의 미를 지킨 대수장가 간송의 삶과 우리 문화재 수집 이야기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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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5쪽

내가 모으다 해방을 못 본다고 해도 너희들 대에서는 해방이 되겠지. 그래, 길게 보자. 나는 열심히 모아 지키고, 훗날 좋은 시절이 오면 너희들이 세상에 알려라.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조선 백자의 단아함을, 신라와 고려 석탑의 당당함을, 학문이 깊어 아름다운 활자로 책을 만들어 냈음을, 진경산수로 조국의 산천을 그려낸 겸재 정선이 있었음을, 꽃과 나비를 사랑한 현재 심사정이 있었음을, 시대의 풍속을 그려 낸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이 있었음을, 추사 김정희와 같은 명필이 있었음을, 우리의 문화와 역사가 결코 초라하지 않았음을...... 내가 알리지 못하면 너희들이 알려라. 앞으로도 계속 모으고 지킬테니, 내가 왜 조선의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을 미친듯이 모았는지 너희들의 세상에서라도 알려다오.

 

 

책이 아니고서는 이런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었을까?

전형필, 듣도 보도 못했던 한 사람의 이름이고 나에게는 자칫 필부로써 스러져 갔을 이름이었다.

수장가는 또 무엇인가? 그 의미도 알지 못했다.

 

 

책의 뚜껑을 열기 전에는 중절모를 쓰고 하얀 두루마기를 입은 근대식 남자가 서 있다.

" 한국의 미를 지킨 대수장가 간송의 삶과 우리 문화재 수집 이야기"

아, 수집가를 의미하나보다...

 

 

 

그런데 그의 삶은 평범하지 않은 일생으로 또 한 번 관심을 집중 시킨다. 아흔 아홉칸 대갓집의 손이 귀한 전씨 가문의 종손으로 탄생하여 그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막대한 재산을 물려 받는다. 물려받은 토지가 경기, 강원, 충청에 이르기까지 넓게 퍼져있고, 조상 때 부터 가업으로 이어온 미곡상까지 어마어마한 재산을 소유한 가문의 전형필은 1906 년 그렇게 할아버지의 소원대로 삶을 시작한다. 한참 일제 강점기 시절, 이 막대한 재산을 어떻게 지킬 것이며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를 놓고 많은 생각을 기울이던 그에게 미술의 세계로 진입할 기회의 문이 열린다. 역시 청소년 시절의 교양과 철학은 평생을 살아갈 근본이 된다는 생각을 여기에서도 해 보게 되는 부분이다. 부잣집에 태어나 제 고집만으로 살아간다 해도 그 누가 말릴 수가 있겠나마는 전형필 스스로가 책을 많이 읽고, 갈고 닦음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그가 평생 할 일을 <부여 받음>이 아니라 <찾아 냄>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게다가 주변 인물들의 삶도 영향이 컸다고 본다. 외사촌 형인 월탄 박종화와의 교류, 식민지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하고, 민족 의식을 잃지 않으려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일제에 맞서 우리의 민족혼을 지키는 방법으로 전형필은 우리 문화를 지켜 나가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한 것이다.

선조 때 부터 전해 내려오는 서화, 글씨, 화병, 석탑 등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대변하는 문화와 그것들을 우리 손으로 지키는 것이야말로 민족의 얼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을 한 것이다. 또 다른 방식으로의 독립 운동인 것이다.

 

 

집안에서는 그가 변호사가 되기를 바래서 일본 유학길에 있었던 전형필이었지만 일제 하의 변호사의 역할을 마땅치 않게 여겼던 그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의 평생 스승으로 위창 오세창을 만나게 된다. 그로부터 191인의 작품을 담은 화첩 <근역화휘>를 건네받고 본격적으로 작품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기르기 시작한다.

 

 

여기에서도 나는, 그에게는 타고난 운명이 아니었을까, 생각 해 봤다. 수장가로서의 조건들이 착착 진행되어 갈 수 있는 상황이 어디 쉬웠을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내고 또 그 일을 잘 하기 위한 조건들이 때맞추어 형성이 되고, 주변에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고, 마치 하늘이 도운 수장가의 첫걸음이 아니었나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의 막대한 부를 우리 조상의 얼을 지키는데에 일조했던 전형필이라는 사람 덕분에 그 많은 문화재, 국보가 될 우리 조상들의 유산을 지킬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랍고 감동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많은 재산을 움켜 쥐고 신변잡기 놀음으로 한 세상 살다가도 누가 뭐라 할 수 있었을까. 그가 지켜 낼 수 있었던 보물들은 현재에 이르러 후손들이 감상 할 수 있게 보화각 이라는 이름의 박물관을 지어 보관해 두었다.

 

그의 안목, 그의 먼 곳 까지 내다볼 수 있었던 능력, 모두 무슨 말로 칭송을 해야 할 지 알맞은 단어가 보이지 않는다.

 

 

언제던가, 소 600여 마리를 몰고 당당하게 북한 땅을 밟던 현대 정주영 회장이, 이미 그가 없는 세상이 되었지만 다시 떠오르게 하는 인물인 것 처럼 전형필이라는 이름도 단순한 수장가 라는 수식어 만이 아니라 민족얼을 지켜 낸 독립 운동가에 버금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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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되어줄래? - 십 대들의 관계 맺기와 감정조절을 위한 따뜻한 심리학 교실
노미애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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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나는 화를 잘 내는 스타일이 되어 있었다. 그 분노는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나의 어디쯤에 그 흉악한 감정이 숨어 지내다가 특정한 순간에 순간적인 폭발력을 가지고 모습을 드러내는지 나 자신도 가늠할 수 없었다. 예전의 미국드라마를 보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 의해 분노 감정을 일으키게 되면 갑자기 옷을 찟으면서 초록색 괴물로 변해 버리던 그 " 헐크 " 가 생각나기도 했었으니까. 막상 고쳐야지 마음도 먹어보고 깊은 생각 속에 자리잡게 애도 써 보았지만 표가 나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고민 중의 고민이라면 적지 않은 큰 고민이었다. 이러면서도 마음은 단단하질 못해서 주변사람들의 온갖 종류의 불쾌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쉽게 마음을 다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보니 사람 대 사람간의 관계가 껄끄러운 경우도 많았다. 지금 이 책을 접하면서 청소년들이 저자에게 상담을 해 오는 실례를 읽어보니 나의 이런 문제는 관계의 미학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롯되고 있었던가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저자는 그랬다. 외부적으로는 서양식 사고방식과 교육 과정을 접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단체 의식을 중요시 하는 한국인의 특성 속에 자리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관계가 쉽지 않다고 말이다. 성격이 문제라고만 생각을 해 왔었는데 올바른 관계 정립의 원리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적지않이 좋은 책 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다.

관계 스트레스에 몸살을 앓지 않거나 크고 작은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을까?  심리적 차원에서 거시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이 책을 읽다 보니  관계에 힘들었던 지나온 날 들 속에서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그리 크게 힘들지 않게 살아왔을지도 모를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뒤늦게 알게 된 책이지만 어렸을 때에도, 그리고 가장 가까운 시간 내에서도 여전히 관계 스트레스로 힘들기는 마찬가지이고, 계속해서 문제는 발생하고 또 시간이 흘러가는 식으로 근본적인 고침은 없이 지나왔기 때문에 더욱 이 책의 선택은 현명했다고 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친구 관계든 가족이 되었든 이성 관계이든, 또 직장에서의 관계이든 어려서 힘든 것 만이 아니라  어른인 상태에서도 힘든 것은 힘든 것이다. 우선 저자는, 힘든 부분을 입 밖으로 말을 하며 감정을 표현할 수록 내부에서의 응어리가 쌓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깔고 있기 때문에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오히려 건강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표현하고 있는 사연은 그들만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이야기로써 나와도 공감을 이뤘다. 잔소리만 하는 엄마와의 갈등, 가까운 친구들과의 소속감에서 동떨어져 지내는 고통,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괴로움, 나는 싫은데 억지로 해야 하는가를 두고 고민하는 사연들이 단체 생활을 중요시하는 우리네 방식에서 상처받지 않고 견뎌 낼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저자는 차분하고도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해 주고 있다.

 

심리학적으로 표현을 제대로 해 준다면 많이 어려울지도 모르겠으나 심리학 용어를 아주 쉽게 설명을 해 주면서 문제에 처한 상황을 해석해 주는 그 방식이 참 좋았다. 내가 보낸 문자에 대해 답이 없는 사람에 대한 혼자만의 해석, 혹시 내가 실수했나, 나를 싫어하나 등등의 비합리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잘못된 혼자만의 판단으로 고민거리를 만들어 낸 것이라던가 남에게 나의 생각을 투사해 판단하는 것이라든지 사람과의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저절로 이뤄지는 이런 생각들을 올바른 쪽으로의 해석과 함께 마음 자세를 제대로 갖게 하는 설명이 참 유익했다.

 

우리가 학생일 때에도, 또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의 요동침, 사람간의 스트레스는 많고도 많지만 따뜻하게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근본적으로 치유책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저자같은 상담 선생님은 존재하지 않았었다. 이런 면에서 요즘 학생들의 분위기가 부러워진다. 한참 성숙해져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일반적인 관계 문제와 마음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잘 다루어 간다는 것은, 또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성인이 되어서 인간관계를 훨씬 잘 풀어갈 수 있는 원 바탕이 되어 줄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바람직하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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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여인의 영혼여정 - 사랑은 언제까지나
박경범 지음 / 가나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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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할까?, 라고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문득 한 두 번 정도는 생각해 본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의 육체는 항상 눈에 보이고 함께 하고 있으니 존재의 유무를 가릴 바 없지만, 이 몸을 집으로 삼는 영혼이 있다는 것에는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한 번 죽으면 그대로 굿 바이 인 것이라면서.  글쎄, 그 누가 정답을 알고 있을까. 하지만 알고 싶고 또 영혼이 있다는 것을 믿고 싶은 마음에서 종교를 가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특정 종교 생활을 지향하거나 교리를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삶에 놓여있는 관계, 인연, 삶 등이 영혼의 순환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한 인간의 현생과 후생을 탐구해 가면서 신비로운 체험을 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영원한 삶, 천국과 지옥, 인간을 현혹시키는 마귀, 혼령, 혼의 순환 등 하나님, 신을 언급하고 있을 때에는 기독교 적인 면도 보이고, 여러 생을 거듭 나고 죽을 때에는 불교적인 부분도 없다 할 수 없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모든 종교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총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영적인 체험 부분은 주로 보고서 형식으로 보이거나 경험담으로만 전해져 왔다고 하는데 외국의 경우에는 자서전으로 발간 되기도 한 모양이다. 저자가 우리 실정에 맞게 영적인 진리의 추구를 설명하고 소개하고자 하는 방편으로 평범한 사람들인 하영과 영진 부부의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꿈에서 이상한 모습들과 장면들을 보게 되고, 그 꿈을 근거로 자신들의 현생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우연히 알게 된다. 지금에 이르게 된 이유를 스스로 분석하고 삶을 이루어 가는 본질을 깨우쳐 가는 모습이 바로 그동안의 영적인 순환을 통해서 더욱 발전해 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이로써 우리에게도 전달해 주는 부분은 영적인 단련과 수련을 통해 더 나은 삶을 향해 간다는 메시지 같은 것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처음에 읽어 갈 때에는 소설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가 갑자기 달라지는 여인의 삶, 그것도 이집트 여왕의 역할이라는 비중, 그 나라의 신인, 세인, 토인으로 나뉘는 인간의 삶,  각종 신적인 활동이 마치 판타지적 소설 같다는 느낌이 들게도 했다. 그만큼 실제 생활과 동떨어져 있다는 이유도 있겠는데, 한편으로는 하영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어쩐지 우리의 현 위치를 알게 될 것만 같은 느낌도 함께 가지게 된다. 우리 옛날 고전 어디에선가에도 나오곤 했던, 현생이 있기 전의 삶의 돌고 도는 윤회 과정, 전생의 삶, 이생, 후생의 삶으로 이어지는 원인과 결과, 그런 종류의 삶을 통해서 약간씩 다가오는 우리의 현 위치, 그런 생각들을 들게 하는 이야기 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재능은 전생의 어느 시기에 갈고 닦아 왔던 그것이었고 현생에서 아주 자신있게 잘 하는 부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어쩌면 환상적인, 신비한, 답이 없는 그런 판타지 소설 쯤으로만 치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인생의 큰 원 이라는 것이 돌고 돌며 왜?, 라는 이유가 생각나게 할 지도 모른다는 점도 간과할 수가 없다. 인생에 어떤 의문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영혼 이라는 주제이겠지만 그 누가 자신의 존재와 발생에 대한 의문이 없을까?  신체와 마찬가지로 영혼의 격상 부분에 있어서도 고려해 봄직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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