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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되어줄래? - 십 대들의 관계 맺기와 감정조절을 위한 따뜻한 심리학 교실
노미애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평점 :
어쩌다 보니 나는 화를 잘 내는 스타일이 되어 있었다. 그 분노는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나의 어디쯤에 그 흉악한 감정이 숨어 지내다가 특정한 순간에 순간적인 폭발력을 가지고 모습을 드러내는지 나 자신도 가늠할 수 없었다. 예전의 미국드라마를 보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 의해 분노 감정을 일으키게 되면 갑자기 옷을 찟으면서 초록색 괴물로 변해 버리던 그 " 헐크 " 가 생각나기도 했었으니까. 막상 고쳐야지 마음도 먹어보고 깊은 생각 속에 자리잡게 애도 써 보았지만 표가 나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고민 중의 고민이라면 적지 않은 큰 고민이었다. 이러면서도 마음은 단단하질 못해서 주변사람들의 온갖 종류의 불쾌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쉽게 마음을 다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보니 사람 대 사람간의 관계가 껄끄러운 경우도 많았다. 지금 이 책을 접하면서 청소년들이 저자에게 상담을 해 오는 실례를 읽어보니 나의 이런 문제는 관계의 미학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롯되고 있었던가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저자는 그랬다. 외부적으로는 서양식 사고방식과 교육 과정을 접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단체 의식을 중요시 하는 한국인의 특성 속에 자리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관계가 쉽지 않다고 말이다. 성격이 문제라고만 생각을 해 왔었는데 올바른 관계 정립의 원리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적지않이 좋은 책 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다.
관계 스트레스에 몸살을 앓지 않거나 크고 작은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을까? 심리적 차원에서 거시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이 책을 읽다 보니 관계에 힘들었던 지나온 날 들 속에서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그리 크게 힘들지 않게 살아왔을지도 모를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뒤늦게 알게 된 책이지만 어렸을 때에도, 그리고 가장 가까운 시간 내에서도 여전히 관계 스트레스로 힘들기는 마찬가지이고, 계속해서 문제는 발생하고 또 시간이 흘러가는 식으로 근본적인 고침은 없이 지나왔기 때문에 더욱 이 책의 선택은 현명했다고 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친구 관계든 가족이 되었든 이성 관계이든, 또 직장에서의 관계이든 어려서 힘든 것 만이 아니라 어른인 상태에서도 힘든 것은 힘든 것이다. 우선 저자는, 힘든 부분을 입 밖으로 말을 하며 감정을 표현할 수록 내부에서의 응어리가 쌓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깔고 있기 때문에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오히려 건강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표현하고 있는 사연은 그들만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이야기로써 나와도 공감을 이뤘다. 잔소리만 하는 엄마와의 갈등, 가까운 친구들과의 소속감에서 동떨어져 지내는 고통,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괴로움, 나는 싫은데 억지로 해야 하는가를 두고 고민하는 사연들이 단체 생활을 중요시하는 우리네 방식에서 상처받지 않고 견뎌 낼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저자는 차분하고도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해 주고 있다.
심리학적으로 표현을 제대로 해 준다면 많이 어려울지도 모르겠으나 심리학 용어를 아주 쉽게 설명을 해 주면서 문제에 처한 상황을 해석해 주는 그 방식이 참 좋았다. 내가 보낸 문자에 대해 답이 없는 사람에 대한 혼자만의 해석, 혹시 내가 실수했나, 나를 싫어하나 등등의 비합리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잘못된 혼자만의 판단으로 고민거리를 만들어 낸 것이라던가 남에게 나의 생각을 투사해 판단하는 것이라든지 사람과의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저절로 이뤄지는 이런 생각들을 올바른 쪽으로의 해석과 함께 마음 자세를 제대로 갖게 하는 설명이 참 유익했다.
우리가 학생일 때에도, 또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의 요동침, 사람간의 스트레스는 많고도 많지만 따뜻하게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근본적으로 치유책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저자같은 상담 선생님은 존재하지 않았었다. 이런 면에서 요즘 학생들의 분위기가 부러워진다. 한참 성숙해져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일반적인 관계 문제와 마음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잘 다루어 간다는 것은, 또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성인이 되어서 인간관계를 훨씬 잘 풀어갈 수 있는 원 바탕이 되어 줄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바람직하다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