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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과 K팝
서병기 지음 / 성안당 / 2019년 5월
평점 :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챠트 순위를 차지했다는 소식과 이에 관련한 굵직굵직한 뉴스들이, 그들이 누구인지를 모르던 내 귀에까지 들려왔을 때에는, 그 이전에 한 번도 들어보지도 않았고 보지도 않았던, 그래서 구성원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이들에게 무슨 매력이 있어서, 어떤 이유로 빌보드 챠트 석권과 해외 공연에서의 성공이 가능했을까, 미국, 일본, 영국까지 휩쓸며 열광적인 환호를 받는 것일까, 궁금 했다. 우리 역사를 표현한 일본에서의 티셔츠 헤프닝이랄까, 이런 내용은 저녁 뉴스에까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BTS, 그들이 만들어진 배경, 그들의 컨텐츠, 그것이 만들어 낸 파장과 영향을 짚어 보면서 우리 K팝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살펴 보는 이 책은 그저 한류나 해외 팬들 소식을 뉴스로 보면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어떤 면이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갈 지 가늠해 보게 한다. 한편으로는,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동시대인들의 관심과 초점을 함께 따라 가 본다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방탄소년단, 그들이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그들 만의 자산이 이제는 우리 가요와 문화가 전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과 그들을 만들어낸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이먼트, 이런 것들로 인해 일본이나 동남아, 중국 쪽으로 우리 가요 뿐만 아니라 드라마가 인기 있어 지면서 해외 팬들이 한국어를 배운다, 춤을 따라 한다, SNS 에서도 해외 팬들의 감상과 느낌을 적은 댓글들이 심심치 않게 보여왔다. 바야흐로 우리의 문화가 다른 나라 쪽에서도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BTS 를 알고 있는 독자라면 멤버 하나하나의 이력까지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JYP 나 YG 같은 기업들도 대단한 성과를 낸 전직 가수들이 전세계로 나아가는 아이돌을 창조해 내었고 그 과정을 돌이켜 본다면 방시혁 대표는 가수로서 출발이 아니었던 것이 다르게 다가온다. 여늬 아이돌 그룹의 탄생처럼 연습생 생활을 거친 BTS 였지만 무엇이 달랐을까. 일곱 개의 별, 하나하나 가지고 있는 매력과 재능을 분석해 보면서 어느 덧 멤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다. 머리카락까지 춤을 춘다는 지민, '보라해' 라는 신종어를 만들어 낸 뷔, 이런 단어는 BTS를 알기 전에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희한한 표현 같기도 하다. 세상에, PURPLE 로 팬에게 사랑을 표현한다는 방식,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르네상스맨 이라는 정국, 천재에 가깝다는 뇌섹남 RM, 조각같은 얼굴을 가진 진, 이미 저작권 부자인 슈가, 진심을 전달하는 기부왕 제이홉, 이들이 만들어 낸 메시지가 전세계 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땡큐 아미, 그들을 있게 해 준 팬클럽 아미를 향한 감사, 일상 속에서의 그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일상을 나누는 그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 또한 아미의 인터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다.
나 같은 독자에게는 BTS 를 취재해 준 저자가 있었기에 늦게나마 K팝의 진화도 경험하게 된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소개 되었을 때의 그 놀라움을 생각해 본다. 음악 평론가 조차도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던 그 때, 그 만큼 새롭고 파격적인 컨텐츠의 탄생을 알리는 시초였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BTS 가 전하는 메시지는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해 가면서 겪을 수 있는 방황과 고민, 그러면서 찾아가는 사랑과 열정을 표현하고 있다. 다소 철학적이고도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루어진 메시지가 이들의 노래가 되어 공감을 이루고 있으니 결국에는 고전에 이르기를 바란다. 한국어 배우기를 열망하고 한국적 춤과 정서가 세계 곳곳에 스며 드는 것은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