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용기가 필요할 때 읽어야 할 빨간 머리 앤 내 삶에 힘이 되는 Practical Classics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깨깨 그림, 이길태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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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보았었던 만화 영화의 장면을 내 기억 밖으로 그대로 소환해 내는 책, 빨간머리 앤이 다시 나타났다. 너무나 유명하고 잘 알려진 책이라 다시 반복하는 느낌을 주는 소개가 되어 질 지도 모르겠지만 두 말 해도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언제 읽어도 좋을, 그 때 마다 마음 속에 따뜻함을 채워주는 빨간머리 앤이기 때문이다.


초록 지붕 집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는 에이번 리에 앤을 데려와 함께 살면서 참 행복한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겠다,라는 생각은, 순간순간 엉뚱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실수를 저지르며 그 때 마다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되어 가던 앤을 지켜 보는 것도 일상 속 크나 큰 즐거움 이었겠다,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였다.  앤을 바라보던 독자인 나도, 이제는 주인공 앤만을 중심에 두고 바라보던 시선이 조금 더 넓게 번져갔다.  앤의 시선에서  앤의 친구들과 스테이시 선생님, 앨런 목사님 사모님, 린드 아주머니를 바라보던 관점이 각각의 등장인물들 입장이 되어 모두가 주인공으로서 다가왔다. 앤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이 시골의 순박함과 정겨운 얼굴들로써 자리를 채우고, 앤이 낭송하던 시를 감상하던 청중들이 어느 새 아름다운 드레스와 보석을 갖춘 부유한 분위기와 문화가 흐르는 대도시의 이름 모를 부인들로 바뀌었을 때에 앤의 발전과 변화 만큼이나 독자로서도 벅찬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자작나무 숲과 앤의 상상력을 돋우던 요정들, 그리고 에이번 리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마을이기도 하다. 메슈 아저씨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올 즈음 현관 앞에서 기다리던 마릴라 아주머니가 있던 그 초록 지붕 집, 눈 앞에 펼쳐져 있던 과수원에 핀 꽃 들, 다이애나가 건너 오던 징검다리, 친구들과 함께 했던 숲, 시냇물, 그리고 길버트, 이런 모든 분위기와 사람들의 내음은 독자를 참 행복하게도 한다.


빨간머리와 주근깨가 최대의 핸디캡이었던 앤의 성장과 함께 독자에게는 희망으로 향할 수 있는 에피소드요 경험의 일부였다. "삶의 용기가 필요한" 순간, 나를 돌아보고 기운을 내게 하는 짧은 한 마디씩 자리하고 있는 것도 앤 이야기를 한층 맛깔 스럽게 한다.


"오라버니, 얘는 누구죠? 남자아이는 어디있죠?",   원했던 남자아이가 아님을 보고서 마릴라 아주머니는 이렇게 묻는다.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날>, 에는 <너 자신을 먼저 사랑해>, 라는 답을,  린드 아주머니에게 예의없는 사람이라고 말해 버린 앤의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한 방 먹이고 싶은 날>이라 이름 짓고, < 삶이 너를 힘들게 할 때 뭘 해야 하는지, 그냥 계속 헤엄치는 거야>라고 받아친다.


이 모든 그럼에도 불구에도, 퀸즈의 여학생이 되어 열심히 공부하는 앤, 어느 새 앤은 키워가던 꿈과 목표를 하나 씩 이뤄가고 있었다. 역시 이런 앤의 모습을 읽는 것, 기운이 난다. 이런 이유로 앤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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