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 연대기 -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과 위대한 미술의 만남
이언 자체크 엮음, 이기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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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역사가 여기에서 흐른다. 미술 하나만을 바라보는 서술을 기대 한다면 곤란하다. 우선적으로 시대를 조명하고, 그 시대에 일어난 사건들이 어떻게 미술에 영향을 끼쳤는지 하나 씩 읽어 가도록 구성 되어 있다.


첫 눈에 이 책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백과사전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 크기 부터가 세로 30 센티 가까이 되어 보이는 커다란 사이즈가 보여주는 느낌과  각 페이지 별로 순 컬러 그림 자료들이 즐비하게 차지하고 있는 첫 인상 때문이다.   시대별 구성 또한 고대/중세, 르네상스와 바로크, 로코코/신고전주의, 낭만주의, 근대로 이어지고 있어서 작품들의 설명이 준비되어 있겠거니, 할 만 하다.


작품들을 감상함에 있어서도 눈에 익어 왔던 그런 작품들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낯선, 처음보는 작품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는 까닭에 이제까지 보아왔던 작품들만 바라 봐 오던 안목에서 벗어나  좀 더 시선을 넓혀 주는 역할도 했다는 생각도 든다.   가령, 노아의 방주에서 노아는 늘 수염 달린 노인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노아와 비둘기> 라는 작품을 보면서, 이런 작품이 있었구나, 생각도 들었지만 젊은 노아를 표현한 것을 볼 기회는 여태까지 없었다. 게다가 에트루리아 라는 문명은 듣도 보도 못했었는데 발견된 예술품으로 이들의 문화와 문명이 존재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고대 알타미라 동굴 벽화 같은 것, 르네상스 시대의 작가와 작품 등 은 워낙 유명하기도 한지라 연대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쏙쏙 이해되었다.


연대기 별로 발생했던 사건들도 특히 눈에 들어오던 부분이, 빵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었다는 것과 바퀴 발명, 첫 번째 올림픽의 시작, 우리나라의 중요 사건들, 갑오경장 같은 것이 세계사에서 어떤 모습으로 차지하고 있나, 둘러보게 되더라.


켈트 족 문명을 돌아볼 때에는 여러가지 공예품들이 있었는데 방패라든지 포도주 주전자, 연회용 솥 같은 것에서, 또 다른 문명들에서 발견된 유물들, 투구, 황금 허리띠 버튼 같은 것들에 이르러서는 마치 박물관을 둘러 보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거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고딕 양식이 공포 스럽기 까지 했다는 또다른 관점까지 접하면서 근대 사진술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소개와 설명들이 종종 나타나면서 이런 것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개인적으로는 많은 공부가 되어 주었다. 미술품과 역사를 한꺼번에 들여다 보고 싶을 때 마다 어떤 나이대의 독자에게든 유익할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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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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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을 읽을 때면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다는 생각이 항상 함께 했었다. 고대에서 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과 그 사상들을 연결지어 둘러 보기만도 바빴고, 그 사상들 하나하나를 생각하고 이해하기에는 더욱 에너지가 쓰였었다. 몇 권의 철학책과 자주 접한 철학자들, 그리고 그들의 사상들을 접했던 덕분이었는지 이 책을 접한 시점에 이르러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한 수확을 느낀다.


 니체의 초인 사상과 "신은 죽었다." 의 부분에서 개념의 정리랄까, 머릿 속 깊은 내부에 까지도 그 단순 명료한 글자들이 비로소 단계와 과정과 의미들로써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들, 소크라테스를 필두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인물들이야 워낙 많이 읽어왔고 접해와서, 아니, 이 철학적인 면도 단편적으로만 아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늘 스쳐 지나가는 동네 가게들을 다 알고 있는 기분으로 있다 해도 정작 어떤 가게들이었는지를 잘 기억해 내지 못할 때 처럼 자주 봐 오고 접해 왔다 하여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의 구성도 다른 철학 책들과 별반 다르지는 않다. 소크라테스 부터 실용주의 철학자에 이르기까지 딱 19부분으로만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그 어렵고 난해한 내용을 이렇게 압축해도 되는 것인가? 읽어 보고 나서 이런 의심은 싹 거두었다. 우선, 목차에서 보여주는 소제목들이 읽어 보고 싶게끔 유도한다. 경험론을 추구했던 철학자들에게 붙인 소제목은  "인생을 과감하게 초기화한다." 이고, 실용주의 철학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길은 열린다." 이다. 철학을 서술하는 목표를 일상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점들에게 대입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 읽으면서 나의 일상 속 문제점들로 자연히 생각이 쏠리는 것도 느꼈다. 진실은 무엇인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믿고 있던 것이 나만의 착각이었던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와 같은 아주 난해하고 정답없는 질문들에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 보는 시간도 가졌다.


목차가 보여 준 호기심에서라도 글을 읽게 되었는데 내용들이 하나같이 부담 제로이다. 철학에 따라오는 선입관을 삭제해 버린, 간단함과 명료함이 책 전반을 차지하고 있어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그렇다고 내용 요약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독자들에게 어떤 사상이 있었고 그 사상을 어떻게 활용해 볼 것인가도 제시하고 있으니 독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을 더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생각의 실마리들> 이라는 소개도 딱 어울린다. 길지 않지만 깊은 생각을 유도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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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는 어원이다 : 실력편 - 모르는 단어도 순식간에 유추가 되는 과학적 암기법 영단어는 어원이다
이문필 지음 / 베이직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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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어 어원 책을 다시 잡았다.  얼른 생각하기에는 어원편 이라면 접두, 접미, 비슷한 어휘를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책이라고 짐작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접두, 접미사를 필두로 명사, 형용사를 어근으로 찾아보며 행동, 동작, 차이 면에서도 한꺼번에 단어를 접하도록 구성하고 있다. 영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단어의 힘은 말하지 않아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단어를 많이 알아도 빠른 시간내에 잊어버리는 속도가 새로이 익히는 단어의 수를 능가하고 만다는 것을.  이에 이 책은 좀 더 과학적이고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또한 어근 학습을 체계적이고 차근히 공부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오랜만에 어근 관련 책을 다시 보는 독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많이 반갑다. 그동안 잊어 버린 단어가 많이 있었던 이유로, 두껍지도 않고 훨씬 기억에 자극을 줄 만한 내용으로 꾸며진 이 책은, 단어를 좀 더 다지고 싶은 모든 학습자에게는 환영받을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우선 이 책은 기초, 기본편을 거치고 올라온 실력편이다.  독자들 본인의 판단하에 자주 반복하여 볼 만한 단계를 손에 잡고서 익숙해 지면 좋을 것 같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당연하게 실력편을 선택한 나는 "유추" 한다는 이 작용을 선뜻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첫 번째로 맞딱뜨린,  ~ 쪽으로, 의 a. 그 이유를 찾고 있었다. 왜 a 를 방향의 의미이자 향하는 뜻의 ~쪽으로, 라는 뜻이 되는 것이지를 놓고 한참 곰곰한 시간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단어 하나에 어원, 예문이 이어지는 구조상에서 한 단어씩 넘어갈 수 있었고, 이런 작용이 있었음으로 인해 술술 넘어가지는 못하고 좀 더 단단하게 익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준 것 같다. 


de- 아래에, 떨어져서 (38쪽) 처럼 간단하게 시작하는 단어 부터 의성어, 자연에서 비롯된 단어들까지 설명도 잘 되어 있고, 연습문제로 확인까지 해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예문을 하나 씩 외워 보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추천한다.  혼자 만의 방법만으로 외워 오던 단어 학습법에 조금 더 색다른 방법으로의 접근도 가능해 졌다는 점이 좋았다. 이 책 속에 소개 되어 있는 단어 만으로도 벌써 새롭게 닿아오는 단어들이 많은 것을 보니 역시 시간의 흐름에 기억이 버티지 못함을 알게 해 주기도 한다. 



bene- 좋은 (246쪽) 이라는 뜻의 어근은 혹시 우리 주변의 카페베네의 그 어근과도 연관이 있는 것인지,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가 느닷없이 떠오르게 하는 것을 보면 역시 연상법의 효과인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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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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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사는 사람들의 유대 관계, 구성원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랑의 깊이는 어디까지 일지, 이런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다. 너무 범위를 넓혀서 이 책을 소개하는 첫걸음을 떼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출발이 가정을 이루게 하고 그들 사이의 자녀는 부모의 역할에 따라 행불행이 결정지어 지는, 그래서 나아가는 인생 살이 자체가 어떻게 되어질지도 모른다는 점을, 이 책의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가족과 삶을 연관하여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들이 연속되고 무덤덤하게까지 느껴지게 할 만큼 단조로운 일상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어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날 지는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의 내용 대부분도 덤덤하게, 그러면서도 독자가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이야기가 나아가 진다는 점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려고 이럴까 싶기도 한다.  절반을 넘어가도 도대체가 감을 잡을 수가 없기도 했었다. 그도 그럴것이 죽은 사람들이 여기 저기에서 따로 발견되고  수십 년이 지난 사람과의 관계를 어찌 연결지어 생각할 수나 있을 것이며 왠만해선 쉽지도 않은 일이다.


집을 버리고 떠나온 여인이 있었다. 남편과 아들을 버린 여인, 그 사정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받아 준 식당 여주인이 있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수십 년이 흐른 후 집 떠나온 그 여인은 외롭게 죽는다. 그 여인의 아들을 찾아내고 나니 바로 가가 형사였다.  "가가 형사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의 도입부이다.


그런데, 사건이 하나 벌어진다.


"한 쪽에서는 남의 아파트에서 죽은 여자의 시신이 발견됐고 다른 한 쪽에서는 남의 오두막에서 남자가 불에 탄 채 발견됐어." (117-118쪽)


형사들이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아무리 찾고 찾아도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곳에서의 시신, 


"시가현에서 중학교 교사 생활을 하던 사람이 왜 오나가와 원전에서 노동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신코이와의 하천 둔치에서 살해되느냐 이 말이지.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네."   (277쪽)



영문을 알 수도 없고 짐작도 가지 않는 내용이 전개되어 간다. 추리 소설을 꽤 읽어 왔고 나름 눈치도 빠른 독자로서 이번 책은 뭔가 지리멸렬하게 내용이 펼쳐져 가기만 하는 형국이었다. 물론 답이 금방 보이면 책 읽어가는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겠지. 그런데 너무나도 일상적인 일들이 흘러가기만 하는, 그러면서 연결이 전혀 되지 않는 사건들을 밝혀가는 그 과정에서 고개만 갸웃거려 진다고나 할까. 


가가형사, 그에게는 어머니에 대해서 알아야 할 이유가 충분했다. 이번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누가 어떻게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벌였을까, 를 해결하기 보다는 어머니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외롭게 죽어가야 했는지 그 사실을 알아야 했다. 1월부터 12월까지 다리 이름이 적혀 있던 메모, 그 의문부터 풀어야 했다. 그런데 이 따로 떨어진 일들이 나중에 어떻게 만나고 이어지는지를 독자가 발견하게 된다면, 결코 뻔하지 않은 내용의 이야기를 끝에 가서야 알게 하는  그 맛도 작지는 않을 것이다.


형사들의 노력 또한 잘 그려졌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여 해 내던 그 순간들, 그것들이 모여 일상이 되는 그들의 삶 또한 잘 그려지고 있다. 사람의 뒤를 캐 내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데 죽은 사람들의 신원 부터 거기에서 죽게 된 이유,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파고드는 그 집요함은 전혀 연결되지 않던 일에까지 파고 드는 집요함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형사들 중 하나가 했던 말, "진상에 이르는 길은 헛걸음을 무수히 하지 않으면 찾을 수가 없구나." (294쪽) 에 공감을 하게 된다.


연극배우 히로미, 성공한 인생으로 비춰지는 그녀의 삶에는 어떤 희생과 역경이 있었는지를  그녀의 이야기에서 그 모든 것이 시작하기도 한다. 자, 가가 형사의 사촌, 마쓰미야 형사와 그들의 동료 형사들이 발에 불이 나도록 찾아 헤매는 사연, 따라가 보자.  책 소개를 하면서 서두에 왜 가족의 본질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나름대로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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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역사 : 소크라테스부터 피터 싱어까지 -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다
나이절 워버턴 지음, 정미화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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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대로 철학자들의 이야기이다.  표지에서 우선 눈에 띈 것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다." 였는데 철학이라는 것이 워낙,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런 복잡다단하고 정답도 없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추구하는 것이어서 삶과 죽음을 언급하는 글귀가 들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밥만 먹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정신을 채우고 마음 속의 빈 공간을 다독여 가는 것이 바로 이런 생각의 집합들이 아니던가. 이 책은 그렇게 살아왔던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사상, 생각의 결과물들을 딱 맞는 제목 하나씩 붙여 가며 책을 만들어 냈다. 빠질 수 없는 철학자 분이 소크라테스이고 이야기의 시작도 이 분 부터 시작해 간다. "질문하는 남자" 라는 제목으로.  


피터 싱어 라는 현대 철학자까지 다루는 이 책은 처음 읽는 독자들 이라면 내용이 좀 많고 복잡할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알려 드리고 싶다. 학교 때 중구난방으로 철학자의 이름과 사상을 줄긋기 식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제목으로 철학자의 기본적인 분위기를 먼저 가늠해 보며 서서히 내용을 읽어가 보길 권한다. 그러면서 순서대로 철학자들의 사상과 분위기가 스며들듯이 닿아 오게 되면서 그다지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름 정도만 어렴풋하다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하여 내용이 집중적으로  짜맞춰져 가는 성과를 기대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한 가지 크게 얻은 점은 큰 덩어리로써 개념을 잘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일상 생활 속에서 걱정을 좀 많이 하는 편인데, 특히나 다가오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당겨가면서까지 걱정을 하던 걱정쟁이에 속하고 있을 정도였다. 에픽테토스, 키케로, 세네카를 지나치면서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고, 그다지 가깝게 여겨지지 않았던 토마스 홉스를 통해서도 우리 인간의 본질과 인생을 "끔찍하고 야만적이고 짧은" 이라는 제목이 말해 두듯이 심각하지도 무겁지도 않음을 돌아 볼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한데 뭉쳐 죽음이라는 결론적 부분에 이르러서도 크게 느껴지지 않게 하는 효과도 생겨날 수 있을까?  그것 까지 이르기에는 아마도 너무나  깊고도 넒은 경지이리라. 


개인적으로는 크게 생각해 볼 명제로써, 자유, 신, 그리고 행복으로 나누어서 생각을 해 봤다. 각각의 철학자들이 남기고 간 유산들을 되짚어 보면서 철학자 따로, 사상 따로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했던 그 지점을 벗어나서 이제는 그런 생각들이 실 생활과 삶에 어떻게 적용이 되어지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그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이런 부분에서 수확을 했다는 느낌도 갖게 해 줬던 것 같다. 서술 방법에서도 교과서 적이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소설 느낌이 나는 쪽이어서 가독성도 좋았다고 본다.


좀 어렵게 느껴졌던 한나 아렌트 조차도 질문하지 않은 일상이 쌓여 어떤 결과를 가져 왔던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고, 질문과 생각을 거듭해 가면서 착오를 다시 고쳐 나가고, 그것이 다시 진리가 되어 가는 과정이 바로 현대 철학에서 추구하고 있었던 바 라는 것도 쉽게 이해하게 했다. 특히, 트롤리 이론으로 다가왔던 사고 실험 부분도- 5명과 1명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상태에서 5명을 살리기 위해서 1명을 희생시켜도 될까, 하는 이론 - 이번에는 확실히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의 판단, 인간과 지능적 컴퓨터의 미래, 이런 것들까지 뻗어 나가는 철학은 오히려 철학의 역할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글자 그대로의 자유, 행복이 아닌 그런 사고의 힘은 실 생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으며 사물을 바라 볼 때 어떤 시선을 갖게 하는지, 더 나아가서는 생활 방식의 변화까지도 철학이 미치는 영향은 거대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는 것을 보면 역시 적지 않은 수확을 거두었다는 생각이다. 소설을 읽어가듯 정리의 시간을 가져보고 독자 나름대로의 생각의 늪으로 빠져 들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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