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교양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엮음 / 노마드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시리즈 중에서 문화 교양 사전이 나왔다는 소식에 급히 마음이 내달렸다. 내용이 어떨까 우선 궁금했고, 먼젓번에 읽었던 이 시리즈에서 받은 인상들과 그 내용들이 참 좋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어와 우리말, 철학으로 이루어진 잡학 사전은 제목에서 먼저 그 내용을 유추하기가 가능했었지만 문화 교양면에서는 그 범위가 상상 이상이 아닐까 짐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랬더니, 정말 그랬다. 내용이 좌우로, 아래 위로, 이리 저리 바뀌고 범위가 없을 지경이었다. 인류의 기원 부분에서 시작하나 싶더니 그것이 남자와 여자로 분류하여 관련 이슈들을 이끌어 내 왔고, 이것이 다시 민족으로 이어지나 싶더니 외계인에 귀신 이야기까지 다루다니, 너무 넓게 다룬 것 아닐까도 싶었다. 어허, 싶다가도 인간 내면으로 옮겨가서 인간성과 행, 불행 문제까지, 거기에서 다시 문명의 충돌로, 다루고 있는 주제만을 생각해 본다면 그 넓이는 무엇을 상상했든 그 이상인 것 같다. 사실, 문화 교양의 범위를 어디까지 끝으로 둬야 할지는 그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이렇게 다루는 내용이 넓고 넓어지는 데에 반하여 그 깊이는? 나로서는 별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 어떤 문제에 시작과 주제를 다룬 것 까지는 흥미롭기도 하고 좋았다. 그러나 그 결과랄까,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읽어 오면서 기대해 왔던 명쾌한 답이랄까,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시작이 있다면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답답함과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게 했다. 그저 말을 꺼냈다가 답은, 믿거나 말거나, 이러거나 저러거나, 이런 방식으로 마무리를 지어 버리는 모양새이다. 물론 이런 눈에 보이지도 않고 답도 없는 주제들에 무슨 답을 달면서 마무리 짓겠는가마는 왠지 독자로서는 그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는 느낌을 원하고, 기대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마음에 다양한 주제는 흥미를 돋우었지만 막상 다 읽고 나면 그 나머지는 그다지 뚜렷하게 닿아오는 부분이 없는 것 같은 허탈함이라니, 기대가 너무 컸었던 것이 원인이라면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구성 내용은 다양하고 흥미롭다. 특히, 문명의 충돌 부분,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를 다루었을 때 예의 집중하여 읽었다. 평등과 불평등, 정의를 다룰 때에는 현대 사회가 짊어지고 가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다루고 있는 것이 보여서 가슴이 답답해 왔다. 모두 9장으로 나누어 다양한 분야, 한계가 없을 것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잡다하면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에 빠져 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딱 알맞은 책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