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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하나는 끝내주게 붙인 것 같다.
홀든과 나는 거의 20년이라는 나이차가 있다.
나에게도 모든게 비논리적이고 비양심적으로만 보이던 사춘기 시절이 있었고
홀든과 다른점이 있다면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보고 싶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살기도 싫었다.
나는 그런 비논리적이고 비양심적인 사람들때문에 괴롭지 않으려면 실력을 갖추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비논리적이고 비양심적이고 지루하고 세속적인 그들에게 절대로 만만해 보이기가 싫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좋은게 있다면 예전이었으면 절대로 좋아할수도 잘 지낼수도 없었을 사람들이 조금씩 이해가 되고 좋아진다는 것이다.
피비가 홀든에게 물었던것
"오빠가 좋아하는 게 뭐야?"
이 질문이 있었기에 이 책은 명작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리라..
양심적이고 관념적이며 예리한 지성을 가진 사람들이 그래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힘을 주는것은 그들이 극도의 비관적 생각에 빠져들때 누군가 순수한 관심으로 저 질문을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언젠가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그들에게 상처받고 실망하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고등학교때인가 잠언집 비슷한 책을 하나 샀는데 거기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불평을 입에 달고 다니지 말아라. 불평을 하고 있는 동안 남들은 춤을 추러 다닌다."
홀든이 본다면 또 나에게 속물이라는 둥 비판을 해댈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나는 저 구절이 참 와 닿았다.
지금도 따지기 좋아하고 예민하기만 한 성격은 변함이 없지만
조금만 흥분해도 쉽게 피곤해지는 나의 성격을 알기에 거절의 기술을 배우는 중이다.
아무튼..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