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스케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2
도리스 레싱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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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가 누군가의 진실에 달려있다고 절실하게 믿었던때가 있었다. 진실은 오직 하나여야 했고 그외의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기회주의나 배신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인간이 얼마나 모순된 존재인지를 깨닫고 나니 사람들과 지내기가 더 편안해지는 것 같다.
이 책은 18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작가의 다른 두 작품에서도 느꼈지만 책을 읽는 내내 고독함이 느껴졌다. 그 고독은 슬프지만 강한 힘을 갖고 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흙구덩이' 이다.
주인공 사라의 인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했고 마지막 결정이 멋있었다. 특히 전남편의 재혼녀인 '로즈'에 대해서는 나 역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다른 작품인 ' 진실' 도 재미 있었다. 내가 언젠가 영국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정말 그사람들이 이렇게 냉철한지 꼭 확인해보고 싶다.
냉철하게 생각해보면 중요한건 진실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결론이 내려질것 같다. 이 책은 좀 나이와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읽어야 재미와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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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남편 - 주부 자기 개발 시리즈 1
조슈아 콜맨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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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만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남자가 쓴 책이라 좀 놀랐다.

흥미로운 앞부분에 비해 결론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솔직한 남자의 입장을 직접 듣게 되니 내가 짐작하던 많은 부분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자들은 지금이 편하기 때문에 변하고 싶지 않고 변할 생각도 없다는 것과 남자에게는 지위가 중요하고 다른 것은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에 대해서도 남자들은 언제든지 자식을 또 낳으면 되기 때문에 여자들처럼 육아에 전념하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 이런 사실을 통해 나는  남자를 좀 더 냉정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냉정한 여자들도 많다. 냉정함이 부족한 여자들은 주변을 보면서 좀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온갖 일들이 자기 앞으로 쌓이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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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 바디스, 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2 - 인류의 운명을 바꾼 스캔들과 배신, 재판
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 정초일 옮김 / 푸른숲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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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떠한 사건에 대해 완벽하게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능할까? 누구나 자신의 입장이 있을텐데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역사적인 스캔들, 배신, 음모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다. 갈릴레이나 잔다르크, 뒤프레드 사건, 트로이 목마, 마리 앙투아네트의 단두대처형, 유다의 배신에 대한 내용은 들어본 적이 있는 내용이었고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1세와 합스부르크 황태자 루돌프 폰 합스부르크, 크림힐트의 복수에 대한 내용은 정말 처음들어보는 사실이었다.
리뷰의 처음에 제시한 의문으로 다시 돌아가서 이 책은 사건에 대해 최대한 많은 관계자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있으며 어느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사건의 주인공들을 둘러싸고 있는 힘과 권력은 그를 무대로 불러내기도 하고 밀어내거나 좌절시키기도 한다.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모두 그런 힘과 권력에 예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은 음모와 배신 스캔들로 오염되어 있다. 청정환경을 찾아 은둔생활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므로 주변을 오염으로 부터 지켜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혜를 얻기위해 노력한다. 종교재판에서 진실을 말하고 순교를 당하기보다는 살아남아 자신의 연구결과를 후세에 전하는 쪽을 선택한 갈릴레이의 유연성과 침착함은 많은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트로이의 목마사건에서는 오디세이의 재략보다는 라오콘의 경고를 무시한 트로이 사람들에게서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었다. 모든것을 파괴해버린 크림힐트의 복수는 사필귀정이라는 생각이다. 루트비히 1세의 롤라에 대한 사랑은 이성에게 억눌렸던 감성의 반란으로 생각된다. 루돌프 폰 합스부르크 황태자는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에 의해 희생된것 같아 가장 마음이 아프다.  루돌프의 뒤를 이어 황태자가 된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 역시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 청년에 의해 암살된다. 그 외에도 유다와 뒤프레드 사건, 잔다르크에 대한 내용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독일에서 나치에 의한 유대인의 학살 전에도 반유대주의는 유럽전반에 퍼져있던 공통된 정서라는 것을 은연중에 나타내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좀 씁쓸한 느낌도 많이 들게하는 책이지만 인생에는 단맛과 쓴맛이 다 있다는 것을 일찍 받아들이고 겸손하고 유연해지는 것이 비극을 막는 중요한 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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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 바디스, 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1 - 재난과 전투, 그리고 암살
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 정초일 옮김 / 푸른숲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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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10년전에 사 놓은 책이다. 나는 인문학에 아쉬움이 많은 이과생이었다. 그래서 이런 거창한 이름의 책을 사놓고 빈약한 배경지식과 바쁜 일상 때문에 제대로 읽지도 못한 채 이렇게 시간이 흘러 버렸다. 그런데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누군가의 말이 사실인듯 하다. 깜깜한 밤에 땅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아무것도 분간이 되지않던 세계사가 여명이 밝아오는것처럼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몇번 반복해서 읽은 세계사를 보다 시리즈와 성경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놓고 부담만 되던 이 책이 정말 재미있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점점 빠져들어가는 것을 느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독일에서 방송되었던 프로그램을 정리하여 엮은 것이라고한다. 그래서 다양한 사진과 그림이 실려있고 역사의 현장이 재현되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와있기도 하다. 책을 한번에 주욱 읽고 끝내기는 어려웠고 하나의 장을 읽으면 적어도 며칠은 그 일을 생각하고 곱씹으며 지낸것 같다.
그럴때면 나는 잠시 현실을 잊고 과거속으로 날아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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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뛰어넘기
로맹 모네리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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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주인공 지기는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굳게 믿으며 성공하고 유명해질 날을 기다리며 살고 있다. 경제적 활동보다는창조적인 일로 시간을 보내는데 이런저런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리거나 작곡을 하기도 하고 패스트푸드 음식점에 대한 사진과 평가를 올리기도 한다. 여자를 만나기는 하지만 진지해지는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아무것도 바라면 안되고 자신의 필요에 맞춰주어야 한다. 이렇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남자에게 꽂혀버린 멜린이라는 여자는 1년동안 이런만남을 계속하지만 결국 지쳐버린다. 멜린은 연애고수 친구의 조언을 받아 제3의 남자를 끌어들이며 지기와 거리를 두며 결별을 준비하지만 뒤늦게 멜린을 사랑하게 된 지기는 그녀의 마음을 돌려놓기위해 처절할 정도의 노력을 한다. 그렇지만 이런 노력은 오히려 멜린을 질리게하고 처음의 도도하고 이기적이었던 그가 차리리 낫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결국 멜린은 제3의남자파브리스와 지기를 동시에 만나기로 선언하고 계속 둘을 저울질하며 관계를 계속하지만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지기의 요청을 듣고 언니에게 도움을 청한다. 두사람을 동시에 불러 놓고 임신했다는 거짓말을 하고 반응을 기다리는 멜린에게 파브리스는 기쁨으로 화답하고 지기는 겁을 먹고 도망쳐버린다. 몇년후 지기는 사차원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아주 찌질한 사차원 캐릭터로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유명해지지만 불성실한 태도와 부적합한 언행으로 금새 방송과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혀진다. 생활비를 보조해주던 부모님의 은퇴로 수입이 없어진후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되지만 언제나 시큰둥하고 열심히 하지 못한다. 구두가게 점원과 손님으로 멜린과 재회하게 되지만 지기는 멜린을 쳐다보지도 알아보지도 못한다. 이미 파브리스와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고있는 멜린은늙고 초췌해진 대머리에 앞니까지 몇개빠진 지기의 모습을 보며 불쾌함을 참을 수 없다. 그녀는 미안해 미안해를 점점 크게 외치며 상점을 빠져나가지만 지기는 끝까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어찌보면 이 책은 사회적 소속을 택한 여자와 자유를 택한 남자의 결과를 보여주며 독자의 선택을 유도하는지도 모르겠다. 자유를 원하는 지기가 철들지 않은 이기적인 무능한 사람으로 그려지는 것이 안타깝다. 꼭 그런것만은 아닐텐데... 자유를 원하는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을것이다. 자유와 방종은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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