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 하 Mr. Know 세계문학 16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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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 읽고나니 참 허무하면서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어떻게 그런 착상을 하게 되었을까?  

소재면에 있어서 정말 탁월하고 주제를 제시해가는 방식 또한 탁월하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며 끝나는 이 책은 추리소설인가? 시대소설인가? 철학서적인가? 

재미있는 글 쓰기도 어렵고  

진지한 글 쓰기도 어렵고 

흥미진진한 글 쓰기도 어려운데 

작가는 이 모든것을 다 성취했다. 

그런데.. 이 모든것을 다 맛보려면 반드시 완독해야한다.  

다 이해한다는건 애초에 포기하는게 낫다. 너무 방대하고 작가가 그것을 자랑스레 표현하기 때문에 엑기스라도 꼭 내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속도를 좀 내는게 나을것이다. 

일단 한번 완독하면 다시 읽을때는 마치 퍼즐의 조각들을 맞추는것처럼 쉬워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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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북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
귄터 그라스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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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당신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책은 무엇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양철북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으로 울었다. 

새는 노래해야 한다. 그것은 새의 숙명이다. 

작가는 글을 써야한다.  

누군가 옆에서 죽어가더라도 새가 지저귀듯이 작가는 시대를 노래해야 하는 것이다. 

새의 소리는 아름답다.  

나는 아름답지 않은 작품은 새의 노래 같지가 않다. 

그것은 파도소리나 바람소리는 될 수 있어도 새의 지저귐은 될수 없다. 

권터그라스.. 사진을보니 묵뚝뚝해보이기만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섬세한지 모르겠다. 

그도 아마 마음으로 울면서 글을 썼을 것이다. 

오스카는 마지막에 성장을 다시 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나는 그 마무리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왜 이책을 좋아하냐고 제대로 설명을 해보라 해도 나는 할 수가 없다. 

지식인의 서재가 새로 업데이트 될때마다 나는 책 구경을 한다. 그런데 서재주인의 마음을 엿볼수 있는 지표가 되어주는 책이 나에게는 양철북이다.  

100권 안에 양철북이 들어있으면 나는 희망을 본다. 

영화는 보지 못했고 책만 읽었지만 왜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에피소드와 장면들에 숨겨진 비유와 상징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감자밭에서 치마를 펼치고 앉아있던 할머니가 쫒기던 사내를 치마밑에 숨겨줬던 것인데.. 작가의 상상력과 창작력에 강펀치를 맞은 느낌이 든다. 

나는 책을 읽고나면 바로 리뷰를 쓰는 편이다.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기때문인데 양철북은 책을 다 읽고도 리뷰를 쓸 수가 없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보면서 써야하는데 써야하는데 생각하면서도 쉽사리 시작하질 못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불현듯 양철북이 떠올랐다. 

그건 아마도 화장실에 쟌 모리스의 50년간의 세계여행 이라는 책을 들고들어가 유럽에 대한 이런저런 글들을 읽었기때문인것 같다. 유럽->양철북 이라는 연상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래서 몇개월동안 벼루던 양철북 리뷰를 드디어 쓰게 되었다.  

슬픔을 어루만져주고 영혼을 강하게 단련해주고 마지막으로 살아갈 희망과 힘을 주는 이책이 있어서 나는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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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 모리스의 50년간의 유럽여행
쟌 모리스 지음, 박유안 옮김 / 바람구두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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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흥미진진한 책이다. 위로도 많이되고.. 공감도 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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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 전21권 세트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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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에는 다양한 등장 인물만큼이나 여러 형태의 사랑이 등장한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같다. 그리워하고 기다리며 한평생을 살았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있다. 어쩌면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도 사랑을 그리워하며 산다는 것이 현실 인식의 결핍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인생을 뒤돌아보아도 나는 언제나 그리움이 힘들었다.  

이별이란 사랑이 다 했을때 찾아오는 것인줄로만 알던 나는 토지를 읽으며 사랑을 가슴에 뭍는것을 배웠다. 그리움이 쌓이고 쌓이면 한이 되고 한은 사람에게 혜안을 주는걸까? 

토지의 인물들은 작가가 낳은 자식들이다. 한으로 낳은 자식을 사랑으로 키웠다.  

나는 누군가를, 혹은 무엇인가를, 그것도 아니라면 나자신이라도 이토록 사랑한적이 있었나? 

토지는 결국 사랑이다. 그래서 마음이 시린 사람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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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 꽃피는 아가씨들 그늘에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창석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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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방 보다는  

정확히 말해,  

 바다너머에서 해가 솟아 올라와 엄청난 밝은 빛을 들여보내주는 큰 창을 가진 방이라는 말이 맞겠다.  

프루스트의 묘사는 그의 기억에 의존하며 그가 본것을 우리에게 전해주려 최선을 다해 표현한다. 나도 열심히 집중해서 그의 말을 들어보려 하지만 그가 본것을 나는 볼 수 없기에 너무나 가슴아프고 안타깝다.  

그는 무엇을 말하려했나? 

세월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진 하나하나의 시간과 장소와 사건들이 자신들의 개성과 독립성을 주장하며 의식의 수면위로 얼굴을 내민다. 특히나 자아를 애먹였던 충동, 욕망, 의지, 감정들은 그 시절의 자아를 회상시키며 거의 복원되었다.   

푸르스트의 책을 읽다보면 너무 답답해서 차라리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이다.  

너무나 간절하고 너무나 절실해서 나도 그 마음으로, 그 눈으로, 그곳에 있고 싶다.  

진실한 마음으로, 훌륭하게 잘 씌여진 책을 읽다보면 가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데 책을 읽어감에 따라 작가와 내가 하나가 된것 같은 느낌이다.  

그건 작가를 인격적으로도, 재능으로도 존경할때 겪게되는 것 같다. 

프루스트는 언뜻 보기에는 냉소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처럼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4편까지 읽어온 지금 나는 그가 누구보다도 진실하고 선한 사람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다. 

이미 주문한 5편이 책장에 꽂혀있다. 표지위의 프루스트는 어른의 모습이다. 콧수염도 나 있고 눈동자도 더 또렷해졌다. 입술은 더 야무지게 다물고 있다.  

이제 4편을 끝내면서 나는 소년 프루스트와 이별을 하나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작가 프루스트는 1권부터 4권까지 늘 같았다. 

작가 프루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사건들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내일이면 새책의 프루스트를 만나게 된다. 그전에 나는 지금의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 리뷰를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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