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 꽃피는 아가씨들 그늘에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창석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1998년 2월
평점 :
품절


바다가 보이는 방 보다는  

정확히 말해,  

 바다너머에서 해가 솟아 올라와 엄청난 밝은 빛을 들여보내주는 큰 창을 가진 방이라는 말이 맞겠다.  

프루스트의 묘사는 그의 기억에 의존하며 그가 본것을 우리에게 전해주려 최선을 다해 표현한다. 나도 열심히 집중해서 그의 말을 들어보려 하지만 그가 본것을 나는 볼 수 없기에 너무나 가슴아프고 안타깝다.  

그는 무엇을 말하려했나? 

세월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진 하나하나의 시간과 장소와 사건들이 자신들의 개성과 독립성을 주장하며 의식의 수면위로 얼굴을 내민다. 특히나 자아를 애먹였던 충동, 욕망, 의지, 감정들은 그 시절의 자아를 회상시키며 거의 복원되었다.   

푸르스트의 책을 읽다보면 너무 답답해서 차라리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이다.  

너무나 간절하고 너무나 절실해서 나도 그 마음으로, 그 눈으로, 그곳에 있고 싶다.  

진실한 마음으로, 훌륭하게 잘 씌여진 책을 읽다보면 가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데 책을 읽어감에 따라 작가와 내가 하나가 된것 같은 느낌이다.  

그건 작가를 인격적으로도, 재능으로도 존경할때 겪게되는 것 같다. 

프루스트는 언뜻 보기에는 냉소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처럼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4편까지 읽어온 지금 나는 그가 누구보다도 진실하고 선한 사람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다. 

이미 주문한 5편이 책장에 꽂혀있다. 표지위의 프루스트는 어른의 모습이다. 콧수염도 나 있고 눈동자도 더 또렷해졌다. 입술은 더 야무지게 다물고 있다.  

이제 4편을 끝내면서 나는 소년 프루스트와 이별을 하나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작가 프루스트는 1권부터 4권까지 늘 같았다. 

작가 프루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사건들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내일이면 새책의 프루스트를 만나게 된다. 그전에 나는 지금의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 리뷰를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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