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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의 365일
유이하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평점 :
저자가 대학 시절 썼다는 이 작품은 2018년 '퓨어풀 소설대상' 최종 후보작에 선정되었다.
열일곱 살 평범한 소년은 특별반에서 일반반으로 옮긴 소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그날, 집으로 도착한 우편을 통해 소년은 '무채병'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무채병은 시야에서 색채가 서서히 사라지다 결국 1년 내 온 세상이 암흑이 되고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다음 날 교실에서 소녀에게 자신의 비밀을 들켜버리고 당황한 마음에 뱉어버린 말에
그녀는 1년 동안 여자친구가 되어준다고 대답을 한다.
그렇게 시한부 계약 연애를 시작한 둘의 반전 러브스토리.
벚꽃으로 시작해 벚꽃으로 끝나는 소설인 만큼 표지 디자인도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
봄을 그리며 읽게 되는 내용은 풋풋하고 싱그러운 첫사랑을 떠오르게 한다.
평범한 일상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게 되고, 나중을 기약할 수 없는 순간들이 다가온다.
그리고 세상이 점점 회색빛이 되어 흑백의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앙상한 가지들만 가득하던 무채색의 세상이 점점 아름답고 화려한 색으로 알록달록 물드는 계절인 봄에
무채병을 알게 되고 색채가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 생각보다 잔인하고 슬픈 일이다.
특히 소년의 시점에서 일기처럼 전개되기 때문에 그의 생각이나 속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줘 더욱 쓸쓸하고 속상하다.
또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마지막 반전도 슬프고 안타까웠다.
무채병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들이 그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길 바라며,
그들의 시한부 연애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온 세상이 화려하게 물드는 가을이 되어도 생각날 것 같고,
봄에 벚꽃이 피면 생각날 것 같고, 비가 와서 벚꽃잎이 떨어져 흩날려도 생각날 것 같은 책이다.
안타깝고 아련하지만, 봄과 잘 어울리는 생기 넘치고 따뜻한 소설이다.
사쿠라나가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