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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의 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5월
평점 :

심각한 경제 위기를 가져오게 된 원인은 분명 나라를 책임지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받아야 되는 현실이 찾아왔고 생활이 아닌 생존이라는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누가 아델라이다 팔콘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집에 오니 아파트는 보안관과 그 일당들에게 점령당했고 집을 빼앗긴 아델라이다는 우연히 ‘스페인 여자의 딸’이라고 불리던 옆집 여자의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집안에는 아우로라 페랄타 그녀가 죽어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건 하늘이 준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책상에 놓인 스페인 국적의 여권을 발견합니다. 이것은 베네수엘라를 탈출하게 도와줄 유일한 신분증이 됩니다.
잔혹한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를 배경으로 삼십대 후반의 여성 아델라이다 팔콘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훔칠 수 밖에 없는 긴박한 상황입니다.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그의 이런 행동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삶보다는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솜, 거즈, 약품, 더러운 침대, 뭉툭한 메스, 화장지. 먹거나 치료하거나, 그게 전부였다. 내 뒤로 줄 선 사람, 나보다 더 가진 사람은 언제나 잠재적인 적이었다. 산 사람들은 남은 음식을 차지하겠다고 물고 뜯고 싸웠다. 출구가 없던 그 도시에서, 우리는 죽을 자리를 두고도 싸워야 합니다.
혁명의 아이들은 원하는 바를 충분히 이루었다. 그들은 선 하나를 그어 우리를 둘로 갈라놓았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믿을 만한 자와 의심스러운 자. 비난을 야기함으로써 그들은 이미 분열이 팽배하던 사회에 또 다른 분열을 더했다.-책속에서
아델라는 공항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하여 지옥같은 나라를 탈출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도 잊지 못할 그런 시간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니 그 날이 떠오르네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도 두 번의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책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신원 미상의 시신들이 비닐에 싸여 라페스테로 던져지고 살해당한 수백 명의 희생자가 암매장된 곳이었다 라고 씌여 있습니다. 긴박한 전개와 상상할 수 없는 스토리가 사회가 붕괴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스페인 여자의 딸>은 국제문학상과 [마담 피가로] 선정 그랑프리드레로인상을 수상했으며, NPR·[타임]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스톡홀름 문화의 집 문학상, 리베라토르상,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만큼 세계적으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