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인류 ▪️"그렇지만 저는 이번 세기 안에 모든 면에서 우리와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보편적인 인공지능이 나타날 것이라 믿습니다. 더 나아가서 그 인공지능이 우리를 능가할 겁니다." (p219) _ 이 세상에 없는 그리운 부모나 자식을 볼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하지 못 할 시도는 없다. 과거엔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다면, 현재 디지털로 환생 시킬 수 있는 서비스가 발명 되었다. 본문에 나오는 어머니 장지성 씨 사연을 살펴본다. 죽은 딸을 가상공간에서 VR 안경을 쓰고 만났다. 분명 허상임에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엄마. 보고 있지만 만질 수 없는 허상. 죽음에서 디지털 세상 속으로 다시 살아난 두 번째 . . 모든 것을 기술의 진보라고 정의 내린다면 기억하고 추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 진시황도 불멸불사의 꿈을 꾸었다. 젊음을 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테니. 디지털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현실과 함께 존재한다. 인공지능 친구와 디지털 연애를 하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고, 또한 나 자신도 어떤 의미에서는 죽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신체 없이 가능할까? 라는 물음이 나온다. . 많은 질문들은 우리를 혼란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앞에 말한 죽은 사람들의 디지털 클론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좋은 의미로 확장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이 수정이 되어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은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다. . 중요한 것은 디지털 클론의 출현이 현세계에 얼마만큼의 파장이 올지 다
희영의 삶은 친구 필희가 사라진 전,후로 나뉜다. 평범하고 꿈 많던 소녀가 마음 속에 말 못할 구멍이 생겼다. 어떻게 메워야 할지 알지 못한다. 친구를 찾는 것처럼 망원경으로 다른 사람을 살필 뿐이다. 혹여나 그들도 사라져버릴까봐 .2021년 <볼펜의 시간>으로 26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김유원 작가의 신작. 삶의 구멍이 생긴 사람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야기이다. 8개의 쳅터로 희영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경이 되는 은수리 동네.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사건의 전말을 보여준다. 아들이 받아 온 쪽지 안에 쓰여 있던 '블랙홀' . 평생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희영을 어두운 구멍 속으로 밀어 넣는다. 제 친구가 미정 씨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거든요. 왜 그런 얼굴 있잖아요. 이야기가 쏟아져나와야 하는데 꽉 막혀 있는. 그래서 우글우글한. (p75) 희영은 사라진 친구의 얼굴이 미정 씨와 같다고 생각했다. 토해내지 못해 친구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자신이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아서 사라져버린 걸까? 여튼 미정 씨의 얼굴은 이야기가 우글우글한 모습이었다. 자신의 거울이기도 했다. 살아있는 게 죄스러운 시간은 죽으면 끝날 수 있다. 그럼에도 생은 끈질긴 면이 있다. 쇠심줄 같은 고집 이상의 무엇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속으로 적당히 살면서 삭히는 거지. 그러다 점점 커져 가는 마음의 구멍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굴착기 기사로 나오는 정식 씨는 죽음을 앞둔 폐암 환자다. 구조 조정으로 회사에서 쫓겨 나고 배신감으로 가득 찬 마음엔 시커먼 구멍이 뚫렸다. 누구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굳어 버린 마음. 빈 어둠만 가득한 마음을 파는 것처럼 땅을 팔수록 공허하다. 사회에서 매장 당한 그는 이미 정신은 죽은 자였다. 자신의 언니가 사라지고 홀로 남은 필성. 언니와 친했던 희영 언니를 찾아 가지만 외면 당하는 그녀. 친족을 잃은 아픔의 구멍이 생겼다. 그럼에도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 간다. 실이 끊어질 순간에 다른 실로 박음질을 할 여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필성이었다. 다른 이들도 자신과 같을 거라고 착각했다. 언니가 없어져도 잊어 버리며 사는 것 같아 항상 씁쓸한 그녀. 오열하며 외치는 필성의 목소리가 인상 깊다. "매미가 밤마다 저렇게 우는 데 자기는 아무런 책임도 없대요. 그럼 누구 책임이예요? (중략) 매미가 울면 매미를 봐야죠. 매미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잖아요. 저러다가 미쳐서 죽는 거라고요." (p150)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언니의 실종, 전조 증상이 있었을 텐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이 상황을 매미의 울음에 빗대었다. 밤마다 울었을 언니, 마음의 구멍을 메꾸지 못해 혼자 동동거렸을 언니. 죄스런 마음을 울음으로 토해낸다. 사라진 필희의 마음은 어땠을까?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아픔을 끌어 안고 산다. 곧 끊어질 실에 겨우 대롱대롱 매달린 채로, 이리저리 흔들리며 하루하루 버틴다. 삶에 모범 답안이 있을까? 남들의 눈에 빛나는 가정이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수많은 문제들로 가득 차 있다. 희영의 남편은 자신의 희생으로 가족들의 구멍 난 문제점을 가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럴수록 마음의 구멍은 점점 커진다. 작가는 마음의 구멍을 메꿔주는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물어봐주고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말을 흘려보내지 않는 것, 어두운 면도 똑바로 볼 수 있는 용기로 인해 서로의 구멍을 메꿔줄 수 있지 않을까! 생의 희망을 다시 꿈꾸는 미정 씨의 금빛 손톱깎이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나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희영이 타인을 관찰했던 망원경도 무관심이 아닌 관심과 배려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희망의 동아줄로 표현됐다. 희망과 위로를 건네는 책 작가의 섬세한 인물 묘사가 압권이다. 입체적인 캐릭터로 인해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들의 삶은 우리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삶이 힘들어 주저앉고 싶은 이들에게 '많이 힘들구나' 토닥토닥 해주는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파도에 휩쓸려 사는 인생 속에 생기는 구멍은 모두가 가지고 있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말 한마디, 포옹 한 번이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 희망은 위대하고 거창한 어떤 것이 아니다. 드라마로 제작되면 좋을 책이다.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게 해줄 어둡지만 밝고 따뜻한 책이다.
창의력은 천재만이 가능한 것일까? 위대한 발명품을 보면 우연 속에서 발견되고, 발견을 발명으로 만들어간다. 어떤 사람은 발명을 하고, 어떤 사람은 가져다가 쓴다. 현재의 조직 사회가 많이 달라졌다. 창의력을 요하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이 시대에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작가는 진화의 문제에서 창의력, 즉 창조성을 찾았다. 우리가 살아 있는 생물들을 창조할 순 없지만, 필요한 도구들은 계속 만들어왔다. 창조의 의미가 엄연히 다르긴 하지만 만든다는 의미에서는 같은 이치다. 20여 년의 시간 동안 창조의 구조, 생물의 진화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한 결과 '진화사고'의 개념을 쌓게 됐다는 그녀. 진화와 창조의 유사성의 구조를 알게 되면 창조성의 법칙을 체계화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 ▪️창조성이란 변이와 선택의 왕복에 의해 나타나는 선택적 현상이다. 진화사고는 창조성 원리를 차용해, 우연의 발생 확률을 높이고 관찰을 통해 선택의 필연성을 높임으로써 자기 의사를 뛰어넘는 발상에 도달하려는 창조적 사고법이다. (p62) . 창조의 본질은 변화이고 앞으로 전진이다. 어떻게 변형시키고 모방하는지 그 방법들을 알려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들은 환경에 맞게 변화하며 진화했다. 즉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생태계다. 진화사고의 핵심인 사고의 왕복을 통해 창조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생각부터 바꾸어야 한다. 진화사고를 해야 한다. . 우리가 쓰는 칫솔만 해도 창조의 본질이다. 훌륭한 디자인은 사람과 사물 사이에 새로운 관계성을 만들어간다. 창조는 곳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생물의 진화에서 흉내 내기도 하고 비유도 하면서 말이다. 많은 실패 속에서 배움을 실천해 나간다. 에디슨의 말처럼 실패는 잘못이 아니고 배움인 것이다. 이제 가치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변이 가능성을 행각해보자.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상상하고 구체화 시켜보자. . 이런 책은 처음이다. 진화와 창조를 같은 선상에 놓고 연구를 했다는 것도, 체계적인 구조 분석도 놀랍다. 내용을 다 이해하고 못하고는 둘째 문제다. 센세이션하다. 독창적 창조성을 가진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미래를 바꾸게 될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론만 소개하는 것이 아닌 <진화사고>를 할 수 있는 연습법도 적혀 있으니 따라해봐도 좋겠다.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세상에 어린이가 아니었던 어른은 없다. 어른이 어린이의 마음을 만난다는 것은 각자의 어린 시절과 조우하는 일이며,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오늘의 모습을 보듬는 일일지도 모른다. (p10) 23년 차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작가는 '주제 글쓰기'로 아이들의 글쓰기 연습을 시킨다. 반 아이들의 글에 코멘트를 달아주면서 어린이의 마음을 만나면서 인생을 배운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배울까 의아해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선긋기 하는 것은 아이와 같은 마음이다. 어린이의 발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다. 발랄하다 못해 엉뚱하다. 어떨 땐 괴상하기도 하고 지하세계와 우주세계를 자유롭게 오고 가는 듯하다. 또 솔직하다. 작가는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길 바란다. 나 또한 같은 생각이다. 아이들은 순간 순간이 기념이고 웃음이다. 그들의 세계도 좌절하고 분노할 일이 있겠지만 순간의 모멘트를 잘 지나가기를 바란다. 네 잎 클로버의 행운만을 보는 게 아닌 세 잎 클로버의 행복을 추구하길. ▪️아이들의 세계가 제다로 꽃을 피우려면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어른의 세계가 견고해야 한다. (중략) 겉껍질이 단단하게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다면 꽃눈은 언제나 그렇듯 제때 발아하기 마련이다. (p157) 부모는 아이들이 자신의 꽃을 활짝 꽃피우길 바란다. 그럴려면 어른의 세계가 견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른의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작가가 책에서 밝힌 것처럼 자신의 존재가 누군가의 희망이라면 부끄럽지 않게 살 거라고 밝힌다. 우리의 발자국, 흔적은 아이들에게 꿈이 되고 현실이 된다.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은 공을 적당하게 조절하며 튕기는 일이다. <어린이의 문장>은 기억하고 싶은 아이들의 문장을 모아 기록했다. 그동안 아이들을 통해 느꼈던 감정과 기분, 어른의 세계에 대한 부분도 이야기했다. 아이들의 글로 인해 어른이 위로받는 책이다. 힐링 그 자체다.